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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늪에 빠진 고객을 구할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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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소미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4년 10월 2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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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늪에 빠진 고객을 구할 영웅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 속
스몰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지난 편에서 밝힌 바 있듯, 저는 이제 막 신혼 살림을 장만하기 시작한 예비 새댁입니다. 

저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홈리빙과 가전 그리고 가구 업계에서 가장 탐내는 고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3시간 이상 오늘의 집, 29CM, 네이버와 쿠팡을 넘나들며 알고리즘의 추천 제품부터 검색 결과까지 눈에 불을 켜고 구매를 후회하지 않을 제품을 찾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엔 재밌었습니다. 합법적으로(?)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쇼핑은 어느 순간 형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보의 무덤 속에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비교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각종 플랫폼의 제품별 후기와 최저가 사이트, 스타일링 샷까지. 이 정보들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소비자들을 깊은 ‘비교의 늪’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들이 해야 할 일은 소비자들이 복잡한 선택지 속에서도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다만 이 일은 대부분의 경우 스몰브랜드들이 대기업 브랜드들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몸집이 커서 사업 영역이 다분화되고 타깃이 광범위해진 대기업과는 달리, 스몰브랜드는 선택적인 고객에게 집중하기 때문에, 특정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스몰브랜드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와 표현이 있습니다. 이 점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스몰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을 비교의 늪에서 구출해줄 수 있습니다. 

비교의 늪에 빠진 고객을 구할 영웅


비교의 늪에 빠진 소비자를 위한
3가지 유형별 구출 작전

소비자가 제품간 비교를 거듭하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쌓아 두기만 하며, 더 좋은 제품이 눈에 띄기만을 바라는 ‘구매 미룬이’가 되는 이유는 크게3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유형 별로 소개하여 각각의 유형에 대해 스몰브랜드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까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제품 자체를 비교하는 소비자에게는 
전문가스러운 인상을 심어주자

신중한 소비자들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제품의 품질, 기능, 성능, 활용도 등 제품 자체의 장단점을 놓고 비교하는 소비자들일 것입니다. 이들은 제품 외 미사여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제품은 내가 찾는 바로 그 제품인가? 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본인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지를 꼼꼼히 따집니다. 

출근할 때 입으면 편안하면서도 격식 있어 보이는가? 보온력은 좋은가? 오래 입을 수 있는가? 같은 꼬리 질문들을 나열하고 제품을 평가합니다.

이때, 많은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모든 꼬리 질문을 충족시키고자 ‘이것이 당신이 찾던 바로 그 제품입니다’와 같은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끊임없는 비교를 하게 되는 이유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려운 곳을 긁으려면 뾰족한 효자손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카페 하나를 찾아가더라도 아무 카페나 들어가지 않습니다. 

‘채광 맛집’, ‘뷰 맛집’, ‘크루키 맛집’ 등 ‘○○맛집’으로 정리가 가능한 수식어가 있는 카페를 찾아갑니다. 그들의 현재 기분과 상황에 따라 원하는 ‘맛집’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수많은 카페 선택지가 있어도 지금 날씨가 좋아서 ‘채광 맛집’ 카페를 찾기를 원한다면 다른 선택지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채광 맛집’의 크루키 맛이 별로더라도 소비자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애초에 크루키 맛집이 아니라 채광 맛집을 기대했으니까요.

비교의 늪에 빠진 고객을 구할 영웅


브랜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걸 찾을 땐 이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도록 포지셔닝을 해야 치열한 비교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앞서 소비자들은 꼬리 질문을 나열하며 제품을 평가한다고 말씀드렸죠. 여기서 꼬리 질문들에는 우선순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 항목만이라도 확실하고 명확하게 어필한다면 승산이 있습니다. 

“편한데 격식 있어 보이는 출근룩은 우리가 제일 잘합니다”, “편안한 포멀룩계 전문가는 우리 브랜드이니, 이것을 원한다면 믿고 구매하셔도 됩니다”, “전문 브랜드로서 A, B, C와 같은 노력을 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면 보온력과 내구성은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아도 괜찮습니다. 평점 80점 브랜드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비교를 하다, 다른 건 70점이라도 내 우선순위에서 100점을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나타나면 소비자는 비로소 비교를 멈출 수 있습니다.

2) 디자인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에게는
그들의 걱정에 공감하자

디자인은 취향의 영역이라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디자인이라도 어떻게 그 매력을 전달하는지에 따라서 매출이 달라지곤 합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많은 브랜드들이 비주얼에 목숨을 거는 것이죠. 하지만 이 글에서는 콘텐츠 마케터 또는 카피라이터의 시각에서 디자인을 설득하는 좋은 방식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이름 있는 브랜드들은 스타일링 이미지컷만으로도 소비자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미 화려한 라인업의 셀럽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한 모습들이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며 소비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환상이 없는 제품들의 경우, 디자인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불안합니다.

컨셉 사진들만 보면 너무 예쁜데, 사놓고 안 입으면 어쩌지, 너무 튀면 어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과 안 어울리면 어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서 선뜻 구매를 하지 못합니다.

불안하고 걱정스러워하는 주변인들에게 가장 먼저 건네야 할 것은 해결책도 조언도 아닙니다. 바로 공감입니다. 소비자에게도 해결책과 조언이 아닌, 공감을 먼저 건네야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빠진 친구에게 “다 잘 될거야, 걱정마” 또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라는 말들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화를 돋우는 지름길입니다.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은 아무것도 아니며, 그 불안감을 느끼는 건 멍청한 일이라고까지 얘기하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말들을 하기 전에 “정말 힘들겠다. 누구에게라도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야.” 라고 친구의 감정을 이해해주는 공감의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걱정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이며, 정당한 감정이라고 공감해주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탈 소재를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할리우드 탑 스타일리스트들도 활용하기 어려운 소재가 바로 메탈입니다”라는 식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을 브랜드의 언어로 한 번 풀어서 설명해주는 겁니다. 이때 소비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받게 됩니다. 

자신을 이해하는 브랜드를 만난 이 순간, 그 브랜드가 자신의 취향 또한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해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래서 우리 브랜드는 메탈 소재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런 패브릭을 함께 사용했어요. 전체적으로 톤이 중화되기 때문에, 다들 옷장에 하나씩은 있는 블랙 컬러와 함께 매치하면 다양한 룩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공감 후조언은 소비자가 느끼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메시지가 됩니다.소비자는 안심하고 기쁜 마음으로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죠.

비교의 늪에 빠진 고객을 구할 영웅


3) 후회할까봐 망설이는 소비자에게는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사실을 알려라

인간은 실패를 두려워하기 마련입니다. 가능하면 실패를 피하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결정에 있어 실패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발견된다면, 결정을 미루려고도 하죠. 

쇼핑에서의 실패는 인생에서의 실패보다 더 사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피하려는 심리는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분명 이 제품이 없으면 삶이 조금은 불편할텐데도 계속해서 결제를 미루는 심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이건 절대 실패하지 않을 구매입니다”고 알려주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 전혀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 대신 “실패하더라도 이런 대책이 있다”며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브랜드임을 알려주는 건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15일 이내 무료반품, 무상보증, 편리하고 신속한A/S, ‘불만족 시 전액 환불’ 등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파격적인 환불 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리스크를 줄일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는 문구만 넣어도 효과적입니다. “환불을 원하신다면 배송비 3,000원만 내시면 됩니다” 또는 “환불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저희 고객센터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처럼요. 

그 뒤에는 “저희 고객 중 97%는 반품하지 않고 만족스럽게 제품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처럼 자신감을 드러내는 멘트를 덧붙이면 더욱 좋습니다.

고객을 위한 사명감을 가진
스몰브랜드가 될 때 일어나는 일

현대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브랜드들은 막대한 자본을 가진 빅브랜드들이 맞습니다.

 

그러나 비교가 생활이 된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 스몰브랜드는 더 개인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검색 결과와 알고리즘 틈새 속에 들어온 고객을 비교의 늪에서 구출하겠다는 사명을 가지는 스몰브랜드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우리와 평생 함께 할 진성 고객을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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