MZ세대는 젠더를 버리고 취향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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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작성일 2020년 12월 28일 프린트본문
No Rules
No Agenda
Small Work Big Money!
‘MZ세대를 잡으려면 도대체 무얼 해야 하고 무얼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어떻게 하면 MZ세대에게 옷을 잘 팔 수 있고, ‘먹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인지, 패션기업이 해볼 수 있고 도움이 될 팁을 정리해 보자는 기획을 세웠다.
지난 1년, 우리 모두는 이 세상 소비재 중 가장 ‘필요성’이 떨어지는 품목이 옷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잠시 보복소비가 폭발하기도 하지만 샤넬, 구찌, 에르메스, 루이비통 정도만 득을 본다는 사실도 알았다.
애슬레져, 원마일웨어, 20~30대 입문자를 겨냥한 골프웨어도 시류를 타고 있지만 나이키, 룰루레몬 만큼의 브랜드 파워가 아니라면 얼마나 갈지 모를 일이다. 언제나 브랜드는 넘치고 금방금방 잘도 생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도 취향에 맞거나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상품에 열광 한다’는 새로운 소비권력, MZ세대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MZ세대는 20대?
그런데 MZ세대라고 하면 당연히 10~20대를 떠올리는 사람이 나 혼자뿐일까? MZ세대의 사전적 정의를 잠시 짚고 넘어가보자.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의 통칭.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연령대로는 15-40세,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는데다가 부모와 자식세대를 아우르는 꽤 넓은 구간이다. 그건 의도적이건 아니건 마케팅 활동을 펴는 다수 기업들이 20대를 MZ세대의 대표 연령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정확히 20대를 가리키지는 않지만, 정보 접근 창구가 다양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나 소득은 적어서 그만큼 확실한 소비취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기업(팔아야 하는 쪽)의 입장에서는 타깃팅이 보다 수월한 소비자층인 셈이다.
김만희 뉴에라캡코리아 마케팅팀장은 “MASS(대중적인)란 단어 자체가 마케팅에선 어불성설이다. 기업이 소비자를 관리하기 쉽게 구분지어 놓은 것일 뿐, 사람은 단위지어 생각하기 어려운데도 자꾸 효율성에 맞게 관리하려고 하니 점점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설명한다.
<모베러웍스 2020 SS.>
‘평균’과 ‘일반화’는 무의미하다
MZ세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여정의 첫 번째 가설은 ‘MZ세대는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때 젠더를 버리고 취향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백화점 두 세 층을 채운 전통적인 ‘남성복’ ‘여성복’은 MZ세대가 주도적으로 소비해 성장한, ‘스트리트 웨어’로 대표되는 서브 컬쳐 베이스의 유니섹스 캐주얼과 비교해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트 웨어 스타일이 대유행해서는 아닐 것이다. 온라인 채널 적응도만 놓고 보아도 이 같은 상황이 반전될 것 같지도 않다.
이 뼈대에 실제 사례와 전문가 의견으로 살을 입히기로 했다.
가설에 가장 적확한 브랜드 빌드업(buildup) 사례이자 전문가로 떠올린 이가 유튜브 채널 ‘모TV(MoTV)’를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면서, ‘모베러웍스(mobetterworks)’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모빌스그룹의 CD ‘모춘’이다. 얼마 전까지는 공동 창업자 ‘소호’와 공동 대표였지만 맡고 있는 실무가 너무 바빠져서 경영까진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대표직을 내려놓고 본업에 충실한 CD가 되었다고 한다.
모춘CD는 네이버의 라인프렌즈 브랜드 디자인팀장으로 일하다가 작년에 퇴사해 모빌스그룹을 만들고 ‘모베러웍스’를 론칭했다. 어째서 그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먼저 소개했느냐하면, 그의 ‘창업기’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내 주변 마케터들이 다 본다는 유튜브’로 소문이 나며 먼저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채널 모TV에는 창업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말리는 상사와 선배들의 조언, 그럼에도 퇴사하는 당일의 모습, 새로 만드는 회사와 브랜드 이름 짓기, 찌질한 기획회의, 스웨트 셔츠 프린팅에 생긴 문제, 공장과 사무실을 오가다 생긴 사고 등등 일을 해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진솔한 스토리와 내공이 느껴지는 편집, MZ세대의 플랫폼에서 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음이 확실해 보이는 콘텐츠다. 이 콘텐츠를 만든 이에게 MZ세대를 겨냥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해 한 수 배우는 일만 남았다.
“어떤 세대를 규정한다는 것은 어렵고 무의미한 일이다. 사람들의 취향과 생각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념이지 않나. 그래서 모베러웍스는 소비자 분석을 하지 않았다. 그냥 ‘나 같은 사람’을 타깃으로 했다. 소비자 분석을 한다고 해야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소비자를 무리지어 그들의 정보를 수집한 뒤에 어떤 소비 패턴을 끄집어내고 그에 맞춰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유효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그렇다. 시장은 세분화되다 못해 마이크로화 됐다. 요즘 소비자에겐 오리지널이면 오리지널이지 벤치마킹도 먹히지 않는다. 적어도 패션은 그렇다.
인터뷰를 시작하고서 ‘전제부터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photo 황현상 기자>
규정하고 정의내리는 순간, 후져진다
시장조사도 소비자 분석도 없는 변칙으로 MZ세대 팬들이 늘어만 가는 모베러웍스의 이야기를 그냥 들어보기로 했다.
모베러웍스가 이제껏 보아온 브랜드와 다른 점은 먼저 콕 집어 뭘 생산해내는 브랜드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옷을 만드니까 패션 브랜드라거나, 생활소품이 있으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할 수도 없다. 가장 처음 만들어낸 제품은 옷이고, 세 번째 시즌까지 매번 신상품을 내놨지만 이제까지 출시한 아이템 중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문구류와 굿즈에, 가구도 있고, 심지어 맥주도 내놨다.
모춘CD는 “모베럴웍스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라고 했다. “브랜드 과잉 시대가 아닌가. 제조를 처음 해보는데, 무얼 만들건 우리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누군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품목 카테고리로 묶이지 않고, 주제와 무드로 이해되는 브랜드를 설계했다.”
영 캐주얼, 캐릭터 캐주얼, 컨템포러리, 트래디셔널 등등 닳고 닳은 범주화에 익숙했던 사람에게, ‘주제와 무드로 이해되는 브랜드’는 잘 알 수 없는 개념이었다. 그와 그의 팀이 하고 있는 일, 회사의 정체성을 먼저 이해해야 했다.
콘텐츠 구독서비스 플랫폼 퍼블리는 모빌스그룹에 대해 ‘브랜드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라고 소개했고, 또 다른 이들은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브랜딩 디자인의 달인’이라고 했다.
모춘CD의 설명으로는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팀”이다.
현재 모빌스그룹은 대표이자 모든 것의 프로듀서 소호, CD인 모춘, 누브랜더(Nu-Brander)라고 불리는 대오, 디자이너 훈택, 그냥 마케터가 아니라 앤트로(anthro) 마케터 지우, 이렇게 다섯 명의 팀이 함께 일한다. 보통의 회사라면, 참으로 유튜버스러운 차명 비즈니스가 허용될 리 없다.
하지만 이들이 크고 작은 자체 프로젝트와 진중한 협업을 진행하고, 적지 않게 밀려드는 강연 요청까지 수행하는 데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실력은 물론이고 ‘일관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호평과 함께 협업 제안이 쏟아진다. 벌써 오뚜기와 함께한 ‘nu-룽지’ 브랜딩, 구글과의 페스티벌 기프트 키트 제작, 한정판 신발 거래 플랫폼 크림과의 브랜드 경험설계 프로젝트 등 장르를 넘나드는 레퍼런스가 한가득 이다.
“제일 오래, 잘 해온 일이 브랜드 디자인이니까 브랜드를 만들자, 그런데 유니클로 같은 양산 시스템도 없고 루이비통의 역사와 전통도 없다. 그럼 우리의 브랜딩이라는 건 어때야 할까?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메시지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같이 소규모로 움직이는 팀은 사용자와 ‘정서 교감’을 만드는 단단한 작업이 비즈니스에 앞서 선행되어야만 한다. 사용자와 브랜드와의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유튜브를 매개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 모TV는 우리의 정체성, 카테고리 확장과 협업, 일관된 플레이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창구다.”
‘메시지를 팝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메시지의 주요 소스는 ‘일’에서 찾고, 발신하는 메시지를 받게 될 이들도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왜일까.
“우린 자기가 하는 일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일은 매우 중요한 삶의 주제이기도 하다. 일 자체는 너무 재미있고 좋은데, 때때로 업무 외적으로 힘든 상황도 생기지 않나. 그 때문에 일을 한다는 것을 우울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이런 마음을, 현실 밥벌이의 고달픔을 위트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일하는 사람의 나이, 성별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일을 더 즐겁게 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과 공감하는 거다.”
그들이 메시지를 만들어내기까진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지만, 생산된 메시지를 퍼트리는 방법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시즌마다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에 맞는 메시지를 담은 아이템을 만든다. 시즌은 일반 패션회사의 경우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진 않는다. 이제까지는 새로운 테마를 제시하는 간격이 3~4개월 정도로 우연하게 맞아떨어졌지만 한 시즌을 3개월로 한다는 규칙 따윈 만들지 않았다. 시즌 별로 완판 아이템이 꽤 나오는데 동일한 물건을 더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스테디셀러 아이템에 대한 고려는 있지만 그것도 미리 정해놓지는 않았다.
모베러웍스는 올 가을까지 3개 시즌 테마를 기획했다(원래 한 개 테마를 더 만들었고 시제품까지 만들었지만 팀이 정한 판매 가능 가격을 맞출 수 없어 그만 두었다). 그리고 매 테마마다 메인 아이템은 옷, 스웨트셔츠와 후디로 정했다. 그 이유는 맨투맨, 후드 티셔츠가 ‘지금의 시대상을 담아낼 수 있는 포스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베러웍스의 맨투맨과 후디 포스터에 새겨지는 슬로건이자 세일즈 카피를 보면 긴 설명이 필요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왜 이들의 팬이 될 수밖에 없는지 조금 엿볼 수 있다. ‘Too Much Income(더 많은 수입)’ ‘As Slow As Possible(가능한 한 천천히)’ ‘Small Work Big Money(조금 일하고 많이 벌기)’ ‘No Agenda(지긋지긋한 아젠다, 없음)’ ‘Do Nothing Club(아무 일도 하지 않는 모임)’, 그리고 슬로건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브랜드 마스코트 ‘모조’까지.
문득 슬로건을 영어로만 제작하는 이유가 있는지 물어봤다. 서체 개발의 용이성이나 예쁜 서체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니다.
“모빌스그룹의 디자인 무드, ‘톤 앤 매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우리의 디자인 무드는 아메리칸 빈티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80억 명 중에 한 명은 있다
개취(個趣). 속어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겠지만 무려 국립국어원 감수 우리말샘에 등재되어 있는 명사, ‘개인의 취향’의 줄임말이다. 이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계기가 된 건 아마도 동명 웹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10년 전 드라마였던 것 같다. 어찌되었건 이 ‘개취’는 현재 소비재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지갑을 닫고 있는 때에,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려면 ‘취향저격’을 하지 못하고서는 답이 없기도 하다.
<홍대 팝업스토어>
모베러웍스의 제품들은 정말 ‘일하는 나’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는 “무얼 만들지, 무얼 할지 정하지도 않고 우선 회사와 브랜드부터 만들었는데, 선배들이 너희 회사 너무 이상한 것 아니냐고 했었다(웃음). 창업을 준비하며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이 세상 80억 가까운 인구 중에 나와 같은 혹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은 있다’, 그렇게 믿는다. 모베러웍스는 ‘뾰족하게’ 타깃을 설정해 만들어 나가고 있다. 취향의 바구니가 크다고 해서 다 담아갈 수는 없는 거다. 지금의 뾰족한 타깃을 확대, 확산하지 않을 생각이다.”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의 감정 교감은 온,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다. 올 5월 1일, 모빌스그룹은 노동절에 맞춰 열흘 동안 두 번째 시즌 론칭 행사(다행히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했던 기간이다)를 진행했다. 전시와 판매와 놀이가 있는 공간과 시간, 이곳을 찾은 8,000명의 방문객은 그들의 이야기를 더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확대 재생산했다.
그는 “우리의 메시지와 이야기, 생활인으로서의 고민을 소비자가 함께 해줘서 의미가 깊다. 코로나 상황을 봐야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오프라인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모베러웍스의 메시지와 제품에서는 디즈니 카툰, 히피 문화와 같이 미국에서 발산된 60-70년대 문화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오마주가 강하게 느껴진다. 어찌 보면 미국 근현대 문화를 일본식으로 새롭게 꽃피운 아메카지 무드도 보인다. 하지만 예전에 좋았던 것을 단순하게 차용하는 수준이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시즌의 테마 머니토크(Money Talk)를 보면, 드러내는 메시지는 일과 수입, 즉 ‘돈 이야기’이지만 노골적이어서 불편하다거나 낯부끄럽지 않다. “조금 일하고 많이 벌자!”고 말하는 현금지급기 캐릭터 Mr.TMI와 모조는 소녀감성과는 다른 귀여움이 있고, 나의 이야기를 대신해 주는 것만 같은 페이소스, 후련함까지 느껴진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에 대한 답이 되는 스토리가 있고, ‘그래도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있고, 무엇보다 과하지 않다.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도록 노동절을 의미하는 숫자 ‘501’을 머니토크 테마의 영수증, 양말 패키지에 조그맣게 배치한 세심함이 그렇다.
<홍대 팝업스토어>
진짜 중요한 것 ‘브랜드 내재화’
물론 글로벌기업에서 오랜 기간 브랜드 디자인(브랜딩과 같은 의미)을 해 온 저력이 깔려있지만 그것만이 메시지 메이킹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루키 브랜드라서 더 튀고 눈에 들어오는 걸까. 스터디 모델이 된 브랜드도 있는지 궁금했다.
모춘CD는 “모든 제품에 모베러웍스의 세계관, 거기에 크리에이터의 선호와 취향이 녹아 있다”면서 “츠타야를 운영하는 CCC(컬쳐 컨비니언스 클럽), 태양의 서커스, 빔즈를 좋아하는데 ‘생각의 가이드’가 모빌스그룹과 같은 회사들”이라고 했다.
<홍대 팝업스토어>
그리고 “브랜드의 세계관, 가치지향점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메시지를 퍼트릴 수 있는 동력은 브랜드 내재화”라고 강조했다.
“작은 회사에서 일하니 빠르게 결정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유리한 점이 분명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내재화다. 반드시 공유되고 실천되어야 하는 본질적 가치가 분명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가치에 부합해야 하는 거다. 우리의 협업 파트너들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공감한 이들이다. 일관된 플레이란 곧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브랜딩의 영역에 ‘일하는 방식’이 들어가야 된다.”
모빌스그룹은 일당백을 하는 탁월한 크리에이터들이 모인 회사다. 회사는 성장해갈 것이고, 지금의 주역들도 나이가 들어갈 텐데, 나이가 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궁금했다.
“회사를 만들고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출발점은 내가 세운 가설을 검증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프로젝트적으로 접근했던 것이기도 하다.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아직 찾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 소호와 둘이 일을 시작했을 땐 작게 갈려고 했다. 우리의 욕망을 몰랐던 거다(웃음). 지금은 소수의 카리스마로 성장하고 있는 건데, 나이가 들고 회사가 커져도 유지가 될까, 나도 궁금하다. 창업자들의 캐릭터가 흐릿해지지 않게 진화하는 회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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