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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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홍희 前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namposa.honghee@gmail.com) 작성일 2024년 06월 03일 URL 복사본문
상세페이지 전문가의 기분 좋은 오지랖
3년 만에 준비한 코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황량했던 나무들에 새순이 돋아나나 싶더니 어느새 우거진 녹음 사이로 제법 여름의 향기가 나는 햇살이 들이칩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상반기 결산이 돌아올 텐데요. 결산 전, 실무에서의 퍼포먼스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려드릴 수 있도록 실무자 분들이 제게 직접 물어보셨던 질문의 답변을 패션포스트 구독자 분들께 비밀리에 공개해 봅니다. 패션포스트에서 매달 또 격월로 칼럼을 연재하며 거의 처음 열어보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입니다.
실무자 분들의 생생한 정보가 담겨 있었기에 질문의 내용은 조금 각색해 보았습니다. 다음 코너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상세페이지나 온라인 콘텐츠의 바다에서 나 홀로 고군분투하며 작은 구명보트에서 잠시라도 쉬어 가고 싶으실 때에는 질문을 보내 주세요.
Q 1. B2B 서비스 영업담당자님의 질문B2B 상세페이지는 어떻게 작성하는 게 좋을까요? 일반적인 상세페이지 작성법이 B2B 상세페이지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 궁금합니다.
A 1. 디렉터의 답변: B2B도 결국은 사람이 보고 결정하는 법! B2B 담당자가 알고 싶은 내용을 상세페이지 작성 원리에 맞게 풀어주세요.
B2B라도, 상세페이지를 살펴보고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건 역시나 그 상세페이지를 보는 한 명의 사람이지요. 사람의 마음을 열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득하는 원리는 동일하기에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세페이지 작성법이나 원리를 근거로 B2B 상세페이지를 제작하셔도 될 거예요.
다만 상세페이지 작성법이라는 ‘액자’가 변하지 않더라도 그 안을 채우는 ‘사진’은 달라져야 할 거예요. B2B 상세페이지를 보게 될 나의 타깃 고객들은, 구매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사항들이 일반 소비자들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꽃 구독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B2C를 고려한 상세페이지라면 보통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USP(Unique Selling Point)로 다뤄질 거예요.
① 꽃이 얼마나 신선한 상태로 오는지
② 한두 종류의 꽃이 아닌, 다채로운 종류의 꽃들이 섞여서 오는지
③ 배송 받은 꽃을 ‘똥 손’인 사람도 예쁘게 꽂을 수 있을지
④ 배송 과정에서 꽃이 상하지 않도록 업체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 상해서 왔다면 보상이나 CS절차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예쁜 꽃들을 담은 감각적인 사진들을 상세페이지의 초반(오프닝)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면서 고객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 뒤, ‘꽃 구독을 넘어선, 분위기 구독’ 같은 원 메시지를 보여주실 수 있겠죠. 그러고 나서는 우리가 자신 있는 USP 순서대로 서비스 특징들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될 겁니다. 설명의 영역은 상세페이지의 ‘본문’이 되겠고, 이후 구독절차나 구독일정 등 정보가 ‘결론’ 부분에 위치할 겁니다.
하지만 B2B 서비스를 담당한다면 오프닝·본문·결론이라는 ‘액자’는 바뀌지 않지만 이 안을 채우는 ‘사진’들인 원 메시지와 USP들은 달라질 겁니다. 회사의 복지를 위해 오피스에 꽃을 정기적으로 꽃아두는 걸 고려하고 있는 인사팀 담당자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똑같은 꽃 구독 서비스라 할지라도
▶꽃 구독 B2B 서비스 링크 여러 개를 비교, 검토하는 인사팀 담당자로서 살펴볼 때
▶퇴근 후 한 사람의 ‘나’가 되어 서비스를 살펴볼 때
위 두 가지 경우 각각 완전히 다른 포인트들을 살펴볼 겁니다.
① 해당 서비스를 이용 후, 회사의 구성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사례를 찾아볼 것입니다 (윗선의 결재를 받아야 하니까요!)
② 월 이용료가 어떻게 되는지 가격을 반드시 따져볼 거예요
③ 디스플레이를 직접 해주는 ‘옵션’이 있는지도 궁금할 겁니다
④ 꽃이 시들지 않도록 관리사 분들이 방문하시는지, 직접 관리해야 하는지도 궁금할 테고
⑤ 꽃의 싱싱함이나 다양성은, 이 모든 정보들을 파악한 뒤에서야 비로소 궁금해지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같은 꽃 구독 서비스인데 완전히 다른 서비스처럼 보이지요? 그만큼 같은 제품이더라도 타깃이 무엇을 읽어내고 싶은지를 고려해 새로운 관점에서의 USP 분석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닮고 싶은 동경을 자극하시거나, 공감을 살 수 있도록 USP 분석부터 영리하게 시작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된다면 USP 설명이 주를 이루는 상세페이지의 ‘본문’ 뿐만 아니라 고객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담당해줄 상세페이지의 ‘오프닝’도 달라져야 할 거예요 B2C 상세페이지에서 ‘꽃 구독을 넘어선, 분위기 구독’이란 원 메시지를 강조했다면 B2B 상세페이지에서는 ‘구성원들의 웃음꽃까지 피어나는 ○○서비스’ 같은 원 메시지가 강조될 수 있겠죠.
결국 같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내 상세페이지를 읽는 타깃 고객이 누구이고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원 메시지와 USP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달라지는 내용만 잘 파악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이미 알고 계신 상세페이지 작성법에 따라 써주시면 됩니다. 고객의 마음을 연다는 상세페이지란 본질은 B2C이든 B2B이든 다르지 않으니까요. 상세페이지 작성 원리에 대한 저의 또 다른 칼럼들은 패션포스트 웹 페이지에서 언제든 읽어보실 수 있다는 점도, 센스 있게 알려 드려요!
Q 2. 핸드메이드 소품을 판매하는 셀러님의 질문핸드메이드로 뜨개 소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특성 상 빠른 배송도 어렵고 가격도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리뷰를 남겨 주시는 분들은 정성과, 선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칭찬해 주시곤 하는데 상세페이지를 어떻게 잡아가면 좋을까요?
A 2. 디렉터의 답변: ‘공장식 소품’이 만들어 놓은 전쟁터에 ‘핸드메이드’가 굳이 참전해야 할까요?
사견이지만 핸드메이드 제품이라면 굳이 빠른 배송이나 가격이라는, <남이 만들어 둔 전쟁터>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마치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갖춘 요리사가 중국 요리에 도전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따로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피를 튀기며 경쟁하는 곳에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배송이나 가격에서 차별화를 두는 것보다 ‘핸드메이드’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한 원 메시지에 집중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제품이 아니라 시간을 떠나간다는 메시지
▶중국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과 품질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
▶(가능하다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
위의 사항들을 어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핵심은 ‘핸드메이드 제품이 아닌 것들과 굳이 붙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역으로 핸드메이드에서만 갖출 수 있는 USP를 중심으로 원 메시지를 꾸려야 한다는 거죠.
이럴 때는 이미 제품을 구매해 주신 분들의 리뷰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품질’이란 리뷰들이 우세하다면, 디자인에 대한 설명보다도 핸드메이드 기술자로서 ‘나’의 경력을 먼저 어필하는 상세페이지가 필요할 수 있어요. 반대로 ‘흔하지 않고 너무 귀엽다’는 리뷰들이 많다면 내 제품이 디자인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니, 찍어낸 듯 똑같기만 한 시중의 공장 제품들에 비해 어떤 디자인 차별점을 주었는지 설명하는 상세페이지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USP나 원 메시지보다 고객이 알아봐주고 칭찬해 주는 포인트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봐 주세요. 결국 모든 셀러는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사람이어야 하니까요.
Q 3. 의류 쇼핑몰을 운영 중인 대표님의 질문
일주일에 20벌 가까운 신제품을 업데이트해야 하고, 기능이 있다기보다는 디자인이 다른 비슷비슷한 의류들을 다룬다는 특성 때문에 상세페이지를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어렵습니다. 보통 템플릿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쿠팡이나 스마트 스토어의 상세페이지들과는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A 3. 디렉터의 답변: 상세페이지의 본질은 매출! 차별화는 브랜드의 원 메시지에서 주시고, 상세페이지는 템플릿을 사용해 효율적으로 매출을 올려 보세요.
저는 상세페이지가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내기 위한 영업활동의 한 갈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고객을 대면해서 만날 수 없으니 비대면으로 내 제품을 소개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상세페이지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상세페이지를 구성할 때 ‘어떻게 하면 상세페이지를 잘 쓸 수 있을까?’란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매출을 잘 낼 수 있을까?’란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정기적으로> <정해진 수량을> <많이 업로드> 해야 하는 의류 쇼핑몰의 상세페이지는 접근 방식이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세페이지 하나하나에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가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을 고객들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잘 보여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서요.
오프라인 골프의류 매장을 예시로 들어 보겠습니다. 골프의류 매장에 들어서면 내가 옷 하나를 관심 있게 볼 때마다 점원 분이 오셔서 “이건 어떠어떠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실제로 입어 보신 분들이 칭찬해 주신 건 크게 3가지 포인트였어요. 첫째…” 하시면서 설명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품마다 그렇게 설명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겠지요.
대신 <그 제품은 ○○○이 좋아요. 잘 나가고요. 입어보세요.> 정도로만 마무리 하시고 고객이 얼른 입어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이런 효율적인 접근이 의류 쇼핑몰의 상세페이지에서도 필요하다 봐요. 매주 업로드 해야 하는 제품의 양이 정해져 있고, 그 때마다 제품 별로 천차만별의 원 메시지를 도출하는 게 오히려 브랜딩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이 되는 장점 정도를 빠르게 보여준 후
▶(스테디셀러이거나 시즌 주력 제품이라면) 고객리뷰나 직원후기를 제시하고
▶모델 컷을 충분히 제시해 고객의 욕망을 자극
▶옷의 구매를 원하기에 상세페이지의 스크롤을 끝까지 내린 고객에 한해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그제야 제품의 USP들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
위의 순서대로 해 주셔도 늦지 않습니다. 마치 오프라인 골프 의류 매장에서, 고객이 옷을 입어보고 나온 후에야 그 곁에서 하나씩 소재의 장점과 디테일을 설명하기 시작하는 점원 분들처럼 말이에요. 즉, 정리하면 아래의 순서대로 상세페이지의 템플릿이 잡히는 거지요.
① 핵심 장점 소개
② 리뷰 소개
③ 모델 착용 샷 제시
④ 디테일 설명 및 디테일 설명 제시
물론 시즌의 주력 제품이라면 필요에 따라 디테일 설명이 착용 샷보다 먼저 나올 수 있겠어요. 그러나 주력 제품만으로 쇼핑몰이 운영되는 건 아니기에 일반적으로 이 순서를 따르게 될 겁니다. 우리가 쇼핑몰을 운영하는 건 상세페이지를 얼마나 잘 쓰는지를 전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위해서니까요. 비슷한 제품들을 매주 업로드하며 상세페이지도 템플릿을 사용해 빠르게 완성하는데 주력을 둘수록, ‘원 메시지’는 제품 별 원 메시지보다 이런 라인업을 계속, 꾸준히,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브랜드의 원 메시지여야 할 겁니다.
<우리 브랜드에 오면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그 제품들로 바뀌게 될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등을 브랜드 전체의 원 메시지로 보여줍니다. ‘유니클로’가 수많은 제품 하나 하나의 원 메시지를 공들여 도출하고 상세페이지에 힘을 싣는 대신 <모두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라이프웨어>란 브랜드 메시지를 전파하는 제품 개발에 더 많은 힘을 쏟는 것처럼요.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으신가요? 상세페이지나 모델의 착용 샷이라는 작은 요소 하나에 너무 많은 시간과 높은 잣대를 쏟아 넣으며 본질적인 ‘영업활동’이 뒤로 밀리는 건 아닌지 때로는 점검도 필요합니다. 곧 진행하실 상반기 결산에서 구성원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또 다른 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경력사항
- (現) 콘텐츠 디렉팅 프리랜서
- (前) 와디즈 콘텐츠 팀장
- (現)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
- (現) 야나두머니 코치
- (現) 스터디파이 코치
- (現) 퍼블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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