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소비트렌드 중 하나 “중장년은 더 이상 중장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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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재상 매드해터 CMO (alex@madhatter.co.kr) 작성일 2022년 10월 31일 URL 복사본문
<PHOTO pixabay>
‘중장년 층’ 전 세대 중 소득과 소비력 가장 높아
사업 적용 여부에 따라 성패 영향 미칠 것
2023년 소비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
2022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23년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항상 시간은 참 빠르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기는 하지만, 순식간에 11월이 되고 곧 겨울을 알리는 소름 돋는 냉기가 아침, 저녁으로 스며들 때면 새삼 다시 깨닫게 된다.
보통 기업들은 추석이후 9월과 10월경부터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한다. 사업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시장과 고객이 어떻게 움직일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2023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시작될 지를 미리 예상해보고 거기에 맞춰서 사업을 준비하게 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상한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여기저기 자료를 찾으면서 2023년을 예측한 트렌드 관련 책이나 리포트 등을 살펴봐도 대부분 이미 전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했거나 일부를 너무 크게 확대해석하고 추상적으로 이야기해서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취미나 교양 차원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라 난감하다. 사업이나 마케팅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연 2023년에는 어떤 소비트렌드가 다가올까? 내가 생각하는 2023년 소비트렌드 여러 가지 중 패션포스트 독자들에게 가장 와 닿을 것 같은 것 하나를 골라 먼저 글로 옮겨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2023년 소비트렌드가 정답도 아니고 기존에 많이 나와 있는 것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대기업과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코칭, 어드바이징과 컨설팅을 하면서 사업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시장과 고객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또 그런 움직임이 어떻게 유행이나 트렌드가 되어 다시 시장과 고객에게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최전선에서 살피고 있다 보니, 그리고 그 생각에 맞춰서 사업전략과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실행을 돕고 있다 보니 기업의 임원이나 사업기획과 마케팅, 브랜드 담당자들에게 조금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아메리칸 뷰티, 새로운 의식을 가진 중장년 소비자의 등장
혹시 ‘아메리칸 뷰티’라는 영화를 알고 계시는지? 1999년 개봉한 영화로 당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남편을 주인공으로 ‘행복한 가족’이라는 판타지를 위해 헐겁게 엮여 있는 말만 가족뿐인 미국 중산층의 허울을 벗기는 블랙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어느 순간 각성하고 자기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래서 하는 행동 중 하나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외모를 관리하면서 젊음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잊고 살았던 찬란했던(?) 과거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서 체력과 외모 모두 젊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이는 곧 그동안 잊고 있었던 상실된 남성성 찾기의 일환으로 집착하게 된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 포스터>
지금의 중장년은 예전의 중장년과 다르다
아메리칸 뷰티의 주인공처럼 현재 우리나라 중장년 아저씨와 아줌마들은 각성하기 시작했다. 중장년은 우리나라 정부 기준으로 중년 30-49세, 장년 50-64세를 의미하지만, 필자가 말하는 중장년은 3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 정도로 재정의 했다.
정부 기준과 달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장년의 나이에 맞춘 것이다. 과거 이 나이대면 가족을 위해 나를 희생하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지만 점차 의식이 바뀌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가족이 중심이기도 하고 나를 많이 희생해서 가족을 부양하기는 하지만, 가족이 나를 완전히 대체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다. 가족생활 속에서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상황만 허락한다면 다시 나를 찾고 세우고 싶어 '나'를 완전히 놓고 있지 않다.
즉, 가족을 위해 자아까지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세대 구분 기준으로 베이비부머세대와 X세대가 중심인데, 유아동이나 청년시절 한창 경제성장기와 부흥기 속에서 점차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가지며 살아왔다.
이들이 공동체가 아니라 개인을 삶의 중심에 놓았던 첫 번째 세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여기에 이들 나이와 세대에는 미혼, 비혼, 돌싱 등 1인 가정 비중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가족형태로 삶을 살지 않는 사람들도 매우 많은 첫 번째 세대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예전 같았으면 ‘가족이 먼저고 난 그저 건강하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당연 했겠지만, 지금 이들은 가족의 행복과 나의 건강 그 이상을 원한다. 대표적으로 중장년이라고 주위에서 점점 어르신 취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창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 취급이라니 기분 나쁘게 여기면서 10대와 20대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60세면 노인이라 생각하고 슬슬 죽음을 생각할 나이가 되어간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평균적으로 70세도 훌쩍 넘겨 80세 이상까지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보니 중장년의 위치가 달라졌다.
60세에게 40세는 인생의 2/3를 산 사람이고 50세는 인생 후반부를 살아야 하는 사람이지만, 80세에가 바라보는 40세는 인생 절반 밖에 살지 않았고 50세는 절반 조금 넘겼을 뿐이다. 60세 기준으로 하면 지금의 중장년은 30세에서 45세 정도에 불과하다.
<뉴트리, 에버콜라겐 CF ‘피부에 남는 선물, 엄마편’>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보면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자리 양보하기가 편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구분이 명확했기 때문에 외모만 보고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가끔은 자리 양보하고도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할아버지나 할머니, 한마디로 어르신 취급하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 스스로 자기가 늙어 보인다는 것을, 어르신 취급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전보다 체력은 떨어지고 건강에 신경 써야 하고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는 하지만, 세상 살아가기에 할 것도 많고 관심사도 많고 여전히 젊다고 생각한다.
인생 2막은 더 이상 은퇴가 아니다
사실 중장년이 예전 중장년과 다르게 살아야만 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50대 중반에 회사에서 은퇴하고 인생 후반부를 즐기고 정리하면서 살 수가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70대는 기본, 80대까지 사는 것도 일반적인 상황에서 은퇴 후 남아있는 20~3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대부분 은퇴자금만으로는 인생을 즐기기는커녕 입에 풀칠만 하면서 살기에도 한참 모자란다.
여기에 결혼연령 역시 꾸준히 늦어져 왔고 반대로 아이를 키워서 독립시키는 시기도 늦어지다 보니 경제활동을 나이 먹어서도 계속 이어나가야만 한다.
예를 들어 한 남자가 33세에 결혼해서 곧바로 허니문 베이비를 갖게 되었다고 하자. 이 아이가 커서 27세에 대학을 마치고 독립하는 것까지만 지원한다고 해도 그 남자의 나이는 61세가 된다. 사무직으로 대기업에서 밀려나는 우리나라 평균 나이를 55세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여기부터 문제가 생긴다.
자식이 한창 대학에 다닐 때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자식을 독립시키면서 집이나 결혼자금을 챙겨주는 것은 번외로 하더라도 여전히 당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에 그만둘 확률이 높다.
싫던 좋던 지금의 중장년은 예전과 달리 인생 2막이 은퇴가 아니라 다시 밥 먹고 살기 위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속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건강 뿐 아니라 외모도 관리하고 쉬지 않고 자기 계발을 하면서 성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의 중장년이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처럼 각성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런 슬픈 현실도 있다.
왜 새로운 중장년층에 주목해야 하는가?
새로운 중장년층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모든 나이와 세대 중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층으로 소비력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향후 최소 4~5년 이상 경제가 내려앉아 있을 상황에 이미 축적해 놓은 자산도 가장 많고, 이미 한참 전부터 아이를 많이 낳고 있지 않아서 젊은 층보다 인구도 훨씬 많다.
마케팅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마다 10대부터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층을 분석하고 이들을 트렌드 리더로 놓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그것은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일 때 의미가 크다.
젊은이들이 어떤 지를 말하는 것이 트랜디해 보이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현실세계 속에서는 가장 인구가 많고 소득이 높은 층이 사업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새로운 중장년층 중 55~64세가 소위 ‘시니어’로 이미 분류되어 있거나 시니어로 언급될 대상임을 생각하면, 현재 65세 이상 노년층으로 ‘실버 세대’라 포장된 이들을 대체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속성을 가진 세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학술적 기준으로는 노년층과 실버 세대, 시니어를 같은 것으로 보지만,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의는 조금씩 다르며 이는 거기에 맞춰서 서술했다).
즉, 새로운 중장년층에 대한 이해와 활용은 그 다음 세대까지 미리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고, 특히 충분한 자산을 축적한 이들이 또 다른 소비트렌드를 이끌어갈 것이 명확하다.
한 가지 예만 들어도 여전히 능력 있고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일수록 정부 기준으로는 ‘노인’이지만 노인이나 실버 세대라 불리는 것을 싫어하고 시니어로 불리는 것도 안 좋아한다.
시니어 앞에 ‘액티브’를 붙여서 ‘액티브 시니어’라 불러 봤자 부정적으로 느낀다.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다면서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르며 광고하고 누가 봐도 노인 그림으로 도배한 포장 패키지를 한 제품을 보고 있자면, 정말 고객에 대해 깊게 파악하고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새로운 중장년층에 대한 깊은 이해가 사업성패와 존속의 관건이 아닐까?
새로운 중장년층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소비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들을 제대로 깊게 이해하고 이를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가 사업 성패와 존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때 주목할 필요가 있다.
MZ에 대한 분석과 이야기는 정말 넘쳐날 정도로 많았지만 정작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통해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새로운 중장년과 시니어는 상대적으로 MZ만큼 많이 깊게 다루어진 적이 별로 없다. 종종 주제와 이슈별로 파편화되어서 부분, 부분 살핀 적은 많지만 말이다.
TV를 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배우 고수가 나온 한 음료 광고가 시선을 끌었다. 분명 중장년과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자 광고지만 어디에도 그런 느낌은 없었다.
단지 고수라는 배우의 나이를 생각하면 중장년의 멋진 이상향으로서 그를 모델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고수는 20여 년 전 당시 젊음과 청춘의 상징적인 아이콘이었던 박카스 광고로 데뷔를 했는데, 이번 광고는 의도적으로 그 광고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여전히 멋지고 활기 넘치는 고수가 등장해 젊었을 적 기억을 떠올리고 그 때의 에너지를 현재까지 이어가게 만들어주는데, 그 역할을 광고제품이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스토리텔링 해 놓은 것을 보고 매우 인상 깊었다.
요즘 새로운 중장년에 대해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만들었는지 와 닿았기 때문이다.
경력사항
- 현)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 알렉스넷 공동대표, 매드해터 CMO
- 전) ST 유니타스 스콜레 본부장
- 전) 브랜드 메이저 전략실장
- 전) 두산인프라코어 APE 마케팅 파트장
- 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담당
- 전) 삼성SDI 마켓인텔리전스팀 마케팅 전략 담당
- 저서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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