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타깃이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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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아정 브랜드 기획자 (ahjung.gu@gmail.com) 작성일 2022년 03월 14일 URL 복사본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일컫는 ‘MZ 세대’. 많은 기업에서 타깃으로 MZ세대를 빼놓지 않는다. 트렌드의 중심에 있기에 기업에 당장 이익이 되지는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 꼭 잡아야 할 소비세력이다.
구찌(GUCCI)의 ‘리버스 멘토링’이 화두가 되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을 이끄는 세대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아직 소비력은 충분하지 않아도,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Z세대 역시 주요한 타깃이 되었다.
타깃 설정에 필요한 것은 세대와 라이프스타일
연령대와 소비력, 트렌드 수용도 등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MZ세대’만큼 좋은 타깃은 없다. 무엇보다 모두가 아는 용어이기에 기업에서는 접근하기도 좋다.
타깃이 고민일 때 ‘MZ세대’라고 외치면 다 될 것만 같은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MZ세대라면 정말 다 되는 걸까? MZ세대는 타깃이 될 수 있을까?
MZ세대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타깃’이란 단어를 다시 보자. 타깃은 기업이 목표하는 마켓으로, 특정 지역이나 계층을 뜻한다. 기업이 쓸 수 있는 비용은 한정적이니 수많은 소비자 중에서도 특정 집단을 선정해야만 한다.
우리 제품을 사고, 브랜드를 좋아해 줄 사람, 혹은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타깃이 된다. 이런 관점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우리가 공략해야 할 시장이 너무 크다.
MZ세대는 넓게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사람들을 아우른다. 2022년 기준으로, 현재 30대부터 10대 후반까지 모두 MZ세대에 속한다. 오류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30대 회사원과 10대 고등학생이 과연 같은 소비집단이라 할 수 있을까? 직업도, 고민도, 관심사도 모두 다른 두 집단을 함께 포용하기에는 브랜드가 해야 할 일도, 들여야 할 노력도 많아지고, 당연히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 밀레니얼 세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를 겪었다. 아이돌 1세대 문화, IMF라는 격동의 시기를 경험하고, 컴퓨터부터 스마트폰까지 기기의 변화를 골고루 경험했다.
싸이월드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SNS의 태동과 변화를 직접 겪었다.
반면,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세상이었다. 그들의 SNS는 인스타그램부터 틱톡, 메타버스 등 현실과 가상을 뛰어넘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글과 이미지 중심이라면, Z세대는 영상을 중심으로 다차원 세상을 살고 있다. 이렇게 다른 두 세대를 같이 묶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접근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원치 않는다. 30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10대는 피할 것이고, 30대 역시 10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면 너무 어리다며 선택지에서 삭제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대를 구분해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타깃으로 설정하면 되는 걸까? 우리는 아직 타깃을 더 쪼개야 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기와 후기로 나눌 만큼 가장 다양한 삶의 단계를 지닌 집단이다. 밀레니얼 세대에는 미혼·기혼·영유아 부모 등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다. 삶의 형식이 다르니 관심사는 물론 소비문화에도 차이가 있다.
밀레니얼은 연령대로 보면 ‘2535세대’이다. 같은 밀레니얼이란 이유로 함께 묶는 것은 2535세대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즉, 대한민국의 소비 중심 계층을 모두 잡겠다는 것인데, 이는 1등 브랜드라도 매우 힘든 일이다. 밀레니얼 세대 전체를 타깃으로 하기에는 여전히 큰 시장이다. 더 쪼개서 봐야 한다.
Z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넓게 보면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 있다. 여기서 수험생, 대학 신입생, 취업 준비생으로도 나눌 수 있다. 이들의 고민이 모두 다르고, 당장 가능한 소비력이 다른데 타깃을 ‘Z세대’라고만 하기에는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용어가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다르다고 한들, 동세대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20대 남성’ ‘30대 여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분류를 활용한다.
이러한 구분은 타깃의 기본이 되며, 브랜드가 공략해야 할 첫 번째 집단이 된다. 세대 구분을 바탕으로 브랜드만의 타깃 기준을 세워야 한다. 바로 ‘라이프스타일’이다.
라이프스타일에는 직업부터 취미, 관심사, 취미 등 다양한 것들을 포함한다. 같은 연령대라도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면 소비 방식이 달라진다. 20대 남성에는 대학생, 군인, 회사원 등이 있다.
이들에게 제품을 판매한다면 채널부터 달라진다. 30대 미혼 직장인과 전업주부는 같은 30대 여성이라 할지라도 관심사가 다를 것이다.
미혼 직장인은 1인 가구인 반면, 전업주부는 개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아이까지 고려한다. 타깃을 선정할 때는 연령대와 성별을 기본으로 하되, 생활양식과 취미, 관심사 등을 기준으로 세분화해야만 전략 수립도 훨씬 수월하다.
<배달의 민족의 타깃은‘회사 막내’였다. 그 이유는 회사에서 식사 메뉴를 고르고, 주문하는 일을 주로 막내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전략 가이드가 되어주는 ‘타깃’
타깃을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타깃 프로파일링’이 있다.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보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물 소개’를 본 적 있을 것이다.
나이, 직업, 가족 및 인물 관계, 성격, 취미 등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극 중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시청자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만들 때도 인과 관계를 구성하는데 가이드가 되어준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어떤 인물인지 구체적으로 그려 보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며, 가족이 있는지, 1인 가구인지,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아이를 키우는지, 백화점을 주로 이용하는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지,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엇인지 등 이에 따라서 브랜드의 전략이 달라진다.
스타벅스는 제1호 매장을 이화여대 부근으로 정했다. 미국의 상징인 스타벅스가 이대점을 1호 매장으로 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트렌드 소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20대 여성이다. 여기에 국내 첫 진출이기에 어느 정도 스타벅스를 인지하고 있는 집단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다.
해외 연수 경험이 있고, 트렌드 소비력이 있는 ‘20대 여대생’이 스타벅스의 첫 타자로 적합한 소비층이었을 것이다.
배달의 민족은 출시 초반에 ‘B급’ 코드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들이 B급 코드를 사용한 것은 그저 재미만을 위했던 것은 아니었다. 배달의 민족의 타깃은 ‘회사 막내’였다.
그 이유는 회사에서 식사 메뉴를 고르고, 주문하는 일이 주로 막내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달의 민족은 회사 막내들이 좋아할 만한 B급 코드를 브랜드에 접목했다. 그 결과, 부장님은 ‘저게 뭐가 웃겨?’라며 지나쳤지만, 회사 막내 세대들은 열렬히 반응하며 환호했다. 타깃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그에 맞는 전략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타깃이 구체적이면 전략도 구체적이 된다. 타깃은 단순히 우리 제품을 소비하고 끝내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하고, 검색도 하고, 좋아하고, 입소문을 제대로 내줄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냥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비슷한 품질에 더 저렴한 제품을 찾아 쉽게 떠난다. 하지만, 타깃은 브랜드가 그들에게 ‘명중’해서 꽂히게 만들 집단이다. 그렇기에 더 세세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설정한 인물이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다면, 브랜드 이름으로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특정 온라인 쇼핑몰을 즐긴다면, 프로모션 이벤트를 해당 쇼핑몰에서 해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반려동물 브랜드와 협업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브랜드를 좋아해 줄 만한 타깃을 세세하게 설정하면 브랜드가 해야 할 일들을 정할 수가 있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가설’이므로 바뀔 수도 있다. 혹은 3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A/B 테스트를 해볼 수도 있다.
다만 ‘MZ세대’처럼 두리뭉실하게 타깃을 설정한다면,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세대’는 시장을 이해하는 도구이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우리 제품을 사고 좋아할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설정해야만 한다.
타깃은 곧 우리 브랜드와 제품의 가이드이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서 노는지에 따라 제품의 디자인도, 채널도 달라진다. 단순히 ‘MZ세대’ 한마디로 끝낼 것이 아니다.
트렌드에는 언제나 세대가 등장한다. MZ세대뿐만 아니라 ‘영 포티(young forty)’ ‘실버세대’등의 단어로 소비집단을 묶어서 표현한다. 단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단어가 포함하고 있는 것들이다. ‘영 포티’라면 실제로 어떤 행동 양식을 보이고 있는지, ‘실버세대’ 중에서도 나이대는 어느 정도이며, 문화생활을 즐기는지, 일을 하는지 등에 따라 같은 실버세대라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당장 친한 친구를 떠올려봐도 그와 내가 같다는 것을 부인한다. 하물며 같은 나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같을 수 없다.
다만 그 세대가 지닌 공통점을 발견하고, 행동 방식의 이유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여 우리의 타깃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설정하자. 그래야만 비용을 모두에게 쓰지 않고, 특정 집단에게 중점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같은 비용이라면 불특정 다수의 100명을 설득하기보다, 특정한 10명을 설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우리의 제품을 한 번이라도 듣고 볼만한 사람들을 선택하자. 그래야만 브랜드가 길을 잃지 않고 그들에게 명확하게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경력사항
- 현) 프리랜서 브랜드 기획자 & 에디터
- 전) 미디어&콘텐츠 플랫폼 '쉐어하우스' 기획매니저
- 전) 브랜딩&컨셉전문회사 '컨셉추얼' 컨셉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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