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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뒤에는 X세대의 세기말 감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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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2년 03월 28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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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최강의 소비 주체 … 패션 수입 시장 성장의 주역

커뮤니티 부터 레트로까지 섭렵​ 

난 알아요! 이밤이 흐르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이자 최대 히트곡 ‘난알아요’는 X세대를 대표하는 노래이자 X세대라는 말이 생겨난 시작점이다.

 

‘난알아요’ 무대를 보며 턱이 빠질 정도로 놀라고, 이 음악을 들으며 신세계를 경험했던 X세대는 1970년대生, 지금의 40대이자 MZ세대의 부모 세대이기도 하다.

 

패션 업계에서 新소비주체로 MZ세대가 떠올랐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그들이 소비하는 데 쓰는 돈은 그들의 부모 세대 즉, 영포티 엄마·아빠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자신이 직접 벌어 소비하는 바람직한 젊은이들도 물론 있겠지만, 몇백만 원씩이나 하는 핸드백을 직접 벌어 구매하는 20대들이 얼마나 있을까. 힘들여 번 돈을 쉽게 쓰기는 그리 쉽지 않다.

 

결국은 40대

MZ세대가 주체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통계 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들의 감성이나 관심사, 패션 트렌드는 물론 지금의 영포티 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하면 세대차이인데, 세대 차이가 난다고 말하는 것은 생각이나 행동 방식에 대한 것이지,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열망하고 공유하려는 본능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좋으면 함께 좋은 것이고, 나쁘면 함께 나쁜 것이다.

 

시끄럽고 조용한 것, 이쁘고 안 이쁜 것은 있겠지만 패션에서만큼은 MZ세대들에게 부모 세대의 의견이 아직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인구분포만 봐도 현재 20대보다 40대 인구수가 두 배 이상 많다. <표1 참조>

 

연령대별 소득 수준 역시 40대가 탁월하다. 20대와 비교하자면 4배 이상 높다. <표2 참조>

 

결국 소비의 중심에는 40대가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비 팬덤은 패션뿐 아니라 사회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패션계는 40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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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붐의 중심에 서다

코로나를 관통하며 ‘어렵다’ 앓는 소리 해온 패션계에도 안전지대는 있다.

 

바로 명품에 수입브릿지, 골프웨어 등이다.

 

이들이라고 모두 잘 됐다기보다 비싸고, 유니크한 브랜드들이 잘 됐다. 잘 됐다기보다 코로나 여파를 비껴갔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은 경기 직격탄을 받았지만, 건물주들은 경기가 어렵거나 말거나 월세를 받으니 영향이 덜하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돈 있는 사람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돈을 쓸 수 있고, 그들이 사는 옷들은 여전히 비싼 것들이며, 그들을 대상으로 한 고급 수입 브랜드들은 매출을 계속 올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작년 가을 즈음, 롯데백화점 본점의 수입 남성복 층에는 오후 시간임에도 손님이 거의 없이 한산했지만, 어느 매장의 경우 손님 한 명이 한 번에 500만 원의 옷을 구매했다고 한다. 정장 두 벌에 점퍼와 바지만 구매해도 그 정도 금액이 나온다.

 

경기와 상관없이 쇼핑으로 한 번에 500만 원 이상 쓸 수 있는 소비력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했고, 그들이 중심인 것이다.

 

수입 시장의 성장에는 수입 브릿지를 선호하는 직장 여성들이나, 그들의 소비를 뒷받침하는 부모 세대, 남편과 아내들이 있다는 것이다.

 

골프웨어도 마찬가지다. 고급 브랜드를 서슴없이 구매하는 소비 중심에는 영포티가 있었고,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세대는 MZ가 아닌 X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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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의 시작은 영포티

싸이월드, 아이러브스쿨 등 X세대들이 가장 즐겨 했던 커뮤니티 플랫폼은 지금의 소셜네트워크의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보고 싶었던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던 그 시절의 감성 또한 지금의 MZ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명 세기말 감성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1999년 세상의 종말을 얘기하던 세기말 감성은 지금 핫한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레트로, 뉴트로 등 옛 감성이 MZ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곧 MZ와 X세대를 잇는 연결 고리가 되고 있다.

 

커뮤니티에 익숙하고 그들이 즐겼던 문화 요소들이 다시 지금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핫했던 감성을 가진 영포티들을 자극하고, 그들을 소비시장으로 끌어내는 전략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MZ세대들이 힙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활용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그것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실질적인 소비를 만들어내는 세대는 X세대라는 사실이다.

 

한 스트리트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실질적으로는 이 문화의 중심에 있던 40대 고객들에게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자연스럽게 소비층이 확대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잘 나가는 캐주얼 ‘엠엘비’나 ‘라이프워크’ 같은 브랜드들의 경우에도 얼핏 보면 학생들이 입을 것 같지만 이를 즐기는 40대들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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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지만 안 낀 세대 

X세대는 낀 세대라고도 불린다. 밀레니얼과 베이비붐 사이에 있어, 그리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무조건 ‘하면된다’라는 베이비붐 세대와 ‘욜로’를 외치는 밀레니얼 사이에서, 특별한 존재감 없이 둘 사이를 조율해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

 

IMF 외환위기와 함께 X세대 논의가 사라지면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아 왔던 X세대지만 그들은 문화를 중요시하며 그들만의 영역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소득도 가장 많으며, 따라서 소비력도 가장 높다.

 

패션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의 중심에는 영포티 X세대가 있다.

 

‘90년대 생이 온다’ 보다 ‘70년대 생이 있었다’라는 말이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낀 세대였지만 이제는 안 낀 세대이다. 이들이야말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메가트렌드로 이끈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40대 소비층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어떤 비즈니스도 성공하기 어렵다.

 

패션계는 언제부턴가 젊은이들만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늙어가는 40~50대들을 퇴물 취급하고, 새로 유입되는 젊은이들의 마음만 어떻게 사로잡을까 고민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MZ세대의 구매력이 높을지 모르지만, 직접 입어보고 결정하는 영포티 세대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돈은 40대 고객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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