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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들의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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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홍천 두진양행 부사장 (hhchun@doo-jin.co.kr) | 작성일 2024년 12월 1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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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들의 속성

 

권력자들의 속성은 모른다. 

 

그들의 낮과 밤이 얼마나 다른지, 안과 밖이 어느 만큼 차이가 나는지. 그러나 그들의 맘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습성 하나를 나는 안다. 

 

권력이 달콤할수록, 말로가 비참할수록, 그들이 놓치지 않는 야수성은 ‘절대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를 좋아한다는 것 또한 일반인과 비교해 훨씬 뛰어난 학습효과를 방증하는 것이다. 역사는 2인자의 반역과 이에 따른 권력자들의 몰락을 수없이 보여주고 있다.

 

행인지 불행인지, 오너가 직접 운영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반반씩 다닌 나는 역사 속에 나타난 사례를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갑이었던 적이 없었고 하물며 2인자를 해본 적도 없었기에, 또한 내가 모시던 자, 타칭 2인자들이 권력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걸 본 적도 없었다. 순한 양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본 적이 있다. 들은 적도 있다. 어쩌면 경험했을지도 모르지만 애써 무덤덤하게 수용했을지도. 그는 늘 탐욕스러웠다. 

 

쩝쩝거리면서 먹는 것도, 한 톨의 숫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온종일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한 번씩 눈이 마주치면 알 수 없는 빈 동공 너머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한 알 수 없었던 그. 그런 그의 낮과 밤은 모른다. 안과 밖은 더더욱 모른다. 

 

하지만 그의 내심 깊숙이 2인자로 자랄 싹에 대해서는 제초제와 호미로 걷어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수장들은 절대 컨택 포인트를 다양화시키지 않는다. 

 

언제든지 등을 보여서는 안 된다. 다양하게 채널을 열어 놓는다는 것은 하이에나들에게 본인이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된다는 점을 그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권력자들은 2인자 혹은 ‘아래 것’들에게 맹목적인 충성 요구와 함께 배반에 따른 대가가 혹독하리라는 사실을 주입하며 약간의 당근과 매서운 채찍으로 전차를 이끄는 것이다. 

 

한 브랜드에서 20여 년, 혹은 10여 년 가까이 칠순에 가까운 노구(?)를 이끌고 권력을 유지하는 자들을 보곤 한다. 아 어쩌면 100세 시대라 그들이 선례를 보이는 건가. ‘오너는 아니지만 월급사장으로 존경받을 만한 일이지 않나?’ 하는 반론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업들의 특성은 고여 있다는 것이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한다. 

 

급변하는 시대이고 압구정동에서 신사동, 삼청동을 지나서 기름 번들거리는 성수동으로 휙휙 지나간다. Chat GPT는 웬만한 신입사원보다 낫다.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와 달려온 속성으로 멈출 때까지 그들은 빨고 핥고 그러다가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껍데기만 남은 브랜드와 그 속성에 익숙해지고 Chat GPT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고회로로 경쟁력마저 강탈당한 체.

 

미국 대통령선거가 논란이다. 7월, 8월 폭염에 지친 세태에 한줄기 빗줄기 같은 소식이 들렸다. 80세를 넘긴 현직 대통령이 가진 어드밴티지를 버리고 차기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용단을 내린 것이다. 

 

이후에 등장한 후보는 현직 부통령이자 여성이고 흑인이다. 선거 결과는 이 책이 발간되는 시점에서 드러나겠지만 미국의 재건을 부르짖는 전직 대통령이 초강대국으로의 복귀라는 꿈을 버리지 않는 대다수 백인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나타날 것도 같다. 

 

여전히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벽은 높다. 권력자들은 교묘하게 민중을 선동하는 법을 안다. 교화시키고 꿈을 제시하고 연봉과 승진이라는 청룡도를 쓸 줄 안다. 

 

그들이 주장하는 봉사와 헌신은 오로지 권력자가 아랫사람에게만 요구하는 기준인가. Chat GPT에게 질문을 했다.

 

“봉사와 헌신은 다른 사람들이나 사회에 대한 뜻이 깊고 이타적인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냅니다. 봉사는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돕는 것을 말하며, 헌신은 어떤 목표나 사명을 위해 희생적으로 힘써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이나 사회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반영합니다.”

 

우리가 기계보다 못한 건 아니지 않은가. 이제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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