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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투그룹은 왜 상장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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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08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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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투그룹은 왜 상장을 하지 않을까?
 

국내 패션 기업 중 1조 원을 넘거나 근접한 기업들은 모두 상장사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코오롱FnC, LF, 한섬 등 전통적 패션 대기업은 물론이고 최근 상종가를 올리고 있는 ‘엠엘비’와 ‘디스커버리’의 F&F, ‘노스페이스’의 영원아웃도어(영원무역), ‘탑텐’의 신성통상 등은 대부분 상장사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1조 원에 근접한 매출을 보유한 케이투그룹만 유독 상장사 명단에서 빠져있다. 물론 상장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도 아니다. 애초부터 상장에 관심이 없었다. 이곳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장은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투그룹은 지난 10년간 매년 1000억 원에 가까운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430억 원으로 시작된 당기순이익은 2013년 1400억 원에 이르며 최고조에 달했고 이후 2013년 말 케이투코리아, 아이더, 산업안전 케이프세이프티의 법인을 분리한 후에도 매년 900~1000억 원대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바꾸어 말하면 지난 10여 년간 순이익으로 만 1조 원을 거둔 셈이다.

 

현재 케이투의 현금 동원력은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축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마케팅이라면 케이투 그룹을 능가하는 회사는 없다. 한해에만 400~500억 원 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역시 과감하다. 지난 2008년 이천 물류센터 준공을 필두로 2015년에는 매머드급의 여주 물류센터를 오픈했으며 2019년에는 기존 성수동 사옥에 비해 2.5배가량 큰 규모의 자곡동 신사옥을 건립, 이전하기도 했다. 또 내년에는 여주 물류센터보다 규모가 큰 여주2물류센터가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2여주 물류센터가 역시 기존 여주 물류보다 큰 규모다.

 

특이한 점은 신규로 오픈하게 되면 기존 물류나 건물은 매각하는 것이 의례적이지만 이 회사는 임대 사업으로 돌린다. 케이투 성수동 사옥이 그러했고 제2여주 물류센터가 오픈되면 기존 이천 물류센터를 임대로 가져간다. 

 

이는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케이투가 상장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재무 안정성이다. 금융권 부채 역시 제로다. 패션 대기업 인수 정도가 아니라면 자체 유보금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영훈 회장이 상장을 통해 경영을 공개함으로써 결정 구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다, 즉 의사결정의 간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상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M&A 역시 100% 지분 인수가 원칙이다. 최근 ‘아이더’의 글로벌 판권 확보, ‘피레티’ 상표권 인수뿐만 아니다. 향후 M&A에도 이같은 공식이 접목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한다.

 

브랜드 투자, 신규 사업도 활발

마케팅 및 부동산 투자 뿐 아니라 케이투그룹은 신규 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1995년 케이투의 의류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06년 기존 전개사인 대호아웃도어로부터 재고를 인수한 후 ‘아이더’ 본사인 밀레 마운틴 그룹(Millet Mo untain Group)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케이투’에 이어 ‘아이더’로 아웃도어 사업을 늘려갔다. 2009년에는 프랑스 본사로부터 ‘아이더’의 국내 상표권을 인수하며 볼륨화의 계기를 맞았다.

 

특히 2014년 하반기 ‘와이드앵글’을 론칭, 기존 아웃도어 기업의 이미지에서 탈피, 중가 가두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 돌풍을 일으켰다, ‘와이드앵글’의 성공은 가두점 골프웨어 시장의 기폭제로 작용했고 이후 패션업계에 중가 골프웨어 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6년 ‘살레와(2019년 전개 중단)’, 2017년 2월 ‘다이나핏’ 론칭을 통해 스포츠 시장까지 섭렵하며 아웃도어, 골프, 스포츠에 이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올해는 두 개의 굵직한 사업이 새롭게 시작됐다. ‘아이더’의 글로벌 사업과 스트리트캐주얼 시장 진출이다. 케이투그룹은 올초 ‘아이더’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100% 지분인수다. 이를 통해 먼저 ‘아이더’의 아시아권 진출을 통한 확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케이투그룹은 왜 상장을 하지 않을까?

<photo NSAD​>

 

또 올 하반기에는 테크웨어 기반의 스트리트캐주얼 ‘NSAD’를 론칭했다. 현재는 시기를 고려해 온라인으로만 전개하고 있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을 엿보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3대 수제 명품 퍼터 ‘피레티’ 국내 상표권 인수

내년 추동 중고가 골프웨어 전개

 

내년에는 또 다른 굵직한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중고가 골프웨어 시장 진출이다. 최근 케이투그룹은 미국 3대 수제 명품 퍼터 브랜드로 불리는 ‘피레티’의 클럽을 제외한 국내 상표권을 인수했다. 국내 ‘피레티’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피레티코리아와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르면 내년 추동시즌부터 골프웨어로 전개키로 했다.

 

케이투그룹은 왜 상장을 하지 않을까?

<photo 피레티>​

 

‘피레티’는 PGA투어 헨릭 스텐손 선수가 2012, 2013년 두 해에 걸쳐 7번의 우승을 기록하면서 유명해진 수제 퍼터 브랜드다. 업계에서는 피레티와 별도법인 와이드앵글에서 지난 시즌 ‘피레티’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면서 인수에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업을 통해 퍼터와 의류, 골프화, 액세서리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피레티’ 사업은 와이드앵글에서 맡게 되며 조만간 본격적인 론칭 준비에 착수한다. 이로써 이 회사는 중가대의 ‘와이드앵글’, 퍼포먼스와 전문성을 강조한 ‘피레티’는 고가대로 구성,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최근 활황을 보이고 있는 골프웨어 확장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코로나도 빗겨간 케이투그룹

매출 역시 올해 1조 클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 아이더, 와이드앵글, 다이나핏 케이투세이프티를 포함한 별도 법인들의 총 매출액을 합산하면 1조 원 매출 달성(2월 회계기준)이 유력하다. 

 

올해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케이투코리아를 비롯한 아이더, 다이나핏, 와이드앵글, 케이투세이프티 등 계열사가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부터 반전에 성공했다. 급기야 11월 중순에 이르러서는 전년대비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케이투’의 실적이 눈에 띈다. 여타 다른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올 한해 고전했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케이투’는 젊은 층의 산행인구 증가와 더불어 상반기 슈즈 매출이 폭발적으로 신장했다. 겨울 시즌에 접어들며 플리스, 다운 등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케이투는 전년대비 6~7% 가량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와이드앵글’ 역시 올 겨울 장사여부에 따라 1천억 원 매출 재진입을 노리고 있으며 다이나핏 역시 전년대비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며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아시아 NO.1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 육성

케이투그룹의 목표는 아시아 NO.1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멍가게에도 있다는 사훈조차도 없고 경영이념이나 철학도 없었다. 1조 원 매출을 보유한 대형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마저도 지난 2019년 자곡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며 주위의 권유에 따라 급하게 정해진 것이다.

그만큼 정영훈 회장에게는 격식이나 겉치레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디지털 관련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아웃도어 ‘살레와’의 실패와 더불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려 했던 스트리트캐주얼 ‘NSAD’가 흥행하지 못한 안타까움은 아킬레스건이다. 따라서 향후 모든 신규 사업은 아시아 NO.1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이 되기 위해 관련 산업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신규 사업 확장에 ‘아이더’의 글로벌 행보가 더해진다면 코로나 이후 케이투그룹의 아시아 NO.1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 육성은 꿈만 같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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