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매출 3위 영업사원에게 1,000만원 쓰고 배운 영업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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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소미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fpost@fpost.co.kr) 작성일 2024년 09월 04일 URL 복사본문
누구보다 깐깐한 마케터가
자연스럽게 영업을 당하는 과정
같은 제품을 팔아도 누가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서 매출이 달라진다는 말. 패션포스트 연재나 수강생과 대표님들을 만날 때도 제가 늘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동안 이 말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제가 만든 팔리는 콘텐츠들을 소개해왔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아닌 다른 분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올 7월부터 결혼을 준비하기 시작한 저는 그 누구보다 구매에 예민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지출할 곳만 늘어나다 보니, 상담사의 탈(?)을 쓰고 친절함과 압박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제스쳐로 제게 다가오는 분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국내 최대 가전 브랜드의 A매니저님을 만나고는 제 마음의 벽이 눈 독듯 사라졌습니다.
약 2시간 가량 이어진 긴 상담 끝에 만족스러운 거래를 끝내고, A매니저님이 추천해주신 근처 맛집에서 배우자와 대화를 하며 깨달았습니다. 상담 시간동안 주고받았던 모든 상호작용이 구매로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고 가볍게 만들었단 사실을요. 그 분의 영업 기술 다섯가지를 분석해보았는데, 여러분께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아나요? 브랜드 통틀어 전국 매출3위를 찍었던 영업사원의 기술을 분석한 이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콘텐츠도 매출 탑을 찍을지도요.
첫째, 고객과 라포를 쌓을 때는 내 얘기를 위주로 한다
라포(rapport)를 쌓는다는 말은 의학계, 상담, 교육에서 시작된 표현이지만, 지금은 영업/마케팅에서도 널리 쓰이는 추세입니다. 상대방과 친근감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신뢰를 얻으면, 상대방의 협조를 더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개념인데요.
A매니저님을 처음 만난 순간, 이 분이 저희와 라포를 쌓으려 노력하신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A매니저님과 처음 만나 이동하는 시간은 어색할 수 있었지만, 이 5분 남짓의 시간을 A매니저님은 라포를 쌓는 시간으로 활용하셨습니다. 신선하게 느껴졌던 점은, 본인의 이야기를 주로 하셨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처음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그 사람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편입니다. “퇴근하시면 주로 뭐 하세요?”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등 그 사람에 관해 알아가기 위한 질문을 하죠.
하지만 A매니저님은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도 올해 가을부터 결혼 준비 시작하려고요. … 가전이란 게 그래요. 저도 부모님 하나 해드리는 것도 엄청 부담되더라고요.” 등 사실에 기반한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먼저 털어놓으셨습니다.
물론 굳이 저희에게 묻지 않아도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가전을 행사가로 구매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이 명백했기에 질문이 없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 대한 주제보다는 본인의 사적인 얘기를 꺼냄으로서 저희를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내게 도움을 줄 사람이구나”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나는 사측도 내 편도 아니라
고객 편이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 기술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쇼핑을 하면서 대부분 이 세 가지 멘트 중 하나는 직접 들어보셨을테니까요.
“고객님께 더 팔아도 저한테 떨어지는 건 없어요”
“이 혜택까지 드려도 될지는 저도 점장님께 승인을 받아야 해요”
“허락은 겨우 받았는데 시원하게 욕 먹었어요”
그런데 A매니저님에게서 발견한 특징은, 이 모든 내용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셨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팔아도 ‘저한테 떨어지는 건 없다’는 말을 하시며, 그 근거로 브랜드 웹사이트에 올라간 전국 매출 순위 3위 옆 쓰여진 이름 석자를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적힌 소정의 상금까지도요. 본인이 실적을 아무리 높여도 인센티브가 아닌 고정 월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은 많이 봤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두 그러실테죠. 그만큼 이 멘트에 대한 피로도와 불신은 커져 있습니다.
너무 흔해진 나머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이 멘트를 A매니저님은 행동과 증거로 보여줌으로서 살려냈습니다. 다른 멘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객을 위한 혜택을 점장에게 승인받는다는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고객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님 두 분이 상의하실 시간도 필요하니, 한 10분 정도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그동안 저는 열심히 점장님 설득시켜 볼게요”라고 이야기하며 자리를 비워준 행동이 배려로도, 또 유쾌함으로도 다가왔습니다.
상담 초반부터 저희를 위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셨기에, 저도 모르게 A매니저님에 대한 신뢰가 상담 끝까지 유지됐습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전하던 A매니저님의 모습에서 다른 상담원들과는 다른 진정성도 느껴졌고요.
셋째, 두 개 이상의 선택지가 있을 땐
확실한 비교를 위해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상담을 하다 보니 약 세 가지의 선택지가 나왔습니다. 누구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 아무리 의논하고 고심해도 어려워할 수밖에 없기 마련입니다. 선택은 필연적으로 포기라는 값이 따르니까요. 저 역시나 제품과 예산에 맞는 가격을 제안 받았음에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에서의 상담은 받지 않고 지금 현장에서 결정을 할지, 그리고 만약 지금 결정한다면 세 가지 안 중 어느 것으로 결정할지가 고민됐습니다.
세 가지 안 중 가장 고민이 되는 선택지는 1안과 2안 이었습니다. 1안은 목돈이 한 번에 나가고, 처음부터 A매니저님이 내주신 견적이었습니다. 반면에 2안은 당장의 할인이 크지만 분할납부 식이었죠. 또, A매니저님이 처음부터 제안한 선택지가 아니라 저희가 추가할인을 문의해서 제시해 주신 선택지였으며, 비교적 낯선 방식으로 납부하는 선택지였습니다(참고로 가전 구독과는 다른 개념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결정의 기준을 마련해주는 말이야말로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일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목돈이 한 번에 나가는 게 괜찮으면 1안, 그게 부담스러우면 2안” 처럼요. A매니저님 역시도 이 점을 언급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A매니저님의 차별점은, 1안과 2안을 동일한 선상에 두고 볼 수 있도록 추가 정보를 제공해 주신 점이었습니다. 사실 1안과 2안을 위 기준만으로 비교하기에는 2안이 불리합니다. 1안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다는 근거가 부족했으니까요.
A매니저님은 이 점을 캐치했습니다. 그리고 고민하는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저희 사촌은 2안을 선택해서 가전 적금처럼 이 선택지를 이용하고 있는데, 저한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월 고정 지출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절약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면서요. 저도 부모님 세탁기 해드렸을 때 이걸로 계약했어요. 만기가 되면 납부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어차피 가전은 15년 이상 사용하면 고장나기 마련이니 이것도 정말 괜찮은 선택지예요.”
저희는 직감적으로 1안 보다는 2안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2안으로 결정하기엔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 결정을 고민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A매니저님의 말을 듣자마자 2안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2안으로 진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현장은 아무래도 도표가 아닌 말로 진행하다 보니 여러 공정하게 비교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안보다 2안이 불리한 점이 무엇일지를 한 번만 더 생각해 본다면 고객도 모르고 있던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더 명확히 짚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넷째, 고객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사람이다
결정을 한 후 서류 작성을 위한 준비 시간이 있었습니다. A매니저님은 저희와 모니터를 번갈아 가며 보시면서 다시 스몰 토크를 건네셨습니다. 여전히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에 기반한 주제였지만, 이번엔 저희에게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매트리스는 혹시 어디 게 괜찮은지 알아보셨어요? 저희도 매트리스가 고민이라서요. 혹시 가격대는 어느 정도 하던가요?”
톤앤매너와 말투 등에서 상업적인 의도를 가진 브랜드 추천으로 끌고 가기 위한 대화가 아님이 단번에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편안하게 저희가 알아본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그러자, A매니저님도 직접 알아보신 매트리스 정보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 그 브랜드는 200만 원 대이군요? 직접 누워보셨을 때도 괜찮으셨다니 저희도 얼른 가서 체험해 봐야겠어요. 저희는 지난주에 두 브랜드 쇼룸을 다녀왔는데, 한 곳은500만 원, 다른 한 곳은 1,000만 원…. 누워보니 편안하긴 했는데 정말이지 너무 비싸더라고요. … 추천 참고할게요.”
솔직히 A매니저님의 영업 기술인지, 진심으로 가벼운 스몰 토크였는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구매 결정에 기분 좋은 마무리를 더한 대화였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고객인 제가 가전 구매 뿐만 아니라 평소 쇼핑 습관 자체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대화였으니까요.
또한 제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권유 받는 존재가 아닌, 정당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고객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뉘앙스와 느낌이 모여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상담이 완성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섯째, 합리적 선택의 근거를
기록으로 남기고 자랑하게 해라
고객이 사진을 찍도록 유도하는 기술 또한 이미 영업 현장에서 많이들 경험하셨을 겁니다. 고객이 마음에 드는 눈치를 보이면 제품을 촬영하게 하는 거죠. 그 덕에 제 스마트폰 갤러리는 급하게 찍은 듯한 가구 사진들로 이미 넘쳐나는 상태였습니다.
A매니저님 역시 이 기술을 사용하시더라고요. 조금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고객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는 습관이었습니다. 매니저님은 사진 촬영을 권유할 때마다 고객의 입장에서 왜 사진이 필요할지 구체적인 이유를 덧붙이셨습니다. 예를 들어 사은품을 인터넷에 검색한 후 그 중 어떤 상품인지를 촬영하라는 말과 함께, “수령하시고서 안내 받으신 사은품이 맞는지, 정가는 얼마인지 확인하시려면 지금 촬영해 두시는 게 좋아요”라고 말씀하는 식이었죠. 그렇게 명함, 기본 사은품 전단지, 추가 사은품 2종 등 제 갤러리에 있는 사진들은 총 5장이 넘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생각해 보니, 이 사진들은 A매니저님이 말씀하신 고객 관점의 장점들 외에도 영업사원 관점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고객이 온라인 후기를 남길 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지인들과 상담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렇게 좋은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 없이 사진 한 장으로 보여줄 수 있는데, 갤러리에 숨겨만 둘 이유가 없는 거죠. 저처럼 ‘인생 상담’으로 생각될 만큼 상담이 정말 만족스러웠다면 매니저님의 명함을 후기글 끝에 남겨둘 수도 있고요.
온라인 콘텐츠에도 오프라인 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1,000만원 어치 영업의 기술
고객과의 라포를 쌓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행동으로 고객의 입장을 대변하며, 확실한 비교를 위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고객이 합리적이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혜택을 기록하도록 유도하는 것.
A매니저님과 1,000만 원 상당의 거래를 통해 배운 이 다섯가지 기술 덕분에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제가 앞으로 쓸 온라인 콘텐츠에도,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사업주 분들과 대면을 할 때도 활용할 기술을 체득할 수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독자 여러분께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A매니저님께 감사한 마음마저 듭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 다섯가지 영업의 기술은 물론, 소비자로써 겪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실무에 적용해보시는 건 어떨지 제안하며 오늘의 연재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경력사항
- (現)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
-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 (現) C사 상세페이지 퀄리티 매니저
- (現) 누적 2,500여명 현직자 대상 강의 진행
- (現) 누적 30억 매출 달성 상세페이지 기획,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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