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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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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4년 10월 2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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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정신


사무실 근처 치킨집 사장님이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월세 내려고 가게 하는 것 같아요. 손님도 없고 매출도 없고, 가게를 내놓은 지 일 년이 넘어도 보러오는 사람 하나 없고, 그만하고 싶어도 그만할 수도 없고 답답하네요”

사무실 뒷 골목 20여 개 남짓한 1층 상가들은 모두 가게를 내놓은 지 일년이 넘었다. 보러오는 사람 하나 없다. 손님도 줄어 겨우 월세를 내는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듣기만 해도 답답하기만하다.

패션 업계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온 한 업체 대표는 “어디 산다는 사람 있으면 당장이라도 회사 팔고 패션 그만하고 싶네요. 매각도 어렵고, 투자받기는 더 어렵고, 운영을 안 할 수도 없고, 머리가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패션계는 지금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는 오프라인 유통을 무너뜨렸고, 이로인해 성장했던 온라인은 다시 코로나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브랜드는 이제 물건을 팔아서는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없고, 더 재밌고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무뎌진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내야 하기에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젊은이를 대상으로 고공행진했던 골프도 거품이 다 빠졌고, 1세대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매출이 급락 중이다. 캐주얼은 저가형 SPA와 온라인에 점유율을 뺏긴지 오래고, 남녀성복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딱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새 옷을 사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음을 학습했다. 옷장을 뒤지면 끊임없이 입을 만한 옷이 나온다. 생각만 바꾸면, 패션 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 

주머니 사정도 좋을 리 없다. 이자 폭탄에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이다. 젊은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3만원 짜리 티셔츠를 사는데도 백 만 번 고민하고 있다.

“비용은 매월 지출되는데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는 기분이에요. 버티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 번 이상 합니다” 

버티는 게 맞을까? 이런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이 없을 듯 하다.

존버 든 중꺾마 든 중꺾그마 든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버틴다는 말이 성립되려면 그 이면에는 버티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동료나, 도움을 주는 손길, 마음을 나누고 위로받아야 어려움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메일을 정리하다, 한 업체 직원이 보낸 메일을 다시 보게 됐다. 기자가 쓴 기사를 보고 보내 온 내용이었다. 당시 메일을 보고 울컥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누구도 관심 없던 회사의 부조리를 기사화해 주시고, 공감해 주심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억울했던 심정이 좀 풀리는 것 같아 오늘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일을 읽고 기자도 큰 위로를 받았다. 기자를 하는 이유가 이런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글이나 만든 옷에 대한, 독자나 소비자들의 피드백은 만든이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된다.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영양제 같은 것이다. 오늘은 위로의 말로 마무리 지어 보려한다.

“패션계 여러분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힘들어도 좀 더 버텨봅시다. 성공은 시련을 견뎌낸 이에게만 주어지는 달콤한 열매니까요” 

 

패션포스트를 읽고 계신 모든분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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