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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팔리고 싸면 더 많이 팔리는 콘텐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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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소미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somi.ryu@wadiz.kr) | 작성일 2024년 07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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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문제, 싸도 문제정해진 가격을 설득해야 하는 숙명 

콘텐츠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제 생존 비법 중 하나는 주도적인 자세입니다. 제품을 한 번 담당하면 브랜드 (제작자)와의 심도 깊은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런 방향성은 어떤지, 저런 컨셉은 어떤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킬만한 핵심 콘텐츠를 기획하고자 주도적으로 여러 제안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제가 절대 주도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의 가격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적정한 가격 선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적정한 가격 선을 벗어나는 제품들을 만나는 날이면 콘텐츠 디렉터는 다른 때보다 더 큰 짐을 짊어지고 미팅 자리를 뜹니다. 그 주 주말에 놀러간 팝업스토어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의 가격표를 확인하고 눈이 휘둥그레지기라도 하면, 콘텐츠 디렉터로서 묘한 시기심과 경쟁심, 약간의 사명감까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적정 가격대보다 비싼 제품을 만나는 사례가 더 흔하지만, 더 싼 제품을 만난다 해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구매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벌크 구매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고, 이는 비싼 제품을 파는 것만큼이나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니까요.

 

그래도 꽤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다 보니, 이런 제품들의 콘텐츠 기획에 주니어 시절보다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비싼 제품은 물론, 싼 제품의 벌크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을 깨달은 이후부터 말이죠. 

 

지금부터 소개할 이 방법을 직접 적용해 보신다면, ‘제품 가격을 더 낮추자’는 턱 끝까지 차오른 불편한 제안을 애써 삼키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더 이상 가격이 마케팅의 허들로 생각되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 소비자를‘가치 투자자’로 대해야 하는 이유

평소 여러분의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요? 안전한 인덱싱 투자를 선호하시나요? 혹은 기업의 비전을 살펴보고 미래 가치에 기대를 거는 가치 투자를 선호하시나요? 갑자기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비상식적인 가격의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투자 심리가 꽤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투자 전략 중 가치 투자는 현재의 자본을 투입해 미래에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가치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은 PR활동을 전개하며 기업이 앞으로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죠. 투자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자산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비용이 미래에 더 큰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 고급 시계를 구매하는 고객은 시계의 품질과 브랜드의 명성 등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가치를 얻게 되리라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꼭 명품 브랜드여야만 이런 심리를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반 브랜드도 이런 가치투자의 전략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크게 2가지 상황에 적용해볼 텐데요. 제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가격을 설득해야 할 때, 그리고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벌크 구매를 유도해야 할 때로 나눠서 콘텐츠 전략과 각각의 사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비싸도 팔리고 싸면 더 많이 팔리는 콘텐츠 전략
 

 

비싼 제품의 콘텐츠 전략

구매 이후 따라오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

 비싼 제품을 설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제품이 기능 외에 제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가치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책에 끼워서 사용하는 북라이트 제품을 담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개당 8만 원 대로, 책을 비추는 ‘조명’이라는 기능에 비해서는 가격대가 다소 비싼 편에 속했습니다. 책을 비추는 건 1~3만 원짜리 침실 스탠드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사실은 이 제품이 조명의 기능 외에 다른 가치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단순히 독서를 돕는 도구가 아니라,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요. 그리고 이 제품의 미래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도둑맞은 집중력을 찾아 드려요’라는 식으로요.

 

이 카피로 인해 제품은 조명을 넘어 추가적인 미래 가치를 품게 됐습니다. 집중력을 되찾아 주기 때문에 그토록 원하던 도파민 디톡스를 힘겨운 노력 없이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숏폼에 의미 없이 낭비하던 퇴근 후 3시간을, 내면을 정화하는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시간으로 바꿔주는 신비한 제품이라는 이미지까지 갖게 됐고요. 현재 이 제품은 공개 약 일주일 만에 1억 2,000만 원을 돌파하며 약 1,400여 명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품이 소비자의 미래를 지금보다 더 의미 있게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저렴한 1~3만 원짜리 침실 스탠드는 절대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이 북라이트 만이 제공할 수 있다고 믿게 되죠. 매일 퇴근 후 3시간을 온전히 몰입하는 독서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제품이라면, 8만 원 정도는 기꺼이 지불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금액 이상으로 내 미래를 변화시켜줄 제품을 드디어 찾았으니까요.

 

싼 제품의 벌크 구매를 유도하는 콘텐츠 전략:

할인 혜택 이외의 추가적인 가치를 더하라

 반면, 가격이 싸서 대량 구매를 유도하여 객단가를 높여야 하는 경우에는 대량 구매로 인한 추가 혜택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흔히들 사용하는 전략이 벌크로 구매할수록 제품 1개당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입니다. 할인은 언제나 설득력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할인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도, 벌크 구매에는 여전히 허들이 존재합니다. 소비자가 ‘난 이렇게나 많이 필요하진 않은데…’ 라고 구매를 망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파격적인 혜택가나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벌크로 구매해야 할 명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명분’입니다. ‘벌크로 쟁여둬도 괜찮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잖아’라는 다정한 위로인 것이죠.

 

비싸도 팔리고 싸면 더 많이 팔리는 콘텐츠 전략
 

이런 명분을 만들어 대량 구매를 이끌어 낸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불벅’ 제품입니다. 제품명을 보자마자 화기애애한 추억이 떠오른 분들이 꽤나 계실 텐데요. 불벅은 2000년대 중고등학교 매점에서 1000원에 판매하던 냉동 햄버거로, 사실 매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리뉴얼 된 깔끔한 핑크빛 포장지로 말이죠. 

 

저는 동일한 제품을 그 시절의 레트로 포장지에 담아 재출시하게 된 제품의 객단가를 높이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용돈이 부족하던 학창시절 가성비에 반해 사 먹었던 제품을 다 큰 성인이 다시 사 먹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다가 인당 20~60개의 벌크 구매를 유도할 명분을 만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명분은 부여하기 나름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어른의 FLEX’ 밈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부족한 용돈으로 딱 하나만 사 먹어야 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졸업하고,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해 이제는 30개씩 한 번에 구매하고 흥청망청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스토리텔링으로 명분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마치 성공한 어른이 된 것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미래 가치를 더한 것이죠. 이왕 추억에 젖어 구매하는 거, 부족할 걱정 없이 성공한 어른의 맛까지 느낄 수 있다면 조금 더 써도 돈이 아깝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로 인해 불벅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과거의 추억과 그때로부터 성장한 느낌을 선사해주는 가치를 지닌 제품이 되었습니다. 많이 구매하면 할수록 소비자의 자아를 입체적으로 그려주는 도구가 되어 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누적 약 5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단기간에 달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품의 가격을 바꿀 수 없다면콘텐츠로 가격을 설득하라

결국 비싼 제품과 벌크 구매를 유도해야 하는 제품의 콘텐츠 전략은 각각의 제품이 제공하는 미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싼 제품의 경우 장기적인 가치를, 대량 구매를 유도해야 하는 제품의 경우 할인 외에 추가적인 가치를 더한다면 소비자는 가격에 타당성을 느끼게 됩니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10년도 보유하지 못할 주식은 단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죠. 10년이나 기다릴 수 있을 만한 미래 가치를 지닌 주식이야말로 투자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10만 원, 심지어 100만 원의 가격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만한 미래 가치를 지닌 제품이라고 설득하는 콘텐츠로 가격을 설득해 보세요. 가치 투자에서 영감을 받은 콘텐츠 전략으로 우리 회사 시가총액을 더 높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경력사항

  • (現)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
  • (前)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 (現) C사 상세페이지 퀄리티 매니저
  • (現) 누적 2,500여명 현직자 대상 강의 진행
  • (現) 누적 30억 매출 달성 상세페이지 기획,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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