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형 루키 디자이너 마린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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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현준 패션저널리스트 (jihj314@naver.com) 작성일 2020년 10월 12일 URL 복사본문
2017년 LVMH Prize의 1등은 프랑스 출신이자 벨기에 라캉브르 패션 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마린세르(Marine Serre)에게 돌아갔다. 마린세르는 확실히 다른 지원자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확실한 자신만의 세계관과 우주관을 바탕으로 패션과 환경 그리고 정치까지 아우르는 패션 철학을 컬렉션에 담아 대중들에게 이야기한다. 친환경적 철학이 담겨 있는 반달 패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마린세르. 그녀의 브랜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의 아파트에서 남자친구, 여동생과 같이 패션 작업을 하던 마린세르는 생각하지 못했던 LVMH Prize 2017의 1등 수상 이후,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파리의 가장 핫한 신인 디자이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진행형 루키 디자이너로 알려진 마린세르는 LVMH Prize에게 큰 감사를 표현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지금까지 돈을 받지 않고 무급으로 일해 준 자신의 스태프들에게 LVMH prize로부터 받은 상금을 통해 처음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VMH Prize 관련 사람들로부터 먼저 대회 참가 여부를 추천받았던 마린세르는 한 번도 대회 참가를 목표로 자신의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직 마린세르가 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컬렉션을 만들었을 뿐인데 마린세르는 자신의 패션 작업을 통해 세상으로부터의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18 F/W 파리 패션 위크 첫날, 마린 세르는 파리 북부에 위치한 어떤 이름 모를 회사 빌딩에서 데뷔쇼를 치렀다. 마린 세르는 이미 LVMH Prize의 1등 수상자 타이틀에 빛나 있었고, 마린 세르가 라 캉바르를 2016년 졸업하고 발렌시아가, 디올, 마르지엘라에서 쌓은 경력에 비추어 사람들은 마린 세르의 데뷔 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마린 세르의 데뷔 쇼 주제는 ‘Manic Soul Machine’이었다. 즉 현대 사람들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처럼 기계적 인간화가 되고 있음을 알림으로써 점점 더 빨라지는 속도에 지쳐가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렸다.
마린 세르는 26살에 자신을 비롯해 목표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패션계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디자이너로서의 내적 자아와 기계처럼 움직여야하는 외적 자아 사이에서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린 세르는 자신 조차 바쁜 스케줄에 맞춰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다보면 막상 자신의 균형점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마린 세르가 데뷔 컬렉션 주제를 현대인의 기계화로 정한 이유는 마린 세르 개인의 자전적 이야기와 그녀가 추구하는 패션을 동시에 함축시킬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린 세르는 또한 현대 여성들에게 거추장스러운 핸드백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선사하고 싶어하는 퓨처웨어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한국 해녀들이 사용하던 부표처럼 생긴 가방과 네오프랜 소재를 사용한 옷을 만든 그녀는 자신의 컬렉션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연결시키는 사람들로부터 끊임없는 영감을 새롭게 받는다고 한다. 마린세르에게 미래지향적 옷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마린 세르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폰, 책, 노트처럼 필요한 잡동사니들을 재킷에 모두 넣고 다닐 수 있는 멀티 포켓 재킷이라고 말한다.
마스크, 패밀리, 그리고 희망
2018 F/W 파리 패션 위크 데뷔 무대를 치루고 약 2년이 지난 2020년 마린세르는 새로운 마린세르가 되어 있었다. 마린세르는 스스로에 대한 변화를 인정하였다.
마린세르 팀은 3명에서 시작하였지만 2020년 60명의 팀원으로 대폭 증가하였고, 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글로벌 팀이 되어왔다.
특히 데뷔 쇼부터 현재까지 마린세르는 마스크를 등장시켜왔는데, 마린세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측한 것이 아닌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한 마스크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기 위해 마린세르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공기가 얼마나 오염된 지 스스로 깨닫는 데까지 얼마 안 걸렸다고 한다. 마린세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고객들이 모두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면 좋을 것 같아 그녀는 마스크를 컬렉션에 등장시키게 됐다. 2020년 마스크는 의무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2020년에 선보인 마린세르의 컬렉션은 다양한 남성복과 아동복으로 확장, 마린세르 패밀리 컬렉션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채로운 컬렉션을 완성하였다. 많은 패션쇼 관람자들은 마린세르의 쇼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모두가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야만 하는 시기에 발표된 토털 패밀리 룩 컬렉션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마린세르는 자신의 컬렉션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그 희망을 시도하는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절망의 에너지가 세상을 집어 삼킬지라도 마린세르는 컬렉션을 통해 살아있는 희망 에너지와 액션, 그리고 굳건한 믿음을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현재 백신개발로도 통제할 수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현상에 굴복하기보다 무언가 희망적인 모습과 희망적인 목소리를 끊임없이 생산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 친구, 다양성, 포용을 의미하는 패밀리 토털 룩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모두가 바닥에 앉아서 쇼를 관람하게 만든 이유는 이런 감정과 연대감을 쇼를 통해서 잠깐이라도 즐길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업사이클링 럭셔리 스타일
마린세르는 파리의 스텔라 맥카트니로 불리기도 한다. 이유는 지속가능한 업사이클링 럭셔리 스타일을 계속해서 선보였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처럼 실크, 데님, 카펫 같은 재활용 소재로 옷을 재가공하는 마린세르는 컬렉션 시작할 때부터 업사이클링 가공방식을 통해서 제품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재생되었다는 의미를 알리기 위해 업사이클링 컬렉션에는 ‘regenerated’ 라벨을 붙인다.
2020 S/S와 F/W 시즌에 마린세르는 업사이클링 컬렉션을 50% 비중으로 만들었다. 업사이클링 럭셔리 룩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마린세르는 까다로운 공정을 매번 거치지만 이미 수명이 끝난 소재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 넣는 동안 마린세르는 새로운 생명력을 옷에 불어넣는 느낌이라고 한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하며, 많은 인력과 노력이 든 만큼 마린세르는 고객이 업사이클링 컬렉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마린세르의 믿음과 패션 철학이 있었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LVMH 컬렉션부터 2021 F/W 컬렉션까지 ‘new futuristic collection’을 선보여 왔고 전 지구적 인류의 웰빙(well-being)을 선도할 수 있었다.
마린세르의 ‘futuristic wear’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 지구적 이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마린세르는 존재한다. 고로 마린세르의 미래지향적 컬렉션 또한 존재한다.”
최상단 사진출처=구글
경력사항
- 前)매치스패션닷컴 고객 관리 담당
- 前)롤랑 뮤레(Roland Mouret) 파리 패션 위크 스튜디오 인턴
- 前) 2022년 구찌코리아 Kor/Eng Client Advisor (Biling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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