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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는 마음을 갖길

- 패션포스트 Review - 모두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말한다. 너도나도 4차 산업혁명을 말하더니 이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강조하고 메타버스가 대세라고들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의 창시자 중 하나인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그 개념이 퍼져나갔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19대 대선을 앞두고 여러 대선 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검색해봐도 잘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이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다들 그리해야 한다고만 한다. 그동안의 산업혁명은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것들, 그래서 실체가 있는 것들인 데 비해 4차 산업혁명은 뭔가 당위적인 의미만을 담은 미래 지향적인, 그래서 더욱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자세히 알아볼 시간이 없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하니 지체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또한 패션 유통 전문지답게 매호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 정보를 소개하고, 그에 따라 변하는 소비 환경도 살펴보고, 잘 나가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알려주며, 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뼈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자기계발서 같은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이후로 많이 거론되는 이야기에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메타버스, NFT 등 알 듯 말 듯 한 단어가 항상 들어가 있다.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분명 대세이기는 한 모양이다. 모두가 디지털을 향한다 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해 사람들을 모으고 손에 잡히진 않지만 분명 무언가를 사고 판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마는 경쟁 속에서 또 우리는 놓치고 지나칠 뻔했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대한 배려. 내가 하고 있고 세상이 그리 돌아가니 모두가 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 이면을, 주변 돌아보기를 잊고 있었다. 변화 속도에 등 떠밀려 외면하기를 은근슬쩍 정당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번호 ‘THINK DIGITAL, ACT DIGITAL’ 칼럼에서 이민우 교수는 디지털 디바이드와 디지털 래그를 다루며 디지털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과 환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디지털이 세상을 빠르게 집어삼키듯 디지털 디바이드도 가속화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사회, 정부가 다 함께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술 발달로 유행 혹은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니 기업은 변화에 실시간 대응하되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고 가치를 공고히 하라고. 그러나 여기에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조명광 비루트웍스 CEO도 “소비가 전제되지 않는 생산은 없고 생산 없는 소비란 존재하지 않는다. 생산 쪽에서 효율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지만 소비 민주화를 따라가 줄 생산구조나 산업구조 변화가 없다면 소비 시장도 연쇄 반응으로 사라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듯 기업이 향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역시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으로만 바라봐서는 오래 갈 수 없다. 이쯤 되니 유명한 광고 카피 하나가 떠오른다. SK텔레콤의 광고 중 역대급 광고라고 평가받는 ‘사람을 향합니다’. 기업이 그리고 기술이 지향하는 바는 결국 사람이라는 믿음은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따뜻함에 더 크게 감동하는 법이다. 디지털 기술과 도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활에 불편함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누구나 소외되고 도태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면 따가운 눈초리를 거두고 먼저 다가가 보자. 우리의 미래도 결코 다르지 않을 테니.

김희정 기자 (kunjuk@naver.com) |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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