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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으로 문제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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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홍근 前 홍익대학교 패션대학장 (hkp1123@gmail.com) | 작성일 2024년 09월 05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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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으로 문제 풀기
 

지난번에 Chat GPT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획 생산 등 패션 산업에 적용하여, 더욱 스피디, 트렌디하게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또한 나날이 발전하는 AI와 더불어 살아가려면, 정보와 지식이라는 팩트의 세계를 꽉 쥐고 있는 AI와는 다른 무엇이 필요함을 우리는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것은 분명 팩트의 단순한 분석이 아닌 해석일 것이고,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로지컬(Logical)함을 넘어선 상상력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로저 마틴이 얘기한 “인간을 관찰하고 공감하여 소비자를 이해한 뒤, 다양한 대안을 찾는 확산적 사고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수렴적 사고의 반복을 통하여 혁신적 결과를 내는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이 디자인 씽킹이며,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통찰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이나 숨겨진 대상을 정확히 찾아내서 타겟팅(Targeting), 시각화(Visualization)라는 제대로 된 전달 방법과 루트를 통해 상대의 심중에 정확하게 전달(Communication)하는 일련의 과정 전체가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라고 얘기할 수 있다. 

 

회사나 학교에서 프로젝트 베이스로 디자인 씽킹을 해 본 분들은, 다양한 의견이 확산과 수렴이라는 몇몇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가 혁신적으로 풀리는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한마디로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혹은 잊고 있었던 것을 새롭게 적용하게 되는 등 보다 혁신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줌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은 기계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지식 컨테이너인 컴퓨터가 될 수는 없다. 이 전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은 모든 것을 외워 머리에 집어넣고 시험에 합격하면 일정 수준의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에게는 예전처럼 4년 공부해서 40년을 우려먹던 그런 레이지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식은 모두 공개되어 있다. 외울 필요 없이 언제나 손가락을 몇 번 두드리면 모든 팩트가 우리 손안에 들어온다. 이런 상황은 우리의 머리를 외우는 머리가 아닌, 로지컬하게 사고를 진행해 진실로 원하는 세계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 혁신 회사 아이디오(IDEO)의 디자인 컨설팅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1991년 ABC 방송국에서 송출한 아이디오의 ‘쇼핑카트 개발회의’는 디자인 씽킹의 원초적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소프트웨어공학, 산업디자인, 인터랙션디자인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Empathize, Define, Ideate, Prototype 그리고 테스트 단계를 필요에 따라서 랜덤으로 몇 번에 걸쳐 진행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디자인 씽킹에 입각한 아이디오의 문제 해결 방법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Empathize / Define 단계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그 상황에 들어가서 pain points를 공감하고 분석하여 실제의 문제를 도출해 내는 단계로 모든 방향에서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Empathize 단계를 세분하면, 관찰하거나(Observe),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듣거나(Interview),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Immerse) 단계를 말하며, Define은 문제를 잘 정의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문제가 무엇인지(Right Problem), 그 문제가 진정한 문제인지(Real), 논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Valuable), 확장성이나 영감을 주는 것인지(Inspiring) 살펴보고(Defining) 하여야 한다. 

 

다음 단계인 Ideate 단계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이다. 의견을 받아들일 때는 ‘But’은 없애고‘And’만을 사용하여 의견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편견을 버리고 생각의 범주를 정하지 말아야 하며, 엉뚱한 생각이나 작은 생각을 구체화하면서 혁신이 생겨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Prototype 단계에서는 가장 싸고 빠르게 만들 방법을 택하여 모두 같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사용자와 함께 테스트하면서 다시 문제점이 무엇인지 체크하고, 어느 단계로 돌아가서 보충하여야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 반복함으로써 완성을 추구하는 것이 디자인 씽킹 풀 프로세스이다.

 

AI가 융성한 발전을 거듭하는 시대에 살면서 인간 스스로 존엄성을 잃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 중 하나로 디자인 씽킹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보다 합리적이고, 다수 합의 일치의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혁신적인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꼭 활용해 보기를 제안한다.

 

아이디오의 CEO, 팀 브라운이 얘기하는 디자인 씽커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언급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분석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균형 및 반복 수행을 통해 현상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셋째, 긍정적 마인드를 지니며 넷째, 점진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과감한 시도를 하는 실험주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한 명의 천재가 아닌 여러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음 호부터는 지금까지 언급한 마케팅 이론들을 활용해 실제로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이어리처럼 펼쳐볼까 한다.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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