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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형 체험 공간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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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4년 06월 1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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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스피어(Sphere)​>

 

지금 한정된 공간에서만 느낄수 있는 경험

몰입형 공간 결국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

2023년 9월, 미국 라스베가스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 모양 건축물인 ‘스피어(Sphere)’가 그 정체를 드러내자 화제가 되었다. 

스피어는 총 공사비 23억 달러 (약 3조 2천억 원)를 들여 만든, 약 1만 8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모양으로 생긴 거대한 시설이다. 높이 111m, 너비 157m의 외벽은 전면 LED로 덮여 있고, LED에서 송출되는 화려한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부 공연장 또한 LED로 덮여 있고, 16만 7천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스피어에서 열린 록밴드 U2의 공연에서는 라이브 공연과 싱크로 되어 상영되는 영상이 공연장 전체를 감싸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체험의 공연을 선사했다.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많은 기사들이 스피어에서의 경험을 ‘The Future Of Immersive(몰입형) Entertainment’라고 설명하고 있다. ‘Immersive’는 ‘몰입되는, 몰입’의 의미로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주목하는 키워드이다. 국내에서도 5월 1일, 인천 영종도에 ‘르 스페이스 인스파이어’라는 이름의 몰입형 전시가 문을 열었다. 미지 세계로의 여행을 주제로 영상, 음악, 조명을 활용하여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이렇듯 3D 영상이나 음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공간에 있는 사람이 콘텐츠의 세계관에 깊이 빠져드는 경험을 설계하는 ‘체험형 전시’는 일본에서도 확산 중이다.

 

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전시를 만들다, 팀랩 (Team Lab)

대표적인 몰입형 전시는 ‘팀랩 (team lab)’이 만드는 디지털 아트 전시이다. 팀랩 플래닛 도쿄(TeamLab Planets TOKYO)는 도쿄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공간이다. 방문객은 맨발로 공간을 탐험하여 빛과 프로젝션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예술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온몸으로 몰입하는 아트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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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는 장소인 아자부다이힐즈의 지하에도 팀랩이 만든 디지털 아트 전시가 들어섰다. 아자부다이힐즈를 만든 모리 빌딩은 예술이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미 롯본기 힐즈 53층에는 모리 미술관을 넣는 행보를 보였다. 모리 빌딩이 아자부다이힐즈를 만들면서 선택한 예술은 팀랩이었다. 

 

팀랩이 아자부다이힐즈에 처음 선보인 전시는 ‘버블 유니버스(Bubble Universe)’로 거울로 덮인 공간이 여러개의 구체로 채워져 있고 사람이 가까이 다가서면 빛의 연쇄가 일어난다. 바닥도 거울로 되어 있어 변화하는 공간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디지털과 테크놀로지에 의해 어느 곳에도 경계가 없고, 신체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팀랩 관계자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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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부다이힐즈의 지하에도 팀랩이 만든 디지털 아트 전시>

 

 

미술에 디지털을 입혀 몰입감을 선사하다

2024년 1월에는 도쿄 시나가와구 테라다 창고에서 ‘반 고흐 라이브 도쿄전’이 열렸다. 세계 99개의 도시를 순회한 반 고흐의 작품을 오감으로 즐기는 체험형 전시회이다. 어두운 전시실에 들어서면 커다란 벽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고, 벽과 바닥에 고흐 작품의 영상이 투사된다. 마치 거대한 캔버스에 둘려 싸여 있는 듯한 기분이다. 영상의 한 사이클은 약 40분이며, 반 고흐의 연고지를 돌아보는 구성이다. 

 

고흐의 유명 작품인 ‘해바라기’를 포함하여 수많은 인물상 등이 360도 펼쳐지며 반 고흐가 그려낸 세계에 압도당한다. 작품을 하나하나 감상하며 돌아다니는 기존 전시와는 다르게 작품들이 내게 다가와 주는 듯한 느낌이다. 그림 뿐 아니라 전시장에는 영상에 맞춰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오리지널 아로마 향이 은은하게 퍼져 오감으로 고흐를 느낄 수 있다. 

 

체험형 디지털 아트극장

2024년 5월 현재,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에 위치한 카도가와 무사시노 뮤지엄 (角川武蔵野ミュージアム)에서도 달리의 체험형 전시회인 ‘살바도르 달리’가 열리고 있다. 

 

300평이 넘는 공간에 32대의 프로젝터를 설치한 ‘체험형 디지털 아트 극장’에서는 12막으로 구성된 약 30분 분량의 영상이 나온다. 달리의 작품을 비롯하여 달리의 사진과 영화 등으로 구성된 영상이 상영되는데 사람들은 앉거나 서거나 때로는 멈춰서는 등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각자만의 전시를 즐긴다. 기존의 회화전과는 다른 느낌의 공간 전체가 예술인 전시이다. 

 

전시 프로듀서인 이마이(今井)씨는 “어느 한 곳도 정면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없고, 올바른 감상법도 없다. 360도로 둘러싸여 있어 보는 사람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다. 각자 자신만의 전시를 만들 수 있다”며 매력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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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포트 도쿄>

 

관객이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 몰입하다 

디지털 아트와 기술을 활용한 전시가 대표적인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사례이지만 기술을 활용하지 않아도 관객을 몰입하도록 만드는 곳이 있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이다. 테마파크는 시설 전체의 건물, 출연진의 의상, 행동 등을 전략적으로 구성하여 테마에 맞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세계관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최근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몰입형 테마파크’가 2024년 3월 도쿄 오다이바에 문을 열었다. 

 

이머시브 포트 도쿄 (Immersive Fort Tokyo)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작품에 고객이 참여하는 쇼를 10개 구역에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약 90분에 걸쳐서 진행되는 ‘더 셜록’은 명탐정 셜록 홈즈가 용의자를 쫓는데 관객들이 스토리에 참여하여 함께 수수께끼를 풀거나 등장인물을 쫓아다니며 스토리에 몰입하는 쇼이다. ‘에도 오이란 기담’에서는 200년 전 에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100개 이상의 스토리와 등장인물을 만나는 곳이다. 

 

몰입형 체험을 설계하기에는 실내가 더 적합하지만 자연과 디지털을 융합한 몰입형 전시도 가능하다. 작년 11월, 오다이바의 해변 공원에는 해변 전체를 프로젝션 맵핑으로 연출한 콘코디아 (CONCORDIA)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가을과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해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데, 몰입형 경험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 내면 비수기에 줄어드는 수요를 극복할 수 있다. 

 

몰입형 공간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

앞으로 이러한 몰입형 공간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레스토랑, 상업시설, 미술관, 박물관 등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고해상 LED와 프로젝션 맵핑의 비용이 낮아지며 현실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한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가능해진 점 또한 몰입형 공간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오감으로 느끼며 몰입하는 비일상적인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위에 소개한 전시들은 체험하는 동안 그 세계에 내가 녹아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단순히 예술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에 몸을 맡겨야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 같은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기기의 등장으로 우리는 쉽게 가상 공간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 있든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VR이 확산될 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 일부러 가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지금, 여기서, 당신만이 느낄 수 있는’ 몰입형 시설에 고객들은 더 열광할 것이다. 

 

팀랩의 글로벌 브랜드 디렉터인 쿠도 타카시 (工藤岳)씨의 인터뷰 중 한 문장이 최근 체험형 전시가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인간은 카메라처럼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신체로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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