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페이지의 물꼬를 틔워줄 ‘후킹’ 콘텐츠 작성법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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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희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honghee.choe@wadiz.kr) 작성일 2024년 10월 04일 URL 복사본문
비가 내리더니 제법 가을의 느낌이 납니다. 백화점은 어느새 한겨울 외투와 두툼한 니트들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고, 드문드문 내년 봄을 위한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나 원피스들도 보입니다. 영원할 것 같던 폭염도 슬금슬금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은 가고 계절은 변한다는 불변의 공식처럼, 대표님들과 실무자들이 상세페이지를 앞두고 가장 어려워하시는 것이 ‘후킹’인 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어떤 강의를 나가도 고객 후킹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콘텐츠로 이를 풀어내는 방법을 물어봐 주시는데요.
그간 패션포스트의 지면을 빌려 후킹 콘텐츠 작성법을 여러 차례 안내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제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 다시금 준비해 보았습니다. 어떤 제품이든 통하는 후킹 콘텐츠 작성법 3가지를 소개합니다.
1. ‘후킹’의 개념 정리하기
“대리님, 이번 상세페이지는 후킹이 좀 약한 것 같은데 보완 가능할까요?”
이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후킹’의 뜻을 짐작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보려 합니다. 상세페이지에서의 ‘후킹(Hooking)’이란 갈고리로 물고기를 확 끌어당기듯 고객을 확 끌어당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Hook’이란 영단어 자체가 ‘~에 걸다, ~를 낚다’를 의미하는 동사이거든요. 이제는 표준어(?) 이상의 존재감을 지닌 ‘(OO에) 낚였다’는 단어도 ‘후킹’에서 비롯되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후킹’이 고객을 낚으란 건 아니고요.
‘후킹’은 특히나 상세페이지의 오프닝에서, 고객이 남은 상세페이지를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나의 상세페이지로 집중력과 흥미를 훅 끌어당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보통 각종 이벤트 배너나 할인 혜택 안내와 함께 상세페이지의 최상단에 위치할 때가 많죠. 가격이나 사은품으로 고객의 관심을 은근히 모아둔 뒤, 후킹 콘텐츠로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겁니다.
2. 후킹 콘텐츠, 이래서 중요합니다
첫번째, 후킹 콘텐츠가 고객의 체류 시간을 결정합니다.
물론 고객이 상세페이지에 길게 체류한다고 해서 더 많은 구매 전환을 반드시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고객은 ‘내가 여기에 끌린 이유’인 후킹 콘텐츠의 답이나 이유, 결과를 찾기 위해 상세페이지를 계속 스크롤 하겠죠.
제품과 가격이 정말 매력적이라면 상세페이지를 다 읽은 뒤 자연스럽게 구매할 테고요. 후킹 콘텐츠에서는 보통 고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내 제품/서비스를 접하고 달라질 고객의 모습을 제시합니다. 또는 매력적인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 답을 찾는 것, 달라진 모습을 보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why’를 탐색하는 것, 그리고 매력적인 USP를 보며 그 결과를 궁금해하는 것. 이건 모두 완성되지 않은 정보를 완성된 정보로 채우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활용한 사례입니다.
답이 없는 궁금증, why가 없는 변화, 결과가 없는 원인은 모두 미완의 정보이니, 제대로 후킹된 고객이라면 상세페이지에 계속 체류하며 정보를 완성하려 애쓰게 되니까요.
두번째, 제품/서비스의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하다못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의 첫인상에서 벗어나는데도 몇 년이 걸립니다. 누군가를 처음 본 순간이, 그 사람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때였다면 그를 좋게 보기 어렵겠죠.
상세페이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서비스에 관심이 있어 클릭해 들어온 고객이 가장 먼저 눈을 두는 오프닝은 제품/서비스의 첫인상을 결정하죠. 대행사나 외주사들이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강렬한 오프닝을 작성하려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한 가지 부작용은 오프닝에서의 후킹 콘텐츠의 역할이 워낙 막중하다 보니, 대행사와 외주사들이 오프닝에 모든 힘을 쏟고 본문과 결론은 구색만 겨우 갖출 때가 있는 건데요. 후킹 콘텐츠의 종착지는 결국 내 제품/서비스를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상세페이지의 본문이기 때문에 본문만큼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3. 후킹 콘텐츠 작성법 3가지
3-1) 부정하고 업혀가기
명확한 USP의 차별점이 한두 가지 있는 제품에 추천합니다. 이 방식은 쉽게 말하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는 것으로, 내 제품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 이상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아이들이 자주 마시는 사과즙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사과 100%를 사용해 식품첨가물 없이 내린 이 사과즙은 사과를 직접 기른다는 강력한 US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사과즙’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사과즙보다 더 큰 개념의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면 <그림1>와 같습니다.
사과즙이 아니라 더 큰 개념의 ‘요리’에 올라탔습니다.
비슷비슷한 사과즙 사이에서 쉽게 각인될 수 있겠고 사과를 직접 기르는 게 맞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상세페이지를 탐색하게 되겠죠. 꼭 ‘요리’ 같이 하나의 단어에만 올라타야 하는 건 아닙니다. 기분이나 개념, 느낌에도 충분히 올라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림2>과 같습니다.
사과는 직접 기르지 않고 밖에서 수매해 온다는 일반적인 관행을 부정한 뒤 ‘정성’이라는 개념에 올라탔습니다. 고객들에게는 “사과즙 판매자 중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는 인식을 주고, 고객들은 어떤 정성을 더하길래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직접 답을 찾기 위해 상세페이지 스크롤을 내리게 됩니다. 그 끝에는 반가운 구매 소식이 있을 테고요.
3-2) 기준 세우기
특출한 USP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USP가 고르게 괜찮을 때 추천합니다. 앞서 살펴본 ‘부정하고 업혀가기’가 한두 가지 특출난 USP에 집중하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면 ‘기준 세우기’는 고루고루 괜찮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 가깝습니다.
‘기준 세우기’ 방식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우리의 USP를 마치 당연히 따라야 할 기준인 것처럼 내세우는 후킹 콘텐츠입니다. 예를 들어 여주즙을 판매해야 한다면 고객들에게 ‘재구매율과 리뷰 수’는 따져 봤는지, ‘맛’은 따져봤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림3>와 같습니다. 위 이미지만 보아도 우리는 해당 여주즙이 재구매율이 높고 맛이 괜찮다는 USP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본 고객들이 다른 여주즙 상세페이지를 읽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재구매율과 리뷰를 살피며 맛이 어떤지 확인하려 할 겁니다. 우리가 고객의 머릿속에 ‘이 정도는 당연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란 인식을 심어두었으니까요.
3-3) 약속하기
USP가 흐릿할 때, 대표적으로 위탁 상품에서 추천합니다. 비슷비슷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는 위탁 상품의 특성 상, 값이 저렴하고 별 특징이 없어 상세페이지를 쓰는 게 고역일 때가 많죠. 이럴 때는 USP를 마치 약속하는 것처럼 오프닝에서 늘어세우는 것만으로도 타사보다 풍성하게 상세페이지를 꾸릴 수 있습니다. 흔한 떡볶이 밀키트를 예시로 들면 <그림4>와 같습니다.
마치 약속을 하듯 USP들을 늘어놓는 것만으로 고객들은 나를 믿을 만한 브랜드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비슷한 제품들을 여러 판매자들이 다루는 위탁 상품에서 이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해주죠. 판매자 입장에서 한 가지 또 유리한 건 매번 원 메시지를 뽑아낼 필요가 없단 겁니다. 원 메시지는 결국 내 제품의 차별점을 고객들에게 각인하기 위함인데, 약속하는 듯한 말투로 USP를 풀어놓아 이 목표를 이미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후킹 콘텐츠, 특히 오프닝에서의 후킹 콘텐츠 작성법을 다양한 예시와 함께 3가지로 알아보았습니다. 오프닝을 주제로 참 많은 글을 써 왔지만 아직도 어딘가에서 오프닝을 어려워하고 계실 대표님과 실무자 분들께, 이 글이 텅 빈 포토샵 화면을 가득 채워주는 마중물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경력사항
- (現) 콘텐츠 디렉팅 프리랜서
- (前) 와디즈 콘텐츠 팀장
- (現)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
- (現) 야나두머니 코치
- (現) 스터디파이 코치
- (現) 퍼블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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