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F&F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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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작성일 2019년 06월 27일 프린트본문
국내 패션 시장에서 최고의 기업을 꼽는다면 어느 업체일까? 또 지난 5년간 패션 기업 중 최고의 매출 신장률과 이익률을 달성한 기업은 어디일까.
이 같은 질문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F&F(대표 김창수)다.
F&F의 지난 2014년 매출 규모는 3014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 당기순이익 139억 원. 규모의 비교적(?) 평범한 여성복 중견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달라졌다. 지난해 매출 6687억원, 영업이익 915억, 당기순이익은 1000억 원을 넘는 초우량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매출은 5년간 2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 6월 7860원에 불과했던 주당 가격은 지난해 9월 10만 5천 원이라는 최고점을 찍었다. 올 초 3만 원 선으로 하락했지만 ‘MLB’ 중국 진출이라는 호재와 함께 다시 9만 원선에 근접해 주주들에게 10배가 넘는 수익을 안겼다.
과연 지난 5년간 F&F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디스커버리’로 시작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3월 내셔널 아웃도어 브랜드인 ‘더 도어’를 론칭하며 기존 여성복과 골프웨어 중심에서 탈피, 토종 아웃도어를 육성한다는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불과 한 시즌 만에 ‘더 도어’를 중단하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라이선스 전개에 나선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디스커버리’는 당시 산 중심으로 일관된 정통 아웃도어 마켓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들고 나왔다. 캐주얼과 스포츠 콘셉트가 믹싱 된 기능성 제품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맨투맨으로 시작된 히트 아이템은 래시가드, 사파리 다운으로 이어졌으며 지난 몇 년간 롱다운 트랜드를 이끌며 연간 3천억 원대 브랜드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 주력 사업 중 하나였던 베네통코리아의 지분을 베네통그룹에 매각하며 과도기를 맞기도 했다.
‘베네통’, ‘시슬리’, 아동복 ‘베네통 키즈를’ 합산, 1천억원의 매출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과감히 던져 버렸다. 여기에 라이선스 기간이 남은 골프웨어 ‘레노마스포츠’ 전개권도 한성에프아이로 이관하며 변신을 꾀했다.
이로 인해 F&F는 시장을 대표하던 여성복 중견 기업의 지위를 벗어버렸다.
대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스포츠 캐주얼 ‘MLB’를 주축으로 자회사인 에프앤코의 코스메틱 ‘바닐라코’에 이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했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패션 업계는 김창수 대표의 결단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더도어’에서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으로 ‘베네통코리아’와 ‘레노마스포츠’의 중단을 통해 한층 젊어진 브랜드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라이프스타일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환
여성복 전문 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신한 이 회사는 이젠 글로벌 기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이 회사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것이 해외 사업이다. 기존 라이선스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해외 진출에 제약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스포츠 캐주얼 ‘MLB’가 물꼬를 트며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김창수 대표의 결단이 또 한번 빛을 발한다. 국내 패션 시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글로벌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정책으로 전환을 시도한다.
‘MLB(엠엘비)’는 지난 2016년 아시아 9개국(홍콩, 마카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라이선스 전개권을 획득했으며 올 초에는 중국 라이선스권을 확보,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해외 사업을 통해 5년 내 5천억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몰 ‘티몰’에 입점, 본격적인 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준비 중이다.
또 하나의 글로벌 사업은 지난해 인수한 이태리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듀베티카(DUVETICA)’다.
글로벌 시장에 하이엔드 패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듀베티카’로 중국 뿐 아니라 유럽 및 미국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론칭한 잡화브랜드 ‘스트레치 엔젤스’는 면세점 등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고 특히 대만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 이를 활용한 글로벌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F&F의 향후 성장 동력은 글로벌이다.
미국, 유럽 등의 패션 선진국의 진출은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범 아시이권은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디스커버리’와 ‘MLB’로는 아시아권을, ‘듀베티카’를 포함한 타 브랜드로는 세계 시장을 노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관리, 회사 문화 변화 앞장서
이처럼 잘나가는 F&F지만 문제점도 있다. 바로 내부 인적 관리다.
김창수 대표의 감성과 트렌드 분석 능력이 워낙 탁월하다 보니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은 다른 모양새다.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디스커버리 슈즈를 비롯해 핵심 인력을 재배치해나가고 있다. 이 처럼 회사 문화를 바꿔나가는데 김창수 대표가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정책에 따라 과거와는 회사 문화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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