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보다는 관리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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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일 회장의 넥스트는 ‘뷰티와 워크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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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4년 09월 25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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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보다는 관리 모드 

“대명화학이 지난 몇 년간 보여줬던 드라마틱한 투자는 사라진 듯합니다. 이제는 관리 모드로 돌입한 것으로 보여지면서 업계 역시 대명화학의 투자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제는 인수와 투자에 대한 열의가 다소 시들해진 것 같은 대명화학을 놓고 업계에서 나오는 말 중 하나다. 온라인 브랜드들을 과감히 인수하며, 보수적인 패션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대명화학이지만 작금의 경기 위축, 이율 폭등, 얼어붙은 투자시장과 함께 패션계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투자 열정도, 패션에 대한 관심도 다소 줄어든 듯하다.

 

자금 회수 들어갔나

대명화학이 지금까지 투자한 패션기업만 해도 100여 개가 넘는다. 브랜드 개수로만 보면 200개도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명은 문어발식 투자에서 ‘자금 회수’로 전략을 바꾸었다. 

 

이미 투자를 받았거나 신규 사업을 진행했던 여타 법인의 경우 더 이상의 추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각각의 기업들은 이제 자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투자 대비 이익을 내려는 것이 아닌, 이익이 발생하면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명화학의 투자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션에 대한 관심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대명은 또 다른 분야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다만 기존의 온라인 패션 기업보다는 미래지향적 사업과 뷰티라는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권오일 회장의 가장 큰 관심 분야는 뷰티와 워크웨어다. 일부 임원들에게는 뷰티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배울 것을 요구하기도 했고, 실질적으로 몇몇 브랜드는 암암리에 인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케어브랜드 ‘테>

 

화장품 유통회사 모스트

선케어 전문브랜드 ‘테’인수

지난 8월 대명의 계열사 폰드그룹이 화장품 유통회사인 모스트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트는 맥쿼리은행과 애플, 아마존 코리아 등에서 근무한 정다연 대표가 2019년 창업한 화장품 전문 수출기업으로. 글로벌 K뷰티 열풍의 주역인 코스알엑스, 조선미녀 등 30여 개 K뷰티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해왔다.

 

모스트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모스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브랜드 제품은 코스트코글로벌을 통해 북미와 멕시코, 대만, 호주 등에 유통되고 있다. 대명화학은 K뷰티와 모스트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트는 올해 전년 대비 180% 늘어난 3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내년 예상 매출은 500억 원이다. 

 

물론 대명화학은 과거부터 뷰티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계열사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자화사인 하이라이트뷰티스를 통해 키르시 블렌딩을 전개하고 있었다. 패션 브랜드 키르시가 론칭한 뷰티 브랜드 ‘키르시 블렌딩’은 현재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명은 최근 뷰티 브랜드 ‘테(TE)’를 인수, 본격적인 뷰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테는 선케어 전문 브랜드로 태양에서 영감을 받았다. 

 

현재 테는 세포라가 입점한 더 현대, 강남 파르나스몰, 잠실 롯데월드몰, 갤러리아 광교, 신촌 유플렉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는 자사몰 뿐 아니라, 롯데 면세점, 무신사 뷰티, SSG 닷컴 등에도 입점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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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캠핑>

 

 

한국판 워크맨, ‘워크업’ 출범

권 회장에게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중저가 ‘워크웨어’다. 

 

대명화학은 고릴라캠핑으로 잘 알려진 트레이딩포스트(대표 방교환)에 지난 2022년 투자를 감행했다. 고릴라캠핑은 코로나시기에 높은 판매를 기록하며 가치를 인정받았고 2022년 대명화학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올해 초 워크웨어 브랜드 ‘워크업’ 1호점을 오픈 영업을 시작했는데 계열사 모다아울렛에 대거 입점한 한편, 가두점을 공격적으로 오픈 현재 30여개 매장을 확보해 놓고 있다. 워크업은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워크맨’에서 착안되어 합리적 가격대에 트렌드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남성 층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현장 작업자 뿐 아니라 캠핑, 아웃도어, 스포츠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소비층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워크업은 올해 최대 50여개 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200호점 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같은 뷰티, 및 워크 웨어 등으로의 확장은 그동안 진행했던 대명화학의 온라인 패션 브랜드 투자와는 결을 달리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온라인 브랜드 투자 이후 정체기를 겪고 있는 사업 방향성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즉 권 회장은 뷰티와 워크웨어 분야가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익률 높은 분야에 투자

뷰티로의 확장은 대명화학의 계열사 중 하나인 고려에프앤에프가 주춧돌이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려에프앤에프는 식품향과 향장향을 주업으로 하는 전문향료회사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다. 지난해 역시 매출 296억원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하며, 그룹내에서도 알짜배기 회사로 여겨진다. 뷰티 브랜드 ‘테’ 인수와 론칭, 모스트 인수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대명의 자본력과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워크웨어 역시 비슷하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패션 업계와 가두 상권에 ‘워크업’을 통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 패션 중심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권오일 회장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뷰티 사업과 워크웨어 사업 모두 권 회장의 지휘 아래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계열사 대표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말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돈 되는 사업이 필요한 대명은 패션을 지나 뷰티와 워크웨어로 투자의 물길을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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