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내 머릿속에서 뛰어다니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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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재상 매드해터 CMO (alex@madhatter.co.kr) 작성일 2021년 12월 27일 URL 복사본문
마케팅을 이야기할 때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를 마케팅에 반영하라고 한다.
나 역시 강연이나 컨설팅, 어드바이징이나 멘토링을 할 때 이 이야기를 거의 입에 달고 산다. 그러려면 실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모든 출발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시작점은 무조건 고객이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을 세우든, 더 크게 사업모델을 만들고 사업전략을 짜든 그 모든 시작점은 고객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거시경제와 미시경제의 흐름을 살피고, 유행과 트렌드를 파악해야 하고, 시장과 산업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그 모든 출발점은 항상 고객이 먼저다.
고객의 니즈(Needs)와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사업 아이템이나 제품,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비즈니스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고객을 알기 위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게 들어가지는 않겠다. 고객 인터뷰의 방법론 이야기만 해도 한나절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인터뷰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림1>은 내가 컨설팅이나 멘토링할 때 주로 사용하는 양식으로, 스타트업 창업가나 기업 내 기획자, 마케터들에게 제공하고 정리하도록 한다.
<그림1. 인터뷰 질문 리스트 정리와 페르소나 작성, 문제와 해결책 정리 템플릿(출처: 패스파인더넷)>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고 페르소나를 설정해보자
질문지 구성이 조금 특이한데, 1차 인터뷰와 2차 인터뷰(심층 인터뷰)로 나눠놓았다.
보통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인터뷰 질문지를 만들고 최대한 많은 사람(타깃 고객으로 예상되는 잠재 고객)에게 답을 받아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서치에 익숙한 시니어 마케터나 리서치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한두 번의 인터뷰를 통해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인터뷰를 최대한 많이 하기를 추천한다.
일단 고객을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내용, 즉 대부분 고객 니즈와 문제점 혹은 해결책의 실마리 등을 알기 위해 내용이 비교적 짧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인터뷰를 몇 명에게 먼저 진행하고, 인터뷰 질문 자체에 대한 반응까지 꼼꼼히 적도록 한다.
제대로 된 인터뷰를 많은 사람에게 진행하기 전에 인터뷰 문항과 분위기를 확인하는 사전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터뷰 설계 시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점이나 놓쳤던 세부사항들을 찾아내서 인터뷰 질의서를 보완할 수 있고,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내야 할 추가 내용과 인터뷰 목적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된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도 좋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1인, 혹은 다수를 묶은 2차 인터뷰(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면 훨씬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인터뷰 대상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어떤 목적을 위해 그리고 어떤 시장과 제품, 서비스를 위해 하는지에 따라 전부 달라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심층 인터뷰는 수십 명 정도만 해도 일단 충분하다.
1, 2차 인터뷰를 반복적으로 진행한 이후, 대부분의 궁금증은 풀린다. 하지만 인터뷰가 정량보다 정성적인 접근이 강했다면, 지금부터는 인터뷰 결과와 사업 혹은 마케팅 전략에 반영될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설문지를 만들고 최대한 많은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검증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고객 자신도 알 수 없거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니즈(Unmet needs)가 있기 마련이고 이것은 인터뷰나 리서치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을 직접 관찰하는 방법으로 알아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고객 페르소나를 정리한다. 페르소나 정리 방법과 형태는 매우 다양해서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지면 관계상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렵지만, 한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머릿속에 고객이 어떤 모습에 어떤 성격과 라이프스타일로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인지 구체화할 수 있으면 성공이다.
머릿속에서 고객 페르소나가 마치 실존하는 사람처럼 살아 움직이게 만들면 된다.
이는 마치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가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에 상황을 부여해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작법과 동일하다.
이렇게 하면 어떤 상황이나 문제에 부딪혀도 매번 실제 고객에게 알아낼 필요가 없어서 실용적이다.
고객 페르소나가 제품, 서비스와 관련해 어떤 여정을 거치게 될까
이제는 마케팅 측면에 더욱 집중해보자.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마케팅뿐 아니라 사업설계나 전략 전반에 걸쳐 필요한 내용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 한정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고객 페르소나를 떠올리고 그 혹은 그녀가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어떻게 접하게 되고 지갑을 열지를 상상해본다. 그 과정 전체를 ‘고객 여정’이라고 한다.
고객이 어떻게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알게 되고(인지), 살지 말지 고민하게 되며(고려),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구매), 만족해서 또 구매하고(재구매), 이를 반복하면서 단골이 되는지(충성화)를 단계별로 나눠서 분석한다.
앞서 만들어놓은 고객 페르소나를 떠올리고 고객 여정에 맞춰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상상을 해본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서 판단이 잘 안 되는 부분은 고객에게 추가 질문을 통해 물어보면서 확인한다. 이렇게 고객 여정을 정리해본다.
<그림2>는 내가 한 기업에서 진행한 어드바이징 과정에 참가한 직원이 정리한 고객 여정과 마케팅 전략안이다.
단계별로 고객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리하고, 고객과 접하는 지점 및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즉 고객이 가진 니즈와 문제에 맞춰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할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 예시는 핵심 내용을 한 번에 보기 좋도록 정리한 것이며, 이 장표를 시작으로 실행안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그 일부는 <그림3>을 참조하면 된다.
고객을 안다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것을 반드시 꺼내야 한다는 의미다
마케터나 창업가, 영업사원이나 사업전략 담당자, 기획자들은 의외로 자기들이 고객과 시장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많은 부분을 뇌피셜(공식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을 뜻하는 신조어)로 이야기한다.
그것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여전히 가장 뛰어난 컴퓨터이기 때문에 누적된 경험치가 순식간에 인사이트가 되어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반복되면 과거의 경험과 편견이 고객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방해를 하게 된다.
마케팅의 시작점은 무조건 고객이다. 정확하게 고객을 알고 정의하고 고객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고객을 알아야만 하고, 고객을 알기 위해서는 이미 나와 있는 방법론을 활용해서 고객이 가진 생각들을 꺼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꺼내서 정리하다 보면 놓쳤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해서 하나의 방향으로 전략이 수립돼 일하기도 편하다.
고객을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언제든지 꺼내서 검증하고 다시 머릿속에 넣어 자유롭게 뛰놀게 하자!
경력사항
- 현)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 알렉스넷 공동대표, 매드해터 CMO
- 전) ST 유니타스 스콜레 본부장
- 전) 브랜드 메이저 전략실장
- 전) 두산인프라코어 APE 마케팅 파트장
- 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담당
- 전) 삼성SDI 마켓인텔리전스팀 마케팅 전략 담당
- 저서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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