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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카피, 최소 3번은 우려먹는 팔리는 글쓰기 방법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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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희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honghee.choe@wadiz.kr) | 작성일 2024년 01월 2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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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은 카피, 최소 3번은 우려먹는 팔리는 글쓰기 방법 3가지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말이나, 심지어 칭찬일지라도 반복해서 들으면 듣기 싫고 지겨워진다는 뜻이죠. 나아가서는 말하는 사람의 저의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지금 이거, 칭찬이라고 하는 건데 나 먹이는 건가?’

 

그래서 상세페이지를 쓰는 실무자, SNS 광고 카피를 써야 하는 마케터들은 어렵습니다. 우리 브랜드의 신제품은 지난 시즌 제품과 어느 정도 비슷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난 시즌에 장점이라고 내세웠던 것들을 이번 시즌에도 그대로 말해야 할 때가 잦습니다. 쓰는 나조차도 지겨워 죽을 맛인데, 우리 고객들이 이 상세페이지를 보면서 구매하고 싶다는 마음이 동할지도 판단이 안서죠.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태어나 지금까지 달걀을 몇 알이나 드셨을 것 같으신가요? 닭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저만 해도 수천 알은 우습게 넘길 겁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달걀을 너무 많이 먹어 질려버리신 분, 계신가요? (양계장 자제분들은 제외입니다.)

 

달걀이 지겹지 않은 이유는, 일단 영양이 풍부합니다. 먹거리가 풍부해진 요즘에도 종종 ‘완전식품’이라는 추앙을 받죠. 어떤 요리에 쓰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리 방법도 간단합니다.

 

프라이로 부치거나 스크램블로 볶거나 뜨거운 물에 삶거나. 편의점은 구운 계란들이 점령했고 그마저도 귀찮은 날에는 끓는 라면에 무심히 툭 깨트려 넣으면 그만입니다.

 

다양한 요리법만큼이나 달걀이 주인공인 요리도 많죠. 계란말이나 계란찜 정도는 바로 떠오르셨을 거고, 계란을 ‘활용한’ 요리로 그 범위를 확대하면 지면이 모자랄 겁니다. 당장 간장계란밥만 해도 집집마다 레시피가 다르니까요.

 

조금씩 배가 고파지려 하니 다시 팔리는 글쓰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듣기 좋은 꽃노래를 골백번 반복해도 고객들이 질리지 않게 듣는 방법은, 계란의 요리 방법과 비슷합니다. 

 

계란이라는 재료, 곧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같을지라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USP도 수백 가지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셈입니다.

 

똑같은 카피, 최소 3번은 우려먹는 팔리는 글쓰기 방법 3가지

 

첫 번째 요리 방법, 쪼개기

가장 쉬운 건 역시 ‘쪼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제품의 USP를 쪼개어 더 세부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글을 쓰는 건데요. 

 

무를 나박썰기하면 섞박지, 정육면체로 깍둑썰기하면 깍두기가 되는 것과 비슷하겠네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헤어숍 원장이 직접 개발한 탈모 기능성 샴푸’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1-1.헤어숍 원장이 직접 개발했다는 점을 살리고자 이런 식으로 상세페이지 속 카피를 써볼 수 있겠습니다.


매일 수십 명의 두피와 모발을 만지는 게 일인 사람이니까 어떤 변화를 관찰해야 진짜 효과가 있는 건지 잘 알 수밖에요. 

 

두피와 모발은 기본, 각질과 유분까지 개선이 필요한데 기존 성분들로는 임상시험에서 변화가 미미해 결국 효능위주로 그린 Complex를 직접 배합했습니다.

 

1-2. 나박썰기로 쓰인 이 문장, 깍둑썰기로 조금 더 작게 쪼개어 표현해 볼까요?


펌이나 염색을 할 때는 두피의 상태까지 관찰해야 하고 커트나 드라이를 할 때는 모발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게 제 일이에요. 

 

어떤 변화를 관찰해야 진짜 효과가 있는 건지 잘 알 수밖에 없는데, 특히 샴푸는 모발과 두피에 동시에 닿다 보니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효과를 볼 수 없겠더라고요. 

 

두피와 모발은 기본, 각질과 유분까지 개선이 필요한데 기존 성분들로는 임상시험에서 변화가 미미해 결국 효능위주로 그린 Complex를 직접 배합했습니다.

 

1-3. 어디가 어떻게 쪼개졌는지 보이시나요?


매일 수십 명의 두피와 모발을 만지는 게 일인 사람 펌이나 염색을 할 때는 두피의 상태까지 관찰해야 하고, 커트나 드라이를 할 때는 모발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게 제 일

 

진짜 효과가 있는 건지 잘 알 수밖에(진짜 효과가 있으려면) 샴푸는 모발과 두피에 동시에 닿다 보니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두피와 모발을 만지는 일’을 펌과 염색을 할 때와 커트와 드라이를 할 때로 쪼개서 썼더니, 따지고 보면 같은 내용인데도 전혀 다른 카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진짜 효과’도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아야 진짜 효과’라는 내용으로 쪼갠 뒤, 이를 문맥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카피의 방향성을 잡았죠.

 

USP를 카피로 풀어내는 게 어려운 이유는 ‘헤어숍 원장’이라는 거대한 말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헤어숍 원장이 하는 일은 여러 가지인데, 이를 쪼개서 ‘두피와 모발을 만지는 사람’으로 바꾸는 것에서부터 카피의 실마리가 보이실 거예요. 실마리가 한 번 잡히면? 마구 쪼개어 쓰면 그만입니다.

 

두 번째 요리 방법, 다른 재료 섞기

소개를 받아 오신 분들께만 상세페이지를 컨설팅하거나 기획하는 게 제 일이다 보니, 대표님들을 만날 때가 많은데요.

 

USP를 매력적으로 설명하는 카피를 써보시라고 권하면 보통 한 가지 USP를 1개의 문장으로 풀어내실 때가 대부분입니다.

 

내 제품이나 서비스의 USP가 다섯 가지 정도라면, 내가 쓸 수 있는 상세페이지의 카피는 5개밖에 되지 않을 수 있죠.

 

그래서 서로 다른 USP, 곧 재료를 섞어 더욱 더 고객을 끌어당겨야 합니다. 

 

스크램블 에그를 볶을 때 굴 소스를 약간만 더 넣으면 밥반찬으로 그만인 것 처럼요.

 

베라펠레 인증 가죽으로 제작한 여성용 핸드백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가죽 핸드백인데도 불구하고 29만 원에 선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베라펠레 인증 가죽’과 매력적인 ‘29만 원’이 제품의 USP인 것을 알 수 있죠. 이 USP를 별개의 문장으로 각각 따로 어필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베라펠레 인증을 받은 이탈리아 가죽입니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로 가죽의 정수입니다.

 

수백만 원 대 명품 브랜드의 퀄리티이지만 가격은 29만 원. 거품을 빼고 선보입니다.

 

하지만 베라펠레 인증 가죽과 가격을 섞어서 카피를 쓰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이런 식으로 써보겠습니다.

 

수백만 원의 명품 브랜드들도 가죽 핸드백의 베라펠레 인증 여부를 밝히지 않지만 ○○백은 29만 원에 이탈리아 가죽의 정수를 선보입니다.

 

 똑같은 카피, 최소 3번은 우려먹는 팔리는 글쓰기 방법 3가지 

 

세 번째 요리 방법, 요리하는 사람 바꾸기

중식의 대가, 이연복 쉐프가 선보이는 까르보나라 파스타. 갑자기 귀가 번쩍 뜨이며 한 번 정도는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하다못해 계란 프라이라도 ‘스파이더맨’을 연기한 톰 홀랜드가 부쳐준다 하면 색다를 것 같죠.

 

팔리는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제품의 USP를 누구의 입을 빌려 말하느냐에 따라 그 매력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지난 시즌에서는 실무자나 마케터인 내가 우리 제품의 USP를 설명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USP를 설명해 보세요. ‘캐시미어 니트의 가격’을 예시로 들어 보겠습니다.

 

3-1. 내가 말할 때


합리적인 가격의 캐시미어 니트를 소개합니다. 캐시미어의 부드러운 느낌을 합성섬유로 구현한 ‘캐시미어 터치’ 니트가 아닌, 몽골 캐시미어 10%를 함유한 리얼 캐시미어 니트를 맨투맨 가격으로 만나 보세요.

 

3-2. 공장장님이 말할 때


“야, 너희 사장님 진짜 철도 없다. 그 가격이면 맨투맨 정도밖에 안 되는데 먹고 살 수나 있겠냐?” 몽골 캐시미어를 10% 함유한 리얼 캐시미어 니트를 이 가격으로 소개한다 했을 때, 공장장님이 반쯤은 진심을 섞어 해주신 걱정이었습니다.

 

3-3. 고객님이 말할 때


가격이 너무 저렴한데 진짜 캐시미어가 들어간 게 맞냐고, 혼용률을 1:1 문의하기로 물어보시는 고객님들이 정말 많았어요. 문의가 폭주하다 보니 상세페이지 맨 위에 혼용률을 큼직하게 써넣었습니다. 네, 몽골 캐시미어가 10% 함유된 니트가 이 가격 맞아요.

 

저는 지난 12월에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호텔 조식을 먹을 때마다 계란을 어떻게 요리할지 물어보시는데, 아는 게 프라이 아니면 스크램블이니 제 대답은 궁색하기 그지없었죠. 

 

그런데 이 ‘프라이’도 얼마나 익히느냐에 따라 이름이 모두 달랐습니다. 덕분에 생전 피하던 서니 사이드 업도 먹어보고, 다채로운 계란 프라이를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팔리는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하던 대로, 우리 브랜드는 그냥 이래 왔으니까. 

 

완전히 익힌 계란 프라이 ‘오버 하드’만 먹는 셈이죠. 조금만 시도를 해보면 눈앞에는 서니 사이드 업, 오버 이지, 오버 미디움, 오믈렛 등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1월의 힘을 빌려, 듣기 좋은 꽃노래도 백 번을 다르게 불러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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