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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LG

기자는 LG트윈스의 팬이다. 직관을 자주하는 광팬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시절, MBC 청룡 어린이 회원이 된 것이 계기가 되어 40년이 넘게 한 팀만 응원해왔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다. 군대, 정치, 야구 이야기다. 그런데 오늘은 야구 이야기를 꼭 해야만 하겠다. 그 이유는 LG트윈스 프로야구단이 올해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LG트윈스는 KT위즈를 4승 1패로 꺾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오랜 기간 우승에 도전 했지만 번번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플레이오프 탈락 등 다양하게 쓴 맛을 봐왔다, 트윈스로선 감격의 우승이었고, 본인은 물론 트윈스 팬으로 살아 온 이들에겐 우승 그 이상의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LG트윈스는 지난 90년, 94년 우승 이후 29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트윈스는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어 인기 구단 중 하나였다. 실적을 내지는 못했어도 구단주 LG는 지속적으로 투자도 단행했고, 시설 역시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꾸준한 FA(프리에이전트, 자유계약선수제도) 선수 영입도 활발했고, 선수와 감독의 연봉 대우도 높았다. 그럼에도 지난 30여 년 간 겨우 10개 남짓한 팀 중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팬들은 항상 의아해했다. 특히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간 ‘6668587667’이라는 순위를 기록해 ‘DTD 비밀번호’라는 말이 인터넷상에 떠돌 정도로 암흑기를 보냈다. DTD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한국식 영어 표현인 ‘Down Team is Down’에서 따온 것으로 시즌 초반에는 잘하다가 결국 시즌 막바지인 가을에는 하위권에 머물며 타 구단 팬들의 놀림거리가 되어왔다. 물론 LG트윈스가 지난 30년간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선수들의 의지가 부족하다’, ‘잦은 감독 교체로 LG 본연의 야구 스타일을 잃어버렸다.’ ‘유망주 육성에 실패했다’ 등의 분석이다. 지난 몇 해는 운도 따라주지 못했다. 패넌트레이스 2, 3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지면서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LG트윈스가 그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를 대형 유망주 발굴의 실패였다고 여긴다. 암흑기 시절부터 꾸준하게 드레프트를 통해 고졸 혹은 대졸 1~2순위 신인 선수를 영입했지만 10승 투수, 혹은 초대형 야수로 거듭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서울 라이벌로 불리는 두산베어스 야구단이 신인 선수를 발굴, 육성해 수많은 우승을 거두는 것을 보며 항상 부러워했다. 기자는 LG의 지난 30년을 보며 아무리 좋은 인력과 자금력이 뒷받침된다 해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단 야구가 아니더라도 모든 산업에서 뛰어난 인력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이는 성공의 원천이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LG트윈스처럼 30년간 우승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지속적이며 꾸준한 투자는 반드시 ‘Up Team is Up’이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는 LG트윈스가 결국 우승하는 결과물을 양산했고, 팬(소비자)들을 감동시켰으며, 향후에도 LG트원스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됐다.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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