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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코어의 중심에 ‘아크테릭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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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3년 04월 1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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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SRT 열차에 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당시 입은 ‘파이어비 파카’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은 서울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에 탑승하는 중이었는데, 빨간색 패딩 점퍼가 언론에 노출됐고, 이는 ‘재드래곤 패딩’으로 불리며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뉴진스의 민지는 2022 KBS 가요대축제 무대에서 특정 아웃도어 브랜드의 재킷을 과감한 크롭 기장으로 리폼해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고인이 된 버질 아블로와 래퍼 드레이크, 트레비스 스캇 등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이 착용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한다.

 

최근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서 고프코어 룩을 선도하고 있는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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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테릭스>

 

아크테릭스는 왜 젊은이의 교복이 됐을까

아크테릭스를 독점 수입하는 넬슨스포츠코리아 정해빈 상무는 “아크테릭스는 어떤 브랜드보다 잘 만든 옷이고 잘 만든 옷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한다.

 

잘 만들어진 옷과 장비들을 사용해 본 소비자들이 이러한 제품을 전파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제품의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모든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고 이유 없는 디테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아크테릭스 본사 디자이너 모두 실제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패션이나 감성을 위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웃도어 활동의 목적과 유저들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해 왔고, 이런 와중에 패션을 사랑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고객이 옷을 접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넬슨스포츠는 지난 2000년부터 아크테릭스를 국내에 수입 전개해 왔으니 올해로 24년차다. 

 

물론 과거에도 아크테릭스가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명품 아웃도어라 불려왔지만 그동안 국내 점유율은 높지 않았다. 론칭 이후 십 수 년 간 200~300억 원대 매출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고프코어 트렌드의 중심에 선 것이다. 2020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370억 원 규모로 뛰어올랐고, 2021년에는 550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00억 원, 올해는 8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이면 1천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해빈 상무는 “아크테릭스를 포함해 현재 총 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아크테릭스의 매출은 회사 총매출에서 100억 원만 제하면 된다. 직영사업 뿐 아니라 홀세일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통상적인 판매가 기준으로 보면 올해 1천억 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크테릭스 파이어비 파카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며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커다란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파이어비 파카는 매출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당 제품 재고가 100장 남짓에 불과했고, 심지어는 이 회장이 이월 상품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젊은 층의 대거 유입, 고프코어 룩의 확산 속에 국내 시장에서 아크테릭스가 성장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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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테릭스>

 

지난해 춘하시즌 판매율 95% 기록

이후 아크테릭스는 고어텍스 베타 재킷이 고프코어 룩의 교복템으로 불리며 젊은 남성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여성층의 구매도 잇따랐다. 여기에 뉴진스가 액세서리 배낭을 메고, 연예인 및 인기 인플루언서가 가세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특히 최근 출시한 헬리야드 백팩은 출고하자마자 당일에 완판되기도 했다.

 

기존 아크테릭스의 남성과 여성고객 비중은 80:20으로 압도적으로 남성 고객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검색량을 보면 여성 비율이 40%까지 늘어났다. 

 

중장년층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연령층도 달라졌다. 30대 초반이 26%로 가장 높아졌고, 최근에는 국내 10대들 사이에서도 유행하는 중이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10대들이 입기 시작했다는 브랜드’라는 제목으로 아크테릭스가 소개되고 있다. 즉 10~70대까지 착용하는 패션 브랜드가 된 셈이다.

 

소비자들의 폭발적 수요는 매장에 물건이 없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지난해 춘하 시즌 판매율은 95%에 달했다. 매장과 아울렛은 제품이 없어 텅텅 비었다.

 

지난해 추동 시즌에는 물건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부분의 물량이 12월에 입고됐음에도 높은 판매율로 이어졌다.

​​

 

글로벌 마켓에서 선전, 국내에도 영향

아크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서의 인기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아크테릭스는 글로벌 마켓에서 30%가 넘는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이중 아시아 시장 성장률이 가장 높다. 폭풍의 핵은 단연 중국이다. 

 

아크테릭스를 보유하고 있는 아머스포츠가 2019년 중국 안타스포츠로 인수되면서 중국내 판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현재 매출 규모는 중국에 이어 미국, 캐나다가 뒤를 잇고 있으며 국내는 일본과 함께 5~6위  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인구대비 소비량은 1위권에 해당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아크테릭스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급 브랜드, 명품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한다. 

 

아크테릭스의 근간인 가장 이상적인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결과물, 즉 알파인 등반에 최적화된 제품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100만원이 훌쩍 넘는 제품이 허다한데, 이로 인해 비싼 명품 의류로 여겨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서 탄생했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것이지 럭셔리 패션브랜드와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해빈 상무는 “아크테릭스는 고프코어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진 것이 아니며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미션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채기 시작한 만큼 유행이 지나더라도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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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

 

살로몬, 호카, 아식스 등 고프코어 동참

국내 고프코어의 중심에는 아크테릭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전에는 파타고니아가 있었고, 최근에는 스노우피크어패럴, 코오롱스포츠, 노스페이스도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고프코어 착장이 의류 중심에서 슈즈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프코어 슈즈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살로몬과 호카,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도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먼저 조이웍스가 수입 전개하는 미국 스포츠 아웃도어 ‘호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호카의 가장 큰 특징은 편안함과 스타일로 함축된다. 특히 호카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몇 년 전 출시된 등산화 ‘토르’가 완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관심이 이어졌었는데 최근에는 ‘본디’와 ‘클리프톤’ 시리즈가 젊은 층에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본디8과 클리프톤9 제품은 전체 매출의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최근 단독매장 오픈을 시작했다.

 

코엑스에 1호 단독점 오픈을 시작해 지난해 9월 명동, 11월 잠실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고, 올해 2~3개 매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아식스코리아의 ‘아식스’도 고프코어에 동참하며 최근 분위기가 좋다. 특히 2019년부터 선보인 새로운 카테고리인 아식스 스포츠스타일(ASICS SportStyle)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카테고리는 스트리트 패션 및 스니커즈 컬쳐 분야를 접목한 제품군으로 스포츠 전문 글로벌 브랜드로만 알려졌던 아식스가 고프코어 룩과 Y2K 룩이 각광받는 현시대의 니즈에 부합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아식스는 현재 패션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인 키코 코스타디노프(Kiko Kostadinov), JJJ자운드(JJJound) 등과의 제품 협업이나 아티스트 브랜드와의 마케팅 협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뉴스를 만들었고, 직진출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마뗑킴, 앤더슨벨 등 국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아머스포츠의 ‘살로몬’ 역시 스니커즈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뉴진스, 레드벨벳 등 국내 스타들이 대표 모델 ‘XT-6’를 착용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아머스포츠코리아를 통해 의류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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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

 

고프코어 트렌드도 아이덴티티가 중요

물론 ‘고프코어’는 과거부터 꾸준하게 패션 키워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메가트렌드를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기조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고프코어 룩이 힙한 스타일로 부상하면서 의류 뿐 아니라 등산화를 일상에서 신는 패션템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이를 통해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강조한다.

 

등산화나 하이킹화를 멋으로 착용하기 시작했고, 아웃도어 재킷을 믹스한 고프코어룩이 거리를 수놓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즉 아웃도어 활동에서 주로 입는 옷을 평범한 일상복과 함께 매치해 서로 어울리지 않지만, 개성적인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젊은 층에게는 일상 패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프코어에 중심이 된 브랜드 관계자들은 ‘누구나 진짜를 보는 눈이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끼고 썸띵 뉴(Something New)를 찾는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조를 향한 로망 또한 결합되어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찾아 브랜드의 역사까지 조사하고 섭렵하는 젊은 층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아웃도어의 기능적 요소가 패션이 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즉 브랜드들이 고프코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진정성과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수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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