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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삐딱하게/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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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싸면 최고? 무조건 싸면 망한다!
마케팅 중 가장 어려운 점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사업, 창업, 장사를 하거나 혹은 상품기획이나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가장 갑갑하고 어려운 일이 바로 프라이싱(Pricing, 가격 결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마케팅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가격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만 해도 혼이 쏙 빠지기 마련이다. 상품이나 서비스 기획, 양산이나 론칭 등에 맞춰 유통채널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것만 해도 할 일이 태산이다. 더구나 무슨 자신감인지 몰라도 세상에 이렇게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니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할 것만 같다. 고객들이 절절히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라 가격표에 얼마를 적어 놓던 지갑을 흔쾌히 열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까지 해본다. 반전은 그다음에 있다. 정작 출시일이 다가올수록 처음의 패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점점 심장이 쫄리기 시작한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은데 더 낮춰야 하는 게 아닐까? 비싸다고 고객들이 외면하면 어떻게 하지? 하루하루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지고 만약 잘 안 팔리면 모든 것이 가격 때문일 것만 같다. 지금까지 프라이싱은 어떻게 해왔는가?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거 수십 년 동안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던 마케팅 방식이 앞으로도 적용될 수 있을까? 프라이싱을 포함해 마케팅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의 출발점이자 기준은 시장과 고객에 있다. 작은 차이점이라면 여기에 내부적 기준인 ‘원가’라는 개념이 더해질 뿐이다. 상품, 서비스를 팔아서 수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전략 측면에서 어떻게 전략을 펼쳐 나가느냐에 따라 손해를 보는 프라이싱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상황, 즉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경우로 가정해 프라이싱 하는 방법을 단순화시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회사 내부적 관점에서 ‘원가+수익’으로 가격 결정2. 직접적으로 경쟁하거나 유사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 서비스와 비교해 가격 결정3.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에 부여한 가치를 기준으로 한 고객의 지급 의사에 맞춰 가격 결정4. 1~3번의 결정 방법을 혼합하여 결정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4번이다. 1~3번 각각도 의미가 있지만, 개별적으로 사용하면 한계가 명확하다. 1번은 실제 고객이 얼마까지 지불할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고, 2번과 3번은 1번 방법을 고려하지 않으면 손해 보고 팔게 될 수도 있다. 3번은 말은 쉬운데 실제 하는 방법이 매우 어렵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제품 중 하나인 샤오미 휴대용 충전기.> 가격이 싸면 최고? 고객의 이중성!마케팅이나 브랜드 관련 조사를 하다 보면 가장 오류가 심한 부분 중 하나가 ‘가격’에 대한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을 써서 리서치를 돌려도 신기하게 ‘가격’ 이야기만 나오면 고객들은 대부분 ‘비싸다’라는 불만을 쏟아놓는다. 더 신기한 것은 가격을 내려도 내려도 고객 중에는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고객 관점에서 자기 돈이 나가는 일이다 보니 가격은 언제나 불만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에 공짜로 주면 불만이 없을까? 공짜로 주면 상품과 서비스 이외의 부분, 예를 들어 AS(After Service) 비용 등으로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제로(Zero) 가격도 아니고 이제는 마이너스(Minus) 가격이 되는데도 말이다. 고객은 가격에서는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동시에 고객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한다. 가격이 싸면 싼 만큼 문제가 있거나 딱 그 정도의 가치만 한다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가격만큼 낮춘다. 그래서 지불한 가격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준다고 느끼면 고객은 완전 감동한다. 몇 년 전부터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나오는 상품들은 고객에게 엄청난 가성비를 느끼게 만들며 놀라움을 선사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싸고, 기대했던 것보다 상품과 서비스가 좋으면 무조건 잘 팔린다. 지금까지 수천 년 지속해온 이 정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점이고, 비싼 것들도 잘 팔리는 것들이 아주 많다는 거다. 프라이싱은 단순히 가격이 ‘싸다’ ‘비싸다’로 결론 나지 않는다. 프라이싱을 삐딱하게 다시 보자결국 프라이싱은 ‘고객의 생각과 기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로 점철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해보자. 비싸게 돈을 주고 물건을 샀거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서비스를 받았을 때, 애써 좋게 생각하고 포장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싼 책을 한 권 샀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 되면 책을 반품하는 대신 어려워도 틈틈이 억지로라도 읽으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 책은 장식품으로 책장에서 잠자게 된다. 마음에 드는 옷을 사서 입고 나갔는데 주위 사람들이 옷이 이상하다거나 안 어울린다고 하면 그건 상대방이 패션을 몰라서 그렇다고 치부한다. 특히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그렇게 자기합리화 시키며 상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한마디로 고객은 돈을 지불한 만큼 스스로 가치를 부여한다. 기존 프라이싱 방법론에 고객의 이중성과 가격에 대한 가치를 함께 부여해야 프라이싱을 잘 할 수 있다. <오내피플 캐치시큐> 가격이 너무 싸서 오히려 사지 않는다몇 년 전 한 스타트업을 멘토링 할 때 있었던 일이다. 고객정보 보호 솔루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오내피플이라는 곳이었다.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며 잘 나가고 있다. ‘캐치시큐’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예상보다 판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동일한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던 기존 업체들보다 가격이 불과 1/5~1/4 정도 수준으로, 파격적인 가격을 생각하면 시장 전체 판을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이 있어야 했다. 오내피플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컨설팅을 받고 싶어 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오히려 고객이 사지 않는 것 같습니다”가 내 첫마디였다. 고객들의 머릿속에는 기존 서비스들의 가격이 이미 형성돼 있었고, 그 가격에 비해 말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은 오히려 이 솔루션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질까 하는 의심을 들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가져오면 가격이 더 싸질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지만, 그 기대보다 오히려 더 싸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온라인이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밀착 관리해준다는 신뢰감을 주기 위해 역으로 가격을 확 올렸다. 기존 업체들 가격의 1/2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기를 제안했다. 얼마 뒤 대표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연락이 왔다. 실제로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렸더니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가격도 두 배에 판매량도 급증했으니 매출과 수익은 드라마틱하게 올라갔다. 처음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이게 싼 거야, 비싼 거야?요즘 대세 중의 대세인 넷플릭스를 살펴보자.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료는 국내 기준 14,500원이다. 수천 편의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등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싸다면 싸다고 할 수 있지만, 취향별로 보는 것이 한정돼 있고 실제 시청 시간도 한정돼 있으니 비싸면 비싸다고 할 수도 있다. 만약 최신 영화와 미드를 좋아하는 고객이 넷플릭스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고객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영화 관람료가 편당 8,000원에서 13,000원 사이이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만 공개하는 신작을 영화관 대신 한 달에 한두 편만 봐도 손해 보는 가격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한 계정당 등록 인원이 4명이니 이용료를 인당으로 계산하면 4,000원도 안되고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기기로 볼 수 있다.’ 실제로는 한 명이 계산하고 한 명이 주로 하나의 기기로 사용할지라도 말이다. 넷플릭스에서만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업데이트 주기를 보면, 여타의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생각과 기대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프라이싱이 이루어지고 거기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줄줄이 나오고 있는 다른 OTT 서비스들은 넷플릭스 이용료가 프라이싱 기준점 중 하나가 되고 있을 것이다. 고객 머릿속에 넷플릭스 가격이 비교 기준선이 됐기 때문이다. <슬직살롱> 과연 가격을 올려도 고객이 지갑을 열까?일반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프라인 유료 강연,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실행한 적이 있다. 지금은 다른 사업과 일이 바빠서 못하고 있지만, 패스파인더넷 ‘슬직살롱’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참가자 모집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오니 가격이 문제였다. 유사한 프로그램들의 가격을 조사하고 우리 측 원가와 비용 그리고 향후 기대되는 효과까지 고려해서 가격을 설정했다. 그 당시 회사, 강사, 진행자의 낮은 인지도를 고려해 기존 유사 서비스보다 가격을 낮게 결정했다. 프로그램 설계 당시만 해도 업계 최고가로 가자는 호기로움은 모집 캠페인 론칭 일이 다가올수록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심장이 쫄리는 만큼 점점 더 가격을 낮추게 됐다. 결국 평일 저녁 강남에서 2시간 동안 진행하는 행사를 업계 중하급 수준인 25,000원으로 오픈했다. 결과는 모집 조기마감이었다. 얼핏 대성공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기뻐할 일이 아니었다. 고객이 싸다고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즉 돈을 더 받을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또한 싸기 때문에 고객 스스로 부여한 낮은 가치만큼 행사에 거는 기대가 낮다는 것이었다. 이는 당장 행사일에 많은 노쇼(No-Show, 예약해놓고 불참하는 경우) 발생을 예고했다. 결국 슬픈 예감 그대로였다. 이후 시즌을 나눠서 점점 더 가격을 올렸다. 다음은 30,000원, 마지막은 45,000원까지 올렸는데, 평균 마감 속도는 늦어졌지만, 매출과 수익은 극대화되고 노쇼 역시 급격히 줄어들었다. 가격이 싸다고 고객이 무조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가격이 싸면 고객들이 환호한다. 그렇다고 고객들이 싼 상품과 서비스를 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생각하고 기대한 가치보다 조금 더 싸면 좋아한다. 오히려 너무 싸면 의심한다. 프라이싱은 그야말로 고객과 밀고 당기는 심리전이다. 무조건 싸고 좋은 것을 만드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거나 마케팅을 하면 (조금 오버해서) 무조건 망한다. 고객이 스스로 지갑을 열고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주고 거기에 맞는 가치를 제공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가격을 올리고도 더 많이 팔아서 매출과 수익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프라이싱을 삐딱한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해본다면 말이다.
강재상 매드해터 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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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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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서비스 먼저? 아니! 고객 먼저
이 정도로 급격하게 모든 것이 변한 시기가 또 있었을까. 단순히 코로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론 2020년을 단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무조건 ‘코로나’가 될 것에는 어떤 이견도 없을 것이다. 코로나가 급변하도록 가속화시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 자체가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다. 급변하는 시기, 기존 생각의 틀은 유효할까?마케팅과 브랜드 영역도 급변하는 시기 속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트렌드가 바뀌고 유행이 오는 주기가 빨라졌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이전에도 이런 일들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론이나 실행방법까지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것이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과연 지금까지 100여년 유지하며 마치 불문율과 같았던 마케팅과 브랜드의 방법론들이 앞으로도 그대로 적용 가능할까? 이런 의심을 가지고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존 생각을 버리고 한번쯤은 삐딱하게 보고 싶었다.무신사, TS, MKYU, 블라인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각각의 사업모델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면 많이 복잡해지니 대표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각 기업들을 간략히 정의해보겠다. 지금까지 마케팅은 어떤 방법론을 사용했는가무신사는 요즘 한창 유아인이 광고모델로 나오는 온라인 패션 쇼핑사이트다. TS는 ‘탈모 스톱’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서 조합한 것으로 홈쇼핑에서 탈모 관리 샴푸로 유명하다. MKYU는 여성들의 자기계발 롤모델이자 멘토로 유명한 김미경 강사가 유튜브 MKTV와 더불어 운영하는 교육사이트다. 블라인드는 전현직 직장인들이 회사와 산업, 직무별로 모여 이슈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 앱이다. <photo TS> 정의를 듣고 나니 더 머리가 아프다고? 정말 서로 연관성이 1도 없어 보인다. 공통점이 무엇인지 해답을 말하기 전에 잠시 기존 마케팅에 대해 살펴보자.여러분이 제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가정해보자. 개인적으로는 가치 사슬(Value Chain)을 고려한 비즈니스 기반 마케팅을 추구하지만 이론서가 아니니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선으로 최대한 쉽게 시간 순서로 생각해보자. 1. 시장과 고객 니즈를 파악 한다.2.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한다.3. 가격을 정하고 유통채널을 구축 한다.4. 판매를 위해 광고와 홍보 등 프로모션을 한다.가장 일반적인 제품,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순서다. 참고로 마케팅은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기준으로 작성했다. 1번과 2번 과정에 시장과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고 어떤 위치로 나갈지 포지셔닝(Positioning)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빠르면 2번부터 시작하지만 3번과 4번 과정 정도에서 브랜드를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언제 만나는가? 그렇다. 4번부터 고객을 만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은 점차 늘어나고 제품과 서비스의 열광적인 팬이 된다. 물론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성공했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제품과 서비스 먼저, 고객은 그 다음’의 순서다. 과연 이 방법이 맞는가? 기존 마케팅 방법론을 삐딱하게 다시 보자앞서 말한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필자 역시 기본적인 마케팅 방법론 틀로서 항상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들도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가 천천히 변화하고 있던 모습을 가속화 시키면서 하나 둘 양지로 끌어올렸다. 이미 시장과 고객은 기호와 취향별로 파편화되고 있어서 예전의 인구통계학적인 접근법만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여기에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다시 정의하고 나눠보기도 하고, 처음부터 기호와 취향을 기준으로 분석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파악이 잘 안되거나, 너무 시장을 잘게 쪼개서 시장성이 없거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기타 등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서 누군가는 생각했을 거다. “아,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일단 사람부터 모아놓으면 뭔가 되겠지!” 사실 이 생각은 스타트업 산업에서는 아주 흔한 접근법이었다. 인터넷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인 벤처 붐부터와 함께 20여년도 더 되었다. 벤처가 지금 스타트업으로 용어가 바뀌었을 뿐 소위 플랫폼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과거 다음과 네이버가 그렇게 했고, 지금은 독과점 문제로 한창 입에 오르내렸던 배달의 민족도 그렇다. 페이스북도 넷플릭스도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다.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사업 아이템과 사업 방향성이 잡히면 그것으로 사람을 모으고 이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확충해 나가면서 사람을 더 모으고, 결국 이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든다. “사람이 곧 돈이다”라고까지 말한다. 일반적인 마케팅 순서가 ‘제품과 서비스 먼저, 고객은 그 다음’의 순서였다면, ‘고객 먼저, 제품과 서비스가 그 다음’인 접근법이다. 과연 무신사, TS, MKYU, 블라인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무신사, TS, MKYU, 블라인드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다.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론의 역순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먼저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각 기업이 가장 초기에 어떻게 시작해서 지금에 왔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무신사는 2001년 패션 운동화 인터넷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운동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이어졌다. 그 후 패션 온라인 매거진을 내놓으며 마니아적인 초창기 성격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2009년 이커머스 기능이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가서 지금의 모습까지 진화해왔다. TS는 ‘탈모 스톱’의 약자 그대로 탈모 커뮤니티가 그 모태가 됐다. 탈모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고민을 공유하고 탈모 혹은 발모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다. 그리고 직접 탈모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는 기능성 샴푸를 직접 만들게 됐다. 무신사와 마찬가지로 커뮤니티내 사람들이 초기 고객이 되어 사업화의 기반이 됐고, 지금은 TS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을 수 있었다. 헤어 뿐 아니라 바디 케어, 코스메틱, 헬스&리빙, 여기에 건강기능식품까지 확장했다. <photo MKYU> MKYU 사례를 보자. 김미경은 2000년대 초반부터 유명한 샐럽 강사이자 연사로, 방송부터 책 출간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금은 120만 명이 훨씬 넘는 유튜브 채널 MKTV까지 하고 있으며, 여전히 샐럽으로 많은 곳에 초대 받고 있다. 이런 그녀에게 하나 둘 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팬클럽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롤모델이자 멘토로 3050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녀가 사업으로 진행하는 MKYU(미경 유튜브 유니버시티)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2018년 시작됐다. MKYU사이트는 일반적인 교육 사이트와 많이 다르다. 대부분 일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반해, MKYU가 다루는 주제는 자기계발, 전문성 직무교육, 글쓰기, 재테크 등 일관성이 안 보일 정도로 폭넓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이트 이용고객인 3050여성이 원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지식과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회사 내부 문제나 이슈에 대한 가장 빠른 소식통으로 언급되며 뉴스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오고 간다. 역으로 블라인드 내에서 이슈가 되어 언론에 노출되는 일도 허다해졌다. 그런 블라인드가 지난 11월 신규 서비스 출시로 말이 많았다. 직장인 미팅 앱 ‘블릿’을 출시한 것이다. 블라인드가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생각하면, 데이팅 앱 출시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블라인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직장인 인증 과정이 있었던 만큼 블라인드 고객들은 검증된 직장인들이 대부분이고, 데이팅 앱 서비스의 어려움은 신분이 확실하고 믿을만한 사람을 소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블라인드 고객들인 직장인들 중 연애하고 싶은 니즈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로 믿을만한 사람을 연결시켜줄 수 있다는 강점까지 더할 수 있으니, 고객 측면에서만 보면 블라인드의 블릿 서비스 출시는 자연스럽다. 고객 먼저, 팬클럽이 팬덤이 되어 사업으로 가는 과정일정한 목적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놓았다는 것은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일지도 모른다. 제품과 서비스 먼저, 그리고 고객을 모으는 기존 방식은 여전히 훨씬 더 많이 쓰이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시장과 고객의 기호와 취향이 다양하게 쪼개지면서 효율성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고객 먼저’ 확보하고 이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처음 시작은 팬클럽 수준일 것이다. 그리고 팬덤으로 커지고 그 팬덤의 힘이 대중으로 넘어가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매번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면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삐딱한 마케팅 접근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강재상 매드해터 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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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 알렉스넷 공동대표, 매드해터 CMO
전) ST 유니타스 스콜레 본부장
전) 브랜드 메이저 전략실장
전) 두산인프라코어 APE 마케팅 파트장
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담당
전) 삼성SDI 마켓인텔리전스팀 마케팅 전략 담당
저서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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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신조
-
채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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