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패션위크에 쏟아져나온 지속가능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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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작성일 2019년 10월 18일 프린트본문
디자이너…다양한 메시지와 실천 방법 제시
환경단체…‘여전히 멀었다’곳곳에서 시위
4대 패션위크(뉴욕·런던·밀라노·파리)가 지난 1일 모두 끝났다.
지난달 뉴욕에서 시작해 런던, 밀라노를 거쳐 이달 파리 패션위크로 이어지는 2020년 봄·여름 컬렉션이 마무리됐는데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의 런웨이에서 공통점이 드러났다. 바로 지속 가능 패션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다.
파리 컬렉션이 지난 1일 끝나면서 패션계에 흥미로운 사진 한장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프랑스 기후 변화 관련 운동 시위자 모습과 파리패션위크의 베르사체 패션쇼의 피날레 무대에 ‘정글 프린트’ 드레스를 입고 나선 제니퍼 로페즈를 합성한 사진이다.
4대 패션위크에 참가한 디자이너들이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 패션에 동참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는 의미를 담은 합성 사진이다.
실제 4대 패션위크 디자이너들의 환경변화에 대한 인식은 제법 진화됐다는 것이 주요 미디어와 패션 칼럼니스트의 평가다. 먼저 인터내셔널 패션위크 스케줄 중 가장 먼저 시작한 뉴욕에서는 젊은 디자이너를 비롯한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에서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을 보여 왔다.
<콜리나 스트라다 뉴욕 컬렉션.>
콜리나 스트라다 ‘지구에 더 친절하라’
디자이너 콜리나 스트라다(Collina Str ada)는 쇼에서 “지구에 더 친절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완전한 지속가능한 패션과는 거리가 다소 멀지만 젊은 디자이너로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자리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화제를 낳았다.
이 밖에도 크로맷(Chromat)과 집시 스포트(Gypsy Sport) 등 컬렉션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 패션 실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lela He arst)는 다음 패션위크에서는 최초의 탄소 중립 패션쇼를 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유명 디자이너들과 브랜드들이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해법을 이번 4대 패션위크 기간에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감을 드러낸 여론도 제법 컸다. 기후 변화에 저항하는 국제적 운동단체 ‘멸종 반란’(Extinction Rebellion)은 패션계가 기후 변화문제에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것에 비해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죽은 행성에는 패션도 없다’
멸종 반란은 영국 패션협회가 런던패션위크를 중단하는 대신 기후 변화의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패션계 리더들과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무산됐다.
그러자 패션쇼장 앞에서 가짜 피를 뿌리고 죽은 것처럼 드러눕는 퍼포먼스의 시위로 적지 않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들은 ‘죽은 행성에는 패션도 없다’라는 팻말을 들고 런던패션위크 사망을 선언하는 ‘장례식’ 공연도 불사했다.
영국 출신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Christopher Kane)은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에코섹슈얼’을 테마로 한 내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은 지구 그림이 그려진 스웨터가 포함했으나 사용된 소재와 재료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 메시지를 던지는데 그쳤을 뿐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실천적 의지는 엿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시민 단체의 해석이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현지 시간) 열린 밀라노패션위크에서는 할리우드 스타이자 환경운동가인 리비아 퍼스((Livia Firth)가 만든 환경모임 에코에이지(Ecoage) 주도의 그린카펫 패션 어워즈가 지속가능성의 리더로 주목받았다. 밀라노 10꼬르소꼬모 아울렛에서 열린 전시회는 지속 가능한 디자이너들을 조명했다.
<베르사체 제니퍼로페즈.>
패션쇼 무대 세트 재활용 늘어
미소니(missoni)는 패션쇼에서 참석자들에게 ‘지구가 중요한 지점에 있으며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함께 태양열 발전 램프를 선물로 주며 지속가능한 패션 실천에 나섰다.
발리(Bally)는 프레젠테이션 세트의 목재는 재활용하고 녹초는 다시 땅에 심겠다고 행사가 끝난 직후 발표했다.
파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4대 컬렉션 가운데 가장 늦게 시작해 지난 1일 끝난 파리패션위크에서 디올(Dior)은 컬렉션 런웨이 배경으로 사용한 나무를 쇼가 끝난 후 파리 곳곳에 심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지속가능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 rtney)는 이번 컬렉션 제품 중 친환경 소재를 75%나 사용해 역대급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화제를 낳았다.
미우미우(MiuMiu)와 루이비통(Loui s Vuitton)은 패션쇼를 찾은 관객들에게 런웨이 무대 재료로 사용된 목재를 기증했다. 알렌산터 맥퀸(Alexander Mcq ueen)은 컬렉션에서 지난 시즌 컬렉션에 사용하고 남은 소재를 재활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디올 파리 컬렉션.>
‘에코’라는 트렌드에 매몰된 현상은 아쉬워
결과적으로 이번 4대 패션위크는 과거보다 한층 더 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환경 변화와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다만 여전히 부족했다는 의견을 제기한 시민 단체들의 목소리처럼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본질보다 ‘에코 패션’이라는 트렌드에만 집중한 모습만 부각된 점도 적지 않았다는 주요 외신들의 평가도 따랐다.
뉴욕 타임스는 “패션산업이 기후 변화에 커러단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전 세계 패션인들이 이목이 집중되는 4대 컬렉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실천 방법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컬렉션이 모두 끝난 직후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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