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의 철학'으로 귀뚜라미 과자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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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작성일 2020년 05월 20일 프린트본문
<'무인양품'이 식용 귀뚜라미 사육과 제품화에 직접 투자해 출시한 '귀뚜라미 센베이(전병)'. photo=무인양품 온라인몰>
오늘부터 자사몰에서 ‘귀뚜라미 센베이’ 판매
식용 귀뚜라미 개발 위해 직접 투자해 벤처 창업
일본기업 양품계획이 자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을 통해 귀뚜라미로 만든 과자 ‘귀뚜라미 센베이’를 개발해 오늘(20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오프라인 매장과 자사몰 동시 출시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휴점한 점포가 많아 자사몰에서만 선행 판매하기로 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취급한다고 하는 '무인양품'이지만 곤충으로 만든 과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장에 내놓을 가치가 충분한 상품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다분히 원가절감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내외 브랜드에게 '간결함의 미학'이라는 디자인 영감을 주었던 '무인양품'인 만큼 홍보 이슈 이상의 그 무엇을 생각해 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특히 패션 브랜드, 생활용품 브랜드로 스스로의 역할을 한정하지 않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발상은 들여다 볼 만 하다.
귀뚜라미가 지구를 구한다
양품계획은 ‘귀뚜라미 센베이’ 출시 이유로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를 든다.
‘무인양품’은 단순 제품 판매만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눈을 돌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미래의 식량 확보와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곤충으로 만든 음식’에 주목했다고 밝힌다.
곤충은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투입되는 물과 먹이의 양 등 일반적 가축 사육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압도적으로 적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권장하는 대안식품이라는 설명이다.
굳이 ‘귀뚜라미’를 선택한 이유는 사육이 쉽고, 생산 효율이 높으며, 섭취시 안전성과 공급 안정성이 보장된 식재료이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무인양품’은 곤충 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관련 분야 선진국으로 꼽히는 핀란드를 방문하는 등 정보를 수집한 후 역시 관련 분야 연구로 유명한 도쿠시마 대학 대학원 벤처와 협업했다.
새우 맛 귀뚜라미 과자의 탄생
‘무인양품’의 귀뚜라미 과자는 일단 겉으로는 귀뚜라미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외관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누룽지 과자와도 흡사하다. 도쿠시마 대학 연구를 기반으로 사육된 ‘후타호시코오로기’라는 열대성 식용 귀뚜라미를 사용하는데,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귀뚜라미를 분말 형태로 가공한 후 과자 반죽에 배합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일단 ‘무인양품’의 홍보로는 “새우와 같은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실제 귀뚜라미 분말에는 갑각류와 유사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새우나 게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먹지 말 것을 고지하고 있기도 하다.
시식단의 후기를 보면 “처음엔 귀뚜라미를 먹는 것은 좀...이라고 생각했지만 먹어보니 새우과자처럼 맛있고 아이에게도 먹이고 싶다고 생각했다(30대 여성)” “맛있는 술안주로 매우 좋다(40대 남성)” “환경을 위해 벌레는 먹자는 생각도 없었고 귀뚜라미라는 것에 저항이 있었지만 먹어보니 새우과자처럼 맛이 있었고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30대 남성)”처럼 대부분 맛과 모양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귀뚜라미 과자를 먹으며 새삼 지구 환경을 생각했다"는 의견이 많이 나와 '무인양품'의 목표에도 부합한다.
제품 가격은 55g 짜리 한 봉에 소비세 포함 190엔(한화 약 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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