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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분양 상업시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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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2년 08월 29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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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분양 상업시설 유감

<PHOTO pexels>

 

잘 아는 지인이 지난 몇 달간, 서울 도심 복합 상업시설의 LM(Leasing Man agement) 업무 컨설팅을 했다. 

 

업계 경력도 풍부하고 과거 실적도 좋았던 전문가인데, 조언을 구한다고 내게 문제점을 들고 왔다.

 

들어보니 지인의 역할은 기존의 LM 업무와는 다르게 시행사를 대신해서 LM사를 컨트롤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LM의 역할은 시행사와 계약을 통해, 테넌트 리싱(Tenant Leasing) 업무를 대행해주는 것인데, 지인의 역할은 독특하게 LM사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역할이 달랐던 이유는 건물의 성격이 분양 상업시설이었기 때문이다. 

 

분양 상업시설은 건물을 일정 형태로 분할하여 개별 소유권자에게 분양하는 상업시설이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호실에 다른 소유주가 존재하므로 통합관리가 되지 않는 큰 단점이 있다. 구분 소유자 각자가 분양 물건에 대해 본인 재산이라는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내 재산, 내가 마음대로 하는데 참견하지 말라’는 식의 극단적 주장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경험상 이런 상업시설을 컨설팅 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공실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다. 왜냐하면 기획, 개발, 운영, 관리의 통합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업시설은 기획과 개발, 오픈까지의 과정에서 최소 5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선분양을 하는 구조이다. 

 

주식처럼 미래를 담보하는 거래이지만,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은 매우 높고 장기 보유를 해야 하는 상품이다.

 

투자자인 수분양자는 등기와 오픈을 해야 하는 5년 뒤 안개 속의 경제 상황에 베팅하는 것이다. 만일 5년 뒤의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어떻게 될까? 

 

선분양으로 같은 성격인 아파트 거래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결론이다. 

 

아파트의 경우는 대개 주거 목적으로 실구매 성향이 강하지만 상업시설은 일부 자영업을 제외하고는 투자 목적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출을 전제로 하는 투자 상품에는 항상 투기적인 수요가 존재해서 문제를 증폭시킨다. 지인이 내게 달려 온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6년 전에, 시행사는 강남 최고의 입지에 인기리에 상업시설을 분양했다. 사업지는 신분당선의 확장으로 2022년 5월 말에 종착역이 개통을 하는 바로 코앞이었다. 

 

시행사는 지하철 개통 시점에 상업시설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오차 없이 사업을 실행했다.

 

분양 업체는 2012년 신분당선이 오픈하고, 유동 이용객이 30%나 급증하면서 강남역 상권이 급속히 팽창한 선험을 통해 사업지의 가치를 크게 부각시켰다. 

 

투자자들도 신사동 상권의 가치를 인정하고 선뜻 분양을 받았다. 

 

1층 대로에 면한 호입지의 경우는 전용면적 39㎡(11.8평)가 38억 원에 계약이 이루어졌다. 수분양자 가운데는 대형 투자회사의 임원도 다수 이름을 올렸다. 

 다시, 분양 상업시설 유감 ​

 

시간은 흐르고 기획과 개발의 시기가 지나고 상업시설의 오픈이 다가왔다. 이 기간, 우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경제 현실과 직면했다. 

 

유동성 과잉으로 부동산이 폭등하는 시기를 지나 급속히 유동성을 회수하려는 금리 인상을 경험하고 있다. 

 

6년 전에 상가를 계약했던 수분양자의 상당수가 잔금을 연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수분양자의 자금력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상권이 좋으므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상가를 오픈하면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시작했던 LM 시장에서도 반응이 금세 왔다. 대개의 업체가 신규 출점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같은 판단이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가 분양 상가에 입점한다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큰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을 전가하려고 임대료를 더 받고 싶은 구분소유자의 생각이 다름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분양 상업시설은 구분소유자, 입점 업체, 운영회사 3자 모두 윈-윈(Win-win)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매 철학이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느 일방의 계약이 불편부당하게 되었을 때, 3자 윈-윈을 이끌어 내는 경영을 해야 지속가능성이 높아짐은 이미 몇 차례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업계 경험이 풍부한 지인도 속으로는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현장을 맡고 있으므로 어떻게든 완성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컸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행사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인을 초빙해서 조급해하지 않고 안정적인 LM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상대적으로 해당 사업지에 메디컬 업종은 인기가 높다는 점도 시행사의 포트폴리오에 기여한 바가 있다. 

 

사업지 전체를 상가로만 구획하지 않고 메디컬 동을 따로 구성해서 신사동의 특성을 강화한 것도 잘한 사례이다.

 

그래서 일부 자금을 투입하고, 한편으로 자사 미분양분을 최저 임대료로 활용하여 분양 상가의 활성화를 꾀하려는 시행사의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미래 상품을 구매하는 수분양자에게 최악의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방어책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점은 (도1)의 제2세대, 3세대 쇼핑몰 시행사와 다른 선한 특성이다. 제2세대, 3세대 분양 쇼핑몰을 10년 이상 경험하고, 재생시켜본 필자의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런 시행사가 많이 나오면 내 재산, 내가 마음대로 하는데 참견하지 말라는 극단적인 의견은 사라진다. 그래야만 구분소유자, 입점 업체, 운영회사 3자 모두 Win-win하는 성공하는 상업시설이 되는 것이다.  ​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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