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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를 처음 정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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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상현 산악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4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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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오전 11시 30분 영국 원정대의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 세계는 한동안 떠들썩했다. 사람들은 이 엄청난 성과에 대해 많은 것을 궁금해 했다. 그 중에 하나가 ‘둘 중 누가 더 먼저 정상에 올랐을까’였다.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고 비교적 쉽게 히말라야를 갈 수 있지만, 당시 외국인이 히말라야 오지를 가기 위해선 측량과 지도를 만들어야 했고 의류, 식량, 장비의 발전도 뒷받침 되어야 했다. 


낯선 환경과 처음 만나는 고도에 따른 신체의 이상을 기존의 자료가 없는 상태로 의학적 조치도 해야 했으니, 당시의 과학기술과 국력이 총 동원 되어야 가능했던 엄청난 과정이었다. 


이 등반을 성공시키기 위해 영국은 티베트가 문호를 개방한 이듬해인 1921년 첫 정찰대를 파견한 이후로 32년에 걸쳐 무려 9번의 원정을 통해 이루어 냈다. 그사이 15명의 안타까운 희생을 발판으로 올라선 결과물이었다. 


특히 존 헌트 대령이 이끈 영국의 9차 원정대는 359명의 셰르파를 동원해 10톤 이상의 장비와 식량을 운반한 대규모 원정이었다. 


당시 강대국들은 이러한 오지의 정복을 국력과 연관 지어 생각했는데, 북극점이 미국에 의해 정복되고 남극점도 노르웨이에 내준 영국은 누구도 가보지 못한 에베레스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정상 등정의 조건도 있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 전에 성공해야 하고 1차 공격은 영국인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등정은 대관식 사흘 전에 성공했고 1차 공격팀이 실패하면서 2차 공격팀이였던 뉴질랜드 출신의 힐러리와 훗날 네팔, 인도, 티베트가 전부 자기나라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텐징이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정상을 함께 올랐지만 그래도 둘 중 한발이라도 먼저 올라간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이 최초라고 생각 한 사람들은 그게 둘 중에 누구 인가 궁금해 했다. 


하산 후 둘의 말을 종합해 보면 정상부근에선 힐러리가 앞서 올라갔고, 정상에도 먼저섰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둘의 관계는 영국등반대의 대원과 그 등반대에 소속된 현지인 관계였고 텐징이 이전의 등반에서 정상근처까지 가 본적이 있었기에 앞장서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사람이 많았다. 


힐러리는 훗날 정상 바로 아래서 텐징이 자신을 기다렸고 자신에게 양보했다고 말했다. 당시 영국 등반대의 여러 가지 상황과 자신의 입장을 고려한 결정이었겠지만 그 결정으로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힐러리 뿐 아니라 텐징을 정상공격 대원으로 발탁시켜 성공하고 14명 대원 모두를 무사귀환 시킨 존 헌트 대령도 기사작위를 받았다. 


텐징도 영국으로 날아가 훈장을 받았다. 사실 당시 대원은 텐징을 빼면 13명이어서 헌트는 텐징을 포함시키며 숫자 13의 징크스를 빗겨가기도 했다. 헌트는 한 팀의 성공을 강조했고 결과적으로 보면 둘은 불과 6m정도의 간격으로 줄을 묶고 움직였기에 누가 먼저냐를 따지기 보단 동시에 올랐다고 기록하고 있다.  


만년설의 봉우리에 서서 한 손에 영국기와 네팔, 인도, 유엔기가 펄럭이는 피켈을 높이 들고 산소마스크와 모자를 쓴 모습으로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에 올라 서 있는 사진은 전 세계에 가장 유명한 등반사진이다. 


그 결과 힐러리는 가장 유명한 산악인이 되고 영국의 기사 작위를 수여하게 되었지만, 사실 그 사진 속의 인물은 힐러리가 아니다.


정상에는 힐러리와 텐징 단 둘 뿐이었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지금처럼 디지털 카메라로 셔터를 가볍게 누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서양사람 힐러리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텐징을 찍었고 텐징도 힐러리를 찍어주려 했지만 네팔 산골에 사는 셰르파인 텐징은 카메라를 다룰 줄 몰랐기에 힐러리는 카메라를 넘겨주지 않았다. 


정상을 양보한 텐징에 대한 존경이 담긴 사진이라고도 하지만, 강풍이 부는 정상에서 두꺼운 장갑을 낀 상태로 사진을 찍는 것은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카메라는 1950년대의 수동식 필름 카메라다. 힐러리는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에 올라 사진을 찍은 사람이지만 정작 본인 사진은 없다.  


경력사항

  • 등반가
  • 現) 황금피켈상 아시아 심사위원
  • 2008년 대한민국 산악상 고산등반상 수상
  • 2007년 로체샤르 등정
  • 2000년 에베레스트(8,848m)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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