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코드만의 콘텐츠 더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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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희선 기자·이우섭 기자 (fpost@fpost.co.kr) 작성일 2023년 10월 31일 프린트본문
10주년 맞은 '패션코드'
패션쇼와 수주회를 열어 국내 패션 디자이너의 국내외 마케팅을 돕는 패션코드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패션코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회장 명유석) 공동 주관으로 매 해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2024 S/S 시즌에는 10주년을 맞아 ‘10 YEAR CELEBRATION’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패션코드 아카이빙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패션문화전시관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패션코드에는 83개 국내 브랜드와 자카르타패션위크 교류 프로그램으로 참가하는 2개 인도네시아 브랜드 등 총 85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패션쇼는 12개 브랜드가 개별쇼(4개)와 연합쇼(4개)를 펼쳤다.
사전 매칭은 적었지만 현장선 적극 상담
보통 패션코드와 서울패션위크는 비슷한 기간에서 진행됐다. 수주전시회가 연달아 진행되다 보니 해외 바이어가 한 번의 방문에 두 행사를 볼 수 있기에 참가하는 바이어가 많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서울패션위크가 기존 보다 한 달 가량 일정을 앞당겨 진행되었던 탓에 두 행사가 열리는 기간에 텀이 생겨 참관 바이어 수가 적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행사 전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패션코드에 참가한 브랜드 상당수가 한 달 앞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도 참가했다. 이들은 행사의 목적이 수주인 점을 감안했을 때 두 행사가 비슷한 기간에 개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대로 서울패션위크 일정이 빨라져 미처 완성하지 못한 컬렉션을 패션코드를 통해서는 보여줄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패션코드와 서울패션위크에 모두 참가했던 A 디자이너는 “바이어의 입장에서도 한 달 차이로 열리는 행사를 참가하기 위해 상주하거나 재방문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바이어 대부분이 시즌 룩북을 보여 달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패션위크 때는 제품은 완성했어도 룩북 제작을 하지 못했는데 패션코드에서는 제품과 룩북 모두 보여줄 수 있었다. 행사 주관사가 다르기에 일정을 조율하기 어려운 것도 이해하지만 협의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수의 참가 디자이너들은 이번 패션코드에서 사전 매칭된 바이어는 적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패션위크 보다 더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는 의견이었다.
B 디자이너는 “바이어 수가 비교적 적다는 것은 예상했다. 전체 사전 비즈니스 매칭 건수는 서울패션위크에 비해 적지만 현장에서 만난 바이어는 오히려 많았다”면서 “패션코드가 미팅 운영은 더 깔끔했다. 서울패션위크 때는 우리 브랜드 분야와 전혀 다른 바이어가 매칭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패션코드에서 매칭된 바이어는 전문적이고 관심도 높았다”고 말했다.
패션코드 운영에 만족하는 디자이너는 사전 바이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점과 보기 편한 매칭 테이블을 꼽았다. 서울패션위크도 사전 바이어 정보를 제공했지만 일부 바이어 정보와 운영 편집숍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가 제대로 접속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주회가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내 패션 브랜드가 해외 진출하는 방법으로 패션쇼나 수주회 이외에도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협업 콘텐츠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지원 행사 역시 그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콘텐츠 보여주는 행사로
C 디자이너는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굳이 패션쇼를 열고 수주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SNS나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제작해 마케팅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 프로그램도 좀 더 자유분방한 방식으로 브랜드가 어필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일부는 홀세일 비즈니스가 점점 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전체 컬렉션 중 특정 제품만을 소량으로 주문하는 바이어가 많아져 주문을 받아도 생산 단계까지 넘어가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D 디자이너는 “바이어들의 요구사항이 까다롭고 몇 개 샘플만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봉제공장에서 요구하는 최소 주문량을 확보하지 못해 샘플실에서 직접 꼬매는 실정”이라며 “오더 받은 적은 수량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단과 부자재 핸들링 비용까지 감안하면 결국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예술성을 브랜드에 담다”
아드베스 | 최현범 디렉터, 고민우 디자이너
아드베스는 차별화된 예술성을 보여주는 여성복 기반의 유니섹스 브랜드다. 대표 아이템은 케이프, 레그워머.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직접 제작한 오브제 등을 소개해 제품이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스토리텔링으로써 전달하려고 한다. 메인 제품의 경우 스트리트 댄서들이 찾아주면서 반응을 얻게 됐고 다른 브랜드와 함께 기획해 팝업을 진행했을 때도 인기가 좋았다. 이번 시즌은 태풍의 눈이 주제다. 태풍을 헤쳐 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특히 케이프 형태의 우이제품을 선보인다. 비바람을 맞았을 때 날림을 표현하고자 나일론 소재, 가죽, 데님 등을 사용했다. 태풍을 극복해 나가듯 어둡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밝은 느낌을 표현하고자 컬렉션에서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다. 현재 유통은 온라인 플랫폼과 이상봉 셀렉숍 등에 입점해 있으며 지난 시즌부터 홀세일에 집중하고자 일본, 인도네시아 트레이드쇼에 참가했다.
“전통 한복을 친근한 패션으로”
리슬 | 황이슬 디자이너
리슬은 한복의 형태, 색상, 무늬들을 모던한 감성으로 녹여낸다. 20~30초반 여성들이 메인 타깃으로 온라인 베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전주와 홍대 자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자체 팬덤이 강한 것이 장점으로 자사몰 매출 비중이 70%다. 브랜드 초기부터 소비자와의 소통을 핵심으로 가져왔다. 대표 제품은 다코 등 아우터로 형태로 소재와 무늬에서 한복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이다. 한국의 두루마리 포를 베이스로 만들어 서양의 로브하고 형태가 닮아있다. 시즌별로 패턴과 디자인을 조금씩 변형해 출시하는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전통 한복을 일상에서도 쉽게 즐기는 친근한 패션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자연·사회 문화현상을 옷으로 표현한다”
페노메논시퍼 | 장세훈 디자이너
페노메논시퍼는 자연이나 사회 문화현상을 구현하는 부티크 캐주얼 브랜드다. ‘CULTURE EMBODY’라는 슬로건 아래 문화의 순환과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예술 확장을 추구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품은 눈꽃 결정을 표현한 프린팅 티셔츠나, 안감에 직접 촬영한 사진의 프린팅을 집어넣는 자연물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컬렉션은 필름현상으로 주제를 정했다. 사진을 찍고 기록하고 인화하는 과정들을 컬렉션에 녹여냈다. 이전에는 컬렉션 콘셉트를 전판에 넣는 방식으로 전개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과하지 않게 포인트로만 사용해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현재 오프라인 유통은 이상봉 셀렉샵, 더 바이닐클로젯, 온라인은 하고, 무신사에 입점해 있다.
“작은 변화가 일상에 선한 영향 미쳤으면”
피코먼트 | 여은영 디자이너
아주 작은 변화가 일으키는 삶의 변화가 브랜드 스토리다. 사실 액세서리는 의류에 비해 선택의 영역이지만 작은 액세서리가 주는 변화가 삶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이번 콘셉트는 아이코닉 러버다. 아이코닉한 모양을 4개를 선정해 2~3달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모양은 하트, 캣아이 선글라스, 리본 마지막을 당일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브랜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 색깔과 스토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 유통 확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최근 대구에 위치한 미술관 미래농원 내부에 마련된 더 라스트 백업스토어에 입점해 액세서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자사 소유의 버추얼 모델을 활용해 컬렉션 화보촬영을 진행한다.
“아트워크로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만지 | 김지만 디자이너
아트워크 기반으로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다. 형태나, 소재의 느낌으로 전달하기보다 직관적인 슬로건으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과거에는 아트워크가 아닌 옷으로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실 옷을 구조적으로 고민했던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실루엣을 베이직하게 만들면서 아트워크 활용을 높였다. 작년 10월부터 노세일을 진행한 결과 오히려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론칭 10년 맞아 ‘핸들 자수 코트’를 재해석해 제작했고 의류뿐만 아니라 아트워크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홀세일 보다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데, 해외 쇼룸에 참가해 바이어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생력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유통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자사몰을 중심으로 편집숍 에이랜드, 수피, 한컬렉션, 플라넷비에 입점해있다. 올해 3년 만에 윈터 시즌을 제작했고 이달 중 서울 문래동에서 일주일간 제품을 소개한다.
“매 시즌 다른 콘셉트로 설득한다”
뉴웨이브 보이즈 | 김윤재, 이지 디자이너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디자이너의 개성과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매 시즌 변화하는 콘셉트로 다양한 디자인에 도전한다. 트렌디한 제품을 디자이너 해석에 맞게 재해석하고 있다. 이전에는 남성복을 중심으로 전개하다 2024 S/S 시즌부터 여성복을 추가했다. 대표 제품은 웨이비 핏 팬츠다. 파도치는 실루엣이 적용된 팬츠로, 같은 실루엣으로 데님 팬츠, 슬랙스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소개하고 있다. 2023 F/W 시즌 미국 바이어에게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제품이다. 앞으로 국내 내수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쇼 피스 제품을 축소하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의 비율을 늘릴 예정이다. 현재 유통은 무신사, 29CM, 이상봉 셀렉숍에 입점해 있다.
“구조적 실루엣과 무게감 재해석”
한나신 | 신한나 디자이너
건축의 구조적인 실루엣과 직물의 무게감을 재해석해 아방가르드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여성복이다. 신한나 디자이너는 “독립 패션쇼 오프닝을 장식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번 쇼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나신은 컬러와 실루엣을 과감하게 표현해 앞으로도 패션코드를 비롯해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 트렌드페어에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표현이 색깔인 브랜드”
지민리 | 이지민 디자이너
성(性)에 대한 탐구, 욕망을 표출하고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하는 유니섹스 브랜드다. 이지민 디자이너는 “2020년 국내에서 론칭했고, 디자이너로서의 데뷔는 뉴욕에서 시작했다. 서울패션위크 패션쇼 무대에도 오른 경험이 있으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패션쇼에서 사람들에게 컬렉션을 선보이고 싶다. 작년에 이어 패션코드에 두 번째로 참여했다. 지민리는 국내에서는 자사몰, 서울스토어에서 전개 중이며, 독일에서도 제품을 선보인 경험이 있다. 이번 수주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해외 스토어에 입점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데님으로 승부”
블랙비스트 | 임강산 디자이너
“웨크웨어가 가진 매력을 표현”
요석 | 황요석 디자이너
워크웨어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과 디자인적 요소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풀어내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패션을 선보이는 남성복이다. 황요석 디자이너는 “브랜드를 론칭한 지는 1년이 채 안 된다. 패션을 전공했으나 이후 다른 분야에서 일을 했고, 패션 디자이너로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으로 경기도와 양주시가 지원하는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지원해 입주했다. 이를 계기로 이번 패션코드 수주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크웨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디테일과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소스들을 관찰하여 패턴과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패션코드는 남성복 브랜드로서 첫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는 자리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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