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오프를 준비하는 실무자를 위한 프로모션 카피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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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희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honghee.choe@wadiz.kr) 작성일 2024년 07월 29일 URL 복사본문
패션 업계의 시간은 빠릅니다. 초복에 먹었던 삼계탕 국물의 뜨거움이 아직도 생생한 것 같지만 FW 신상품은 진즉에 발매한지 오래, 여름 상품의 시즌 오프 세일을 준비하며 각종 프로모션과 기획전을 준비하느라 실무자들은 정신이 없죠.
어떤 상품을 어느 정도의 할인율로 올릴지 치열하게 결정하고 나면, 프로모션 소식을 고객에게 알릴 상세페이지를 준비해야 하는 또 다른 난관이 실무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프로모션이나 기획전은 상세페이지에 상대적으로 덜 신경 써도 된다는데 있습니다.
쿠폰이나 할인이 적용된 상품들을 하나의 링크에 모아 보여준다는 의미가 더욱 크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상세페이지라 부를 만한 콘텐츠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죠.
다시 말하면 쿠폰과 할인을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프로모션 상세페이지를 좌우한다 볼 수 있는데요. 쿠폰 발행이나 할인 행사는 꼭 시즌 오프가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또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시즌 오프라고 해서 특별한 뭔가를 더 어필하기 어렵죠. 그래서 준비한, 시즌 오프 프로모션의 상세페이지 카피라이팅. 가뜩이나 더운 여름에 나 홀로 끙끙 앓고 있던 실무자 분들께 한 모금의 시원한 사이다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1. 쿠폰에는 이름을 붙여 주세요
한여름 밤에 치킨을 시켜 먹는 데는 가지각색의 이유가 있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아서, 너무 습해 입맛까지 싹 달아나 버려서, 사람들 사이에 치여 퇴근하다 보니 기력이 다 빠져서 등등. 그래서 같은 치킨이더라도 어떤 이유로 시키는지에 따라 ‘열대야를 물리칠 치킨’이었다가 ‘입맛 회복 치킨’이었다가 ‘기력 보충 치킨’이 되기도 합니다.
쿠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 오프’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리 기에는 참 많은 시즌 오프 프로모션들이 예정되어 있잖아요. 같은 이름을 달고 발행되는 여러 개의 쿠폰이나 할인 혜택에 고객들은 무뎌지기 마련이니, 매번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시는 게 좋습니다.
가장 좋은 건 역시 그 시즌마다 이루어지는 ‘국민 일정’이겠죠. 봄에는 벚꽃놀이, 여름에는 휴가, 가을에는 단풍놀이, 겨울에는 새해맞이가 대표적인데 이 ‘국민 일정’의 앞뒤로 준비하는 기간과 정리하는 기간을 두어 쿠폰의 이름을 붙이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 연달아 시즌 오프 프로모션이 이어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8월 초에 많은 분들이 여름휴가를 떠난다는 상황적인 요인을 고려해, 실무자 분들은 각 프로모션마다 이런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 7월 말의 프로모션 : 휴가 준비는 마음까지 가볍게! 이월 상품 30% 할인 쿠폰 √ 8월 초의 프로모션 :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분들을 위한 시크릿 30% 쿠폰 √ 8월 중순의 프로모션 : 일상으로의 복귀를 응원하는 30% 파이팅 쿠폰 |
8월 초에 있는 국민 일정인 여름휴가를 기준으로, 7월 말에는 여름휴가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쿠폰을 제공하고 8월 중순에는 휴가에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랠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름휴가’라는 주제 하나만 가지고서도, 각 프로모션마다 같은 제품을 같은 할인율로 제공하되 그 표현 방식은 매번 달라질 수 있죠.
쿠폰에 담긴 뜻을 부연하는 메시지를 상세페이지에 함께 적어준다면 쿠폰의 이름 그 자체만으로 프로모션 상세페이지는 뚝딱 완성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국민 일정이 없는 시즌이라 할지라도 쿠폰에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시즌 오프는 얼마든지 특별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 시즌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사용해 주시면 좋습니다. 10월을 예시로 들어볼까요? 올해는 추석도 빨라서 9월 중순이면 추석 명절까지 모두 끝나 시즌 오프나 기획전에 붙일 명분이 사라지지만 ‘가을’이란 시즌을 대표하는 키워드들을 다채롭게 쿠폰의 이름에 붙일 수 있습니다.
√ 10월 첫째 주의 프로모션 : 10월을 여는 10% 할인 쿠폰 √ 10월 둘째 주의 프로모션 : 단풍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10% 할인 쿠폰 √ 10월 셋째 주의 프로모션 : 높은 하늘이 반가울 때 10% 할인 쿠폰 |
10월 첫째 주에는 첫째 주라는 일정의 특성을 살려서 ‘10월을 여는’이란 표현으로 쿠폰에 이름을 붙였지만, 그 이후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단풍’과 ‘높은 하늘’로 쿠폰에 이름을 지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쿠폰에 담긴 뜻을 부연하는 과정에서 프로모션 상세페이지가 뚝딱 완성될 수 있습니다.
고작 쿠폰인데 이렇게까지 고민해서 이름을 지어야 하나,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모션 상세페이지는 보통 맨 먼저 쿠폰이나 할인 혜택을 소개하곤 하지요. 고객이 우리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콘텐츠가 쿠폰 또는 혜택인데, 다른 브랜드들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붙이는 ‘시즌 오프 30% 할인 쿠폰’ 따위의 메시지는 우리를 차별화 하기도 어렵고, 공들여 준비한 프로모션의 주제를 드러내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쿠폰과 혜택 안내부터가 상세페이지의 시작이니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쿠폰에 이름부터 붙여 보세요. 의외로 쉽게 마케팅 전략까지 따라나와 줄지도 모릅니다.
2.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세요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주식 투자로 몇 번의 실패를 겪은 뒤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10월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특히 위험한 달 중 하나이다. 다른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네, 그냥 주식하지 말라는 뜻이죠. 최근의 코스피를 떠올린다면 제가 이 대문호의 조언을 조금만 더 일찍 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합니다. 각설하고, 일 년 내내 주식을 투자하기 위험한 달인 것처럼 일 년 내내 고객들에게 ‘지금이 우리 제품을 사기 가장 좋을 때’라는 걸 어필해 주시는 게 중요합니다. 설사 그것이 시즌 오프라는, 일 년 내내 열리는 프로모션이 아닐지라도 말이죠.
여름 시즌 오프를 준비하고 계실 테니 여름 상품들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반소매 티셔츠 모음전을 프로모션으로 준비한다면 이런 식으로 상세페이지를 준비할 수 있죠. “사이즈도 디자인도 지금이 제일 많아요! 반소매 티셔츠 20% 할인전” 여름이 반소매 티셔츠들을 가장 많이 사 입을 때라는 걸 활용해 ‘사이즈와 디자인이 가장 많다’, 즉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이 가장 다양하다는 점을 내세워 프로모션 상세페이지를 여는 건데요.
지금 이 프로모션 링크에 접속하지 않는다면 사이즈와 디자인을 다 놓칠 수 있다는 약간의 초조함까지 심어주실 수 있습니다. 초조함이 아닌, 고객의 아쉬움이란 감정을 자극해 프로모션의 콘셉트를 잡는 것도 가능합니다. 반소매 티셔츠만큼이나 많이 입는 쇼츠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아쉬움을 팍팍 자극해 이런 식의 접근을 해보세요.
쇼츠를 입어는 보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였던 고객에게 ‘지금이 아니면 또 못 입는다’며 속삭여주는 건데요. 미루지 않고 지금이 쇼츠 사기 가장 좋을 때라는 점을 프로모션을 여는 실무자인 우리들이 마음대로 정해주는 겁니다. 마크 트웨인이 주식 투자하기 위험한 달을 자기 마음대로 정했던 것처럼 이요.
3. 지금이 지나도 좋다는 점을 알려 주세요
아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 줘야 한다더니 무슨 말이냐고요? 무게 중심이 조금 다른데요. 지금이 지나도 좋다는 건, 우리가 프로모션으로 준비한 시즌 오프 제품들은 꼭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입기 좋다는 점을 들려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사이즈와 디자인이 지금이 제일 많다’는 점을 내세워 지금 반소매 티셔츠를 사야 하는 이유를 알려줬던 것과 달리, 지금이 지나도 좋다는 포인트에 집중해 프로모션을 준비한다면 같은 반소매 모음전도 전혀 다른 컨셉을 가지게 되죠: 셔츠 속에도 맨투맨 안에도 내내 받쳐 입을 반소매 티셔츠, 20% 할인으로 미리 쟁여두세요.
가을 패션을 대표하는 셔츠와 맨투맨을 입을 때 반소매 티셔츠를 착용한다는데 초점을 맞추어 여름이 지나더라도 내내 입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겁니다. 시즌이 끝나도 계속 입을 수 있다고 우리의 제품들에 프레임을 씌워주는 거죠.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해 쇼츠 프로모션도 이렇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셔츠에 매치하기 좋다는 포인트만 가지고 이만큼이나 다양한 프로모션 세일즈 카피를 작성할 수 있어요.
√9월까지 입는 요즘 브랜드 쇼츠 √ 긴팔 셔츠에 매치하기 좋은 쇼츠 모음전 √ 셔츠에 슬랙스가 지겨울 때 쇼츠로 위트 한 스푼, 브랜드 쇼츠 최대 70% 할인 |
다른 아이템과 매치가 어려운 제품의 시즌 오프를 준비한다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계절은 돌고 돌아 내년에도 찾아오니까, 지금이 지난다면 내년에라도 꺼내 입을 수 있는 제품이니 혜택을 놓치지 말라는 어필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즌 오프의 관문에서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실무자 분들을 위해, 한 시즌에도 몇 번씩 열리는 프로모션을 최대한 지겹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프로모션 상세페이지의 핵심이 쿠폰과 혜택인 만큼, 이들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보았는데요.
본디 최고의 영업사원은 가격입니다. 시즌 오프는 이 가격의 매력이 껑충 커질 때이고요. 매력적인 가격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매년 열리는 시즌 오프라 지겨우시더라도 쿠폰과 혜택에 이름을 짓고 ‘지금’을 고민하며 1%만 더 신경 써 보세요. 가격이란 영업사원이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고 기대 이상의 매출을 끌어와 줄지 모릅니다.
경력사항
- (現) 콘텐츠 디렉팅 프리랜서
- (前) 와디즈 콘텐츠 팀장
- (現)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
- (現) 야나두머니 코치
- (現) 스터디파이 코치
- (現) 퍼블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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