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세상이 곧바로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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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재상 매드해터 CMO (alex@madhatter.co.kr) 작성일 2023년 07월 10일 URL 복사본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메타버스’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정확하게 메타버스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적을지 몰라도 피상적으로나마 메타버스를 너무 자주 많이 들어서 익숙해져있다.
이제는 누구나 메타버스를 알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메타버스는 훨씬 더 가깝게 다가왔다. 직접 만나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피해야만 하는 상황에 접하게 되다보니,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그 일을 대신해야만 한 것이다.
20세기 말, 21세기 초에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가 화두였다. 기본적인 개념 안에서 메타버스의 시발점이라 말할 수 있다.
그 후 오프라인을 대신한 온라인 세상을 어떻게 구축하고 그 세상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활동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실행이 있었다.
‘세컨드 라이프’는 그 당시 가상현실 세계의 중심 화두였다. 개인 뿐 아니라 각 기업들조차 세컨드 라이프에 뛰어들어 오프라인 세상과는 다른 온라인 세상에서 주도권을 어떻게 가져갈 지 경쟁적으로 뛰어 들었었다. 물론 결론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그 때 성공했다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나 틱톡에서 활동하고 줌을 통해 미팅을 하는 것을 모두 세컨드 라이프에서 하고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극단적으로 오프라인 활동을 없애버리는 효과를 가져오다보니 사람들은 어떻게 다시 타인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욕구는 메타버스를 통해 실현하는 것으로 점차 다가가게 되었다.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메타버스 실현을 위해 뛰어들고 있다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라인, 천재적인 연출이 글로벌 흥행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지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레디 플레이어 원이 구축해놓은 ‘오아시스’라는 가상세계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이었다.
잘 만든 SF영화의 정석과도 같은 영화인데, 현재 가능하거나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미래에 있음직한 제품과 서비스들을 만들어 세계관과 배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SF영화의 본분이다.
그런 면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의 SF영화로서의 미덕은 아직 개념이 잡혀있지 않고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메타버스’를 눈앞에 있음직하게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여전히 정확한 메타버스의 개념이 잡혀있지는 않지만, 최소 대중들이 생각하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를 이 영화가 제시했다.
메타버스 세상을 실제로 만들어내기 위한 개인과 기업들의 고민과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다. 크게 메타버스에서 최대한 편리하고 실감나게 활동하기 위한 하드웨어 부분과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VR, AR, XR 기술 등을 이용해서 글래스나 슈트 혹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진 활동을 오프라인과 연결해주는 입출력 기계나 드론 등을 만들면 하드웨어,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이나 오아시스 내에서 활동하는 캐릭터(아바타), 그 안에서 캐릭터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메타버스와 오프라인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둘 다 혹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를 사업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많다. 특히 스타트업 붐과 함께 코로나까지 겹쳐지면서 그야말로 대유행이라 말할 만한 수준이다.
그들의 고민과 노력의 결과, 이제는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대학 신입생 입학식이나 각종 기업, 정부 행사를 하는 것도 익숙해졌고, 메타버스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하거나 실제 가보지 않은 여행지를 경험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메타버스 안에서 미팅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고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게임을 하며 놀기도 한다.
아직은 여러 가지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쪼개져있어서 오아시스처럼 한 번 들어가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고 제품별, 서비스별로 분절적으로 경험 가능하지만, 메타버스가 실생활의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 하나 둘 통합될 것이라 큰 우려할 점은 아니다. 그러면 곧 메타버스 세상은 열리는가?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은 쉽게 빨리 오지는 못할 것이다
요즘 분위기처럼 그렇게 빨리 메타버스 세상이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의 분위기는 트렌드라기보다 유행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현상들은 앞서 언급했었던 새로운 세기에 대한 기대감과 우울한 세기말 분위기가 더해져 시작된 가상현실과 세컨드 라이프 때의 현상들과 너무 유사하다.
그 당시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영화는 역시나 SF걸작 중 하나로 들어가는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오프라인과 동시에 온라인 세상으로 인간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넓혀진 그 세상은 오프라인과 달리 생산자나 사용자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에 기존에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은 누구에게나 어떤 형태로든 기회도 느껴졌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과열된 양상으로 사람들과 기업들이 가상현실에 빠져들었다.
메타버스 유행은 코로나 덕을 많이 봤다는 점에 대해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코로나로 덕을 본 또 다른 영역이 무엇이 있는지 떠올려보자
. 대표적인 것이 배달 앱과 배달서비스인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고 코로나의 수혜를 받은 또 다른 영역인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를 내며 성장했다.
그런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현재는 어떠한가? 대부분 고속성장은 멈추고 이용률은 줄어들고 있으며 생존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메타버스 역시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양식과 패턴, 라이프스타일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코로나처럼 통제 불가한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행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국가나 조직이 법과 규약 등을 만드는 것처럼 강제성을 띄지 않는 한 사람들은 극도로 편리하거나 임계치를 넘어서는 혜택을 입지 않는 한 익숙한 것을 계속 그대로 행하는 관성을 편안하게 느낀다.
앞서 유행한 가상현실의 경우,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신기하다는 이유로 한 때 세상을 바꿀 것처럼 엄청난 붐이 일어났지만 사람들이 계속 가상현실 세계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부는 분명 가상현실이 더 편하고 즐겁기는 했지만 오프라인 현실세계를 대체하거나 넘어서지 못했다 보니 하나 둘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지금의 메타버스 역시 유행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왜 메타버스에 들어오고 활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누구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메타버스가 대세가 되는 건 영화처럼 현실세계가 디스토피아 세상이 되어 온라인과 모바일 세계로 도피해야만 할 때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세상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 언젠가가 언제인가 혹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균형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위드 코로나로 돌입하자마자 오프라인 현실세계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세상은 쉽게 오지 못할 듯하다.
오히려 메타버스를 사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현실세계와 공존하면서도 현실세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다른 가치를 줄 지를 생각하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제약된 시간과 공간을 메타버스로 끌어들일 지를 고민해야 한다.
즉,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무언가, 혹은 현실보다 훨씬 더 편리한 무언가, 또는 현실에서 하는 것보다 더 큰 혜택이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야만 하고 그것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현실세계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만 메타버스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사람들은 메타버스에서 지갑을 열 것이다.
또한 현재 개인이 혹은 기업이 각자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메타버스 세상을 사업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컨설팅을 다니다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보이는데 대부분이 메타버스 세상의 주인이 되겠다는 포부와 비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마음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열이면 아홉이 거의 똑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 정말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미 알만 한 사람은 아는 사실인데 우리나라만 해도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과 구축에 대기업들이 엄청나게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그것도 단일 회사가 아니라 각자 역할을 나눠서 다수의 기업들이 힘을 합치고 있다.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자 다양한 역량이 합쳐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메타버스를 열겠다는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하면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른다.
그 스타트업의 역량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이미 판이 돈 놓고 돈 먹기 게임으로 룰이 바뀐 상황에서 뛰어난 기술로만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메타버스 유행이나 메타버스가 트렌드가 되게끔 하거나 되었을 때 돈이 되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고래들이 만들고 있는 판에서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이 무엇인지 그 부분을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
그 부분은 단순히 돈이 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와 현실세계의 병행은 반드시 온다
마치 SNS처럼 메타버스가 일상생활 속으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SNS를 대체하면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SNS의 편리성을 넘어서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하면서도 사람들이 쓰기에 비용 부담이 적어야 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오죽하면 구글부터 MS, 애플, 메타까지도 이와 관련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와 원가 절감의 흐름을 볼 때 5년 후부터는 원시적인 형태지만 지속가능한 형태로, 10~15년이면 대중의 일상생활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경력사항
- 현)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 알렉스넷 공동대표, 매드해터 CMO
- 전) ST 유니타스 스콜레 본부장
- 전) 브랜드 메이저 전략실장
- 전) 두산인프라코어 APE 마케팅 파트장
- 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담당
- 전) 삼성SDI 마켓인텔리전스팀 마케팅 전략 담당
- 저서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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