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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에도 매장을 찾게 하는 방법 ‘브라운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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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우섭 기자 (ws@fpost.co.kr) | 작성일 2024년 08월 2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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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야드>

 

입어본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브랜드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이 주가 되는 온라인 유통 채널보다 직접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여기, 상당기간 오프라인 전개를 고집하다가 유력 온라인 플랫폼의 간곡한 러브콜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 패션 브랜드가 있다. 입는 사람을 돋보이게 만드는 옷, 드러나는 형태감보다 각기 다른 체형과 알맞게 조화를 이루는 기본기에 충실한 디자인의 옷을 선보이는 브랜드. 씨에스에프디자인(대표 김전)이 전개하는 ‘브라운야드’다. 

 

‘브라운야드’는 2017년 봄 ‘뉴클래식’을 키워드로 론칭했다. 온라인 유통을 주력 채널로 잡아 단일 아이템 중저가격으로 소위 ‘간’을 보는 요즘 20~30대 타깃 신규 브랜드의 론칭 경향과는 다르게 풀컬렉션으로 직영점과 백화점을 출범했다. 특별한 판촉 프로모션 없이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오프라인 유통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 현재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고,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과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있다. 온라인 유통채널은 29CM을 시작으로 작년 하반기에야 무신사에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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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야드 신세계센텀점>

 

올해 7월까지 누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하며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작년 3월 오픈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연말까지 매출액 15억원, 신세계 대구점과 현대 판교점은 12억원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좋은 성과에 힘입어 연내 백화점 2개점, 서울 서촌 인근에 직영점 1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브라운야드’가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브랜드와 어울리는 유통을 확보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1세대 편집숍 에이랜드에서 4~5년간 리테일을 담당했다. 여러 지점에서 팀장을 맡아 댜양한 해외 브랜드를 경험하면서 패션 브랜드 육성의 꿈을 키웠다. 2017년 도매스틱 브랜드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할 때 ‘브라운야드’는 국내 편집숍에 브랜드를 선보였다. 

 

당시 온라인 플랫폼의 주역은 스트리트 브랜드. 김 대표가 만들고자 했던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다. 빠른 호흡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했던 유통 대신 크지 않지만 명확한 색깔이 있는 편집숍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잘 만든 브랜드를 성실하게 전파하는 김 대표의 바지런함이다. 패션 업계에서 김 전 대표는 열정맨이라 불린다. 그는 시즌 초, 차에 옷을 싣고 서울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 제주에 위치한 편집숍을 찾아 문을 두드린다. 현재 ‘브라운야드’는 비이커(한남, 청담), 에이트디비젼(명동), 옵스큐라(성수, 도산) 등 서울권 편집숍을 포함해 부산, 대전, 전주 등 지방을 포함해 12개 점에서 전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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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전 대표.>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한 욕심

‘브라운야드’가 선보이는 스타일은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브랜드 슬로건인 뉴클래식은 수트, 밀리터리, 아웃도어 등 남성복의 클래식 복식에서 나타나는 요소를 독자적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때문에 의미없는 디테일은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에 디자인팀은 원류 클래스를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의류의 원류를 알지 못하고 시도하는 변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들 중에서도 의류에 적용된 디테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버튼다운 셔츠를 만든다고 하면 왜 카라 안쪽에 버튼이 있는지 알아야 새롭게 변형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전 대표의 이야기다. ‘브라운야드’는 늘 ‘새로운 옷을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를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국내 브랜드에서 흔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브라운야드’만의 재미다. 작년 가을 출시한 스테디 셔츠의 경우, 소비자에게 좋은 옷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성이고 마진이고 일단 미뤄두고 초고가 원단을 사용했다. 스테디 셔츠에 쓰인 스위스産 원단 ‘알루모’는 실크와 비슷한 촉감과 알프스 산맥의 청정수로 염색한 특유의 색감이 특징. ‘알루모’의 주 거래선이 ‘에르메스’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라는 점이 가격대를 짐작케 해준다. 

 

올 추동 시즌에는 ‘라잇프리드 로덴’이라는 원단을 사용해 코트를 만든다고 한다. 해당 원단은 ‘프라다’의 오트쿠튀르 라인에 주로 납품된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 이렇게 만든다고 회사가 망하지야 않겠지만, 남는 장사는 분명히 아닐터인데. 대표의 설명을 들어봤다.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떳떳하게 고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만족하지 않는 옷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심으로요. 작년에 출시한 패딩은 충전재가 얼라이드 900필퍼, 겉감은 퍼텍스를 사용했어요. 솔직히 우리나라 겨울 날씨보다 오버스팩이기는 하죠(웃음). 욕심이라기보단 우리 브랜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돌아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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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야드>

 

 

우먼 라인, 그리고 스포츠 라인 ‘밸런스’

‘브라운야드’의 방향성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경험을 토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즉, 브랜드 운영자가 경험하는 것을 고객과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그 연장선상에서 론칭한 제품군이 올 여름 선보인 밸런스 라인이다. 

 

밸런스 라인은 ‘밸런스 오브 라이프’를 슬로건으로 한 스포츠 컬렉션이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군으로, 매 시즌 다른 스포츠 콘셉트를 제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콘셉트는 러닝으로 잡았다. 러닝에 특화된 슬리브, 쇼츠 팬츠 트레일 베스트, 모자, 양말 제품을 선보인다. 김 대표 홀로 사업을 운영하며 새벽까지 야근을 이어가는 일이 많아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느끼다가 다시 시작한 러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현재 밸런스라인은 러닝 붐을 타고 반응이 아주 좋다. 출시 직후부터 러닝 마니아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다수 편집숍에서 수주를 받았다. 올 겨울에는 방한 러닝 제품도 출시된다. 한남 플래그십스토어에는 다양한 러닝 브랜드 제품을 밸런스 라인과 함깨 소개하는 조닝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브라운야드’는 2019년 가을 제로(우먼) 라인도 론칭한 바 있다. 남성복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재와 패턴, 실루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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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이피피>

 

 

 

편집숍 ‘숍EPP’, 진주같은 브랜드 발굴

씨에스에프디자인은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SHOP EPP(이하 이피피)’도 운영 중이다. ‘이피피’는 ‘브라운야드’ 한남과 같은 건물 1~2층에 위치해있으며 입점 브랜드는 30여개다. 국내 브랜드로는 ‘아모멘토 우먼’ ‘헬로 썬라이즈’ ‘뮤제드’ 등을 소개하고 있고 해외 브랜드로는 영국 ‘템스(MMXX)’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편집숍 1층에는 입점 브랜드 중 선별해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 달 동안 ‘에이이에이이(aeae)’가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최근 한남동에 국내 로컬 브랜드를 찾는 일본,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입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브라운야드를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어요. 반대로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제 브랜드를 알리고 싶기도 합니다. 남의 떡이 커보였던 점도 있습니다(웃음). 너무 멋있는 국내 브랜드가 많으니까요. 초기 브라운야드를 만들 때 ‘국내에도 해외 유명 브랜드만큼이나 멋있는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라고 결심했어요.  초심을 잃지 않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이 브랜드, 진지하게 원류와 본질을 이야기하면서도 더 큰 남의 떡을 인정하는 쿨함이 멋지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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