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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인도에서 通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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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9월 1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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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장 위한 넥스트 타깃은 인도”
 자라, H&M, 전통의상까지…강력한 경쟁자들 넘어설 전략은?
日 패스트 리테일링의 ‘유니클로’가 중국 시장에 이은 글로벌 성장 전략의 요충지로 ‘인도’를 설정했다. 사실 이미 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직 고전 중이지만 미주 지역까지 세를 불려 글로벌 SPA 브랜드들과 자웅(雌雄)을 가리고 있는 ‘유니클로’의 넥스트 타깃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아마도 ‘유니클로’만이 아니라 나라 밖 시장을 겨냥하는 다수 패션 브랜드들이 인도 시장 진출을 현재나 미래 사업 계획의 한 부분으로 짜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인구증가, 중산층 확대, 이커머스 인프라 구축 추세로 보아, 인도가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을 능가하는 소비시장이 되리라는 점은 굳이 의심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인도의 패션 소매 시장이 엄청난 역동성과 잠재력을 가진 만큼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기업에 배타적인 법과 제도, ‘브랜드’를 압도하는 전통의상과 재래시장, 민트라(Myntra) 같은 초대형 로컬 브랜들, 거의 10년이나 앞서 진출한 ‘자라’나 ‘H&M’까지, 내 몫의 파이를 챙기기엔 너무나 강력한 경쟁자들이 그야말로 수두룩하다. 여전히 코로나19 위험도가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마찬가지. 

공격적인 매장 출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니클로’마저, 인도 진출 초기 6개월과는 다르게 코로나 팬데믹 기간 몹시 잠잠하긴 하다. 그럼에도 ‘유니클로’의 초반은 현지 미디어와 글로벌 메신저들에게 대체로 “효과적으로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유니클로’는 2019년 10월, 델리 수도권의 대표적인 쇼핑가 중 하나인 바산트 쿤지 앰비언스몰(Ambience Mall, Vasant Kunj)에 3,250여㎡(약 1,000평) 규모로 1호점을 오픈했다. 

이어 새롭게 단장한 쇼핑명소 DLF 플레이스 사케트(DLF Avenue, Saket), 구루그램 천년의 중심지인 DLF 사이버허브(DLF CyberHub, Gurugram)에 연달아 매장을 냈다. 2021년 8월 31일 현재, 총 매장 수는 6개다. 

어쩌면, 동남아 소싱 기지를 보유한 우리 SPA 브랜드들의 학습모델이 될 수 있는 ‘유니클로’의 對 인도 전략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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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첫 번째 뉴델리 매장을 찾은 야나이 다다시 회장. 사진출처=Pradeep Gaur/Mint>

WHY_ 거대하고 특별한 시장을 향해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인도 1호점을 오픈할 당시 “유니클로가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소매 브랜드가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시장에 첫 매장을 낼 당시에도 “몇 년 안에 한국 1등 캐주얼이 되고 싶다”고 했고, 2년 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기 전까진 진짜 그럴 수 있음을 보여줬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작년 9월 1일부터 올해 5월 말까지 9개월 동안(패스트 리테일링의 결산기는 8월), 연결 매출 1조 7,000억 엔(한화 기준 약 12조 7,800억 원), 영업이익 2,278억 엔(약 2조 4,2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영업이익은 무려 72.1%가 증가한 수치다. 기업을 이끄는 핵심 브랜드 ‘유니클로’의 현재 매장 수는 전 세계적으로 2,300여 개, 자국 시장에 이어 우리나라, 중국의 매스마켓을 차례로 장악했고 다음 타깃이 인도다. 

기저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도 깔려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발표에 따르면, 2019~2020년 연속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의류 브랜드로 조사됐다. 

대도시·젊은층 파고든 일본 문화 
‘유니클로’는 인도 진출 2년이 채 안된 사이 현지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 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자 필리핀대학교 교수인 호세 웬델 카필리 교수는 클로제트 쿨 재팬과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유니클로’의 인기는 단순히 제품에 대한 호감 그 이상”이라면서 “해당 지역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본’ 또는 ‘메이드 인 재팬’은 뛰어난 품질과 기술, 앞선 미감과 디테일에 대한 관심과 동의어이기 때문에 ‘유니클로’가 곧 라이프스타일이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이런 정서는 인도 사회에도 유유히 이어져 ‘유니클로’의 뒤를 받치고 있다. 일본과 인디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맺은 진디아(Jindia) 동맹도 브랜드 호감을 높이고 성장을 돕는 공신이 됐다.

특히 대도시, MZ세대 사이에서는 재패니메이션이나 와비사비(wabi-sabi aesthetic) 같은 일본 대중문화와 분위기가 생활속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2029년이 되기 전에 동남아시아에서만 ‘유니클로’의 매장 수가 지금의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했던 패스트 리테일링의 전망은 다 믿는 구석이 있었던 셈이다.  

거대 인구, 소비 잠재력, 그리고 규제완화
‘유니클로’에게 유리한 점은 또 있다. 인도 시장은 열악한 인프라, 불투명한 관료제, 극심한 불평등,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제도권 유통 등으로 인해 기초 통계조차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그런 중에 인도는 최근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이하 FDI)법을 개정, 해외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문턱을 조금 낮췄다. 지역, 문화, 소비자 집단 전반에 걸친 복잡성, 다양성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기업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 

실제 UN산하 세계은행은 전력 접근성, 신용도, 계약 이해도, 소수 투자자 보호 등 광범위한 지표를 가지고 측정한 올해 사업 용이성(Easy of Business) 순위에서 인도를 63위로 평가했다. 일견 ‘법을 개정했다는 것이 이정도인가’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계은행에 등록된 국가 수는 229개(2020년 기준), 2015년 인도의 순위는 142등이었다.  

인도는 지금 코로나19 파도를 정면으로 맞는 중이긴 하나, 여러 지표상, 빠른 이커머스 성장 속도와 더불어 중산층 인구와 전통의상 대신 ‘브랜드’ 의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증가세다. 그리고 2020년대가 지나기 전에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될 것이 확실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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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불확실성, 그러나 긍정적 장기전망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 패션(의류) 시장 규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6.82%나 줄어들어 3조 루피(47조 6,700억 원)로 조사됐다. 

인도 소매상인협회가 추산한 올 4~5월 누적 손실액만 우리 돈으로 최대 35조 원에 이를 정도지만, 보고서는 올해를 지나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반등, 2020~2023년까지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이 18.5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에서는 이달 들어서도 하루에 3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현지 패션 업계는 축제 시즌이 시작되는 7~9월에 소비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봤지만 기대는 사그라졌고, 보통 가장 수요가 큰 11월 디왈리(Diwali), 크리스마스 시즌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OECD 등의 여러 지표는 중장기적 비전을 가진 매스마켓 플레이어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전망을 보여준다. 역시 관건은 거대 인구와 잠재 소비력. OECD 데이터는 인도가 극심한 빈부격차로 평균 소비능력은 현저히 낮지만 몇 년 안에 중국을 추월하는 인구를 가지게 될 것으로 공언하면서, 도시화 물결 속에 가계 소득과 지출수준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英 BOF 보도에 따르면, UN은 인도의 도시화 비율이 2035년까지 4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2018년 기준)하면서 인도 경제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중산층 소비자 또한 늘고 있다고 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성상률 등 모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긴 했으나, 세계경제포럼도 인도가 중상위~고소득 가구의 총 점유율을 2018년 대비 두 배로 늘릴 여력이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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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제도권 유통’ 점유율 늘려
인도 소매시장이 경제전문가들에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보통 ‘제도권 유통’이라 불리는 채널이 거의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쇼핑몰이 개장하거나 쇼핑거리가 업그레이드되며 2, 3선 도시도 부상하기 시작했고, 개발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 거기에 농촌지역 이커머스도 급팽창 중이다.    

인도의 2020년 온라인 패션상품 거래액은 2, 3선 도시에서의 폭발적 수요에 힘입어 전년 대비 무려 51%나 증가했다. 세상 모두가 온라인 패션 쇼핑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인도에는 아직 바다와 같은 잠재 수요가 있는 것이다.

딜로이트와 인도소매협회 조사로는 인도에서 제도권 브랜드가 아닌 전통시장과 양장점에서 옷을 사는 소비층은 전체의 75%에 이른다. 오프라인 매장과 자사몰을 가진 제도권 브랜드에겐 경쟁자에게 물들지 않은 순백의 소비자가 저렇게나 많다는 이야기. 코로나19 조차도 자사몰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BOF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이용자 수는 2019년 전체 온라인 사용자의 15%에서 2026년 50%까지 늘 전망이다. 

특히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25세 미만의 ‘젊은 인도인’들이 패션 브랜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인도 패션시장, 특히 여성복 시장은 사리, 쿠르타(kurta)와 같은 전통의상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규제 완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2011년부터 인도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2019년에야 첫 발을 뗐다고 한다. FDI 규제가 한 이유였다고 알려지는데, 당시 인도에서는 ‘유니클로’ 같은 단일 소매 브랜드(멀티 브랜드숍, 편집숍은 제외)는 현지기업을 합작 파트너로 하지 않으면 시장 진입이 불가능했다. 

지분의 49% 이상을 외국인이 소유한 단일 브랜드가 인도 내수 시장에서 영업을 하려면 인도 산업정책진흥부과 산업지원사무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소재와 디자인이 변화된 신제품이 나올 때 마다 일일이 갱신해야 했던 것. 

때문에 2010년 인도 시장에 들어간 ‘자라’는 타타그룹과, 2015년 진입한 ‘갭’은 아르빈드(Arvind Lifestyle Brand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가 지난해 종료했다. ‘H&M’도 2015~2019년까지만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유니클로’는 현재 파트너십이 없다. 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FDI법 개정이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FDI 비율이 51% 이상인 기업은 인도에서 완제품의 30%를 조달해야 한다는 조항도 ‘글로벌 및 현지 운영을 위한 인도에서의 소싱 30%’에서, ‘해외 브랜드가 론칭 이후 5년 동안 인도 내에서 조달한 물자의 평균 가치를 인도에서의 소싱 30%와 대체 가능’으로 완화됐다. 

사실상 해외 패션 브랜드에게 ‘인도의 소싱 네트워크를 활용하라’는 권고 수준으로 바뀐 것이다. 

WHAT_ 후발주자 ‘유니클로’의 레이스

인도 론칭 당시 ‘유니클로’ 마케팅 책임자는 BOF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진출은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여러 사항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준비 상태는 세 가지 요소로 봅니다. 소비자가 우리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미시적 환경과 거시적 환경이 모두 우호적인가?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된다고 생각했을 때 인도 시장에 진출할 적기임을 알았습니다.”

‘유니클로’는 2019년 10월 1호점 오픈 이후 2020년 3월에 3번째 매장을 열기까지 인도에서의 총 구매 객수는 25만 명 이상, 약 30% 매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밝혔다. 자사몰 ‘유니클로 인디아’는 올해 7월 30일 오픈했다. 

점포 확장, 중국과 비슷한 모습?
‘유니클로’는 인도에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첫 매장을 열었고 3호점까진 승승장구. 그러나 곧바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있었고, 1호점 오픈 후 1년 만에야 4~5호점, 그리고 다시 석 달 가까이 지난 작년 12월 17일에 6호점을 오픈할 수 있었다.

이 이후의 실적이나 현황은 출점 계획을 포함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고, 유일하게 오픈된 자료는 올해 3분기(8월 결산법인이므로 3~5월) 인도 각 매장의 평균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는 BOF 보도뿐이다. 

섣불리 단정할 순 없지만, ‘유니클로’의 초기 진입 방식이 중국에서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후에도 비슷하게 갈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중국에선 상하이를 거점으로 플래그십스토어와 다수의 대형 매장을 열고 인근 대도시로 퍼져 나갔다. 

인도에서는 델리를 거점으로 델리 서쪽의 외교지구, 델리의 위성도시, 델리와 고속도로로 이어진 도시, 이런 식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세 확장에 제동을 건 것은 분명하지만, ‘유니클로’의 반등을 노린 준비는 여전히 속도감이 있다. 지난 5월, 패스트 리테일링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억 2,000만 루피(35억 원)를 기부했다. 이는 인도에서 영업 중인 해외 소매기업으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코로나로 얻은 어부지리도 있다. ‘갭’이 아르빈드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매장을 폐쇄하는 사이, ‘유니클로’는 재빨리 ‘갭’의 빈자리를 차지했다고.  

늦은 출발, 무수한 경쟁 브랜드
‘유니클로’는 중국에선 경쟁자인 ‘자라’와 ‘H&M', '갭’을 압도했으나 인도에선 상당한 후발주자다. 2010년 깃발을 꼽은 ‘자라’는 22개(2021년 1월 기준), 2015년 진입한 ‘H&M’은 50개(2021년 7월 기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선점 효과와 함께 현지 기업과 맺은 파트너십 덕분이기도 해서, 유통 파트너가 없는 ‘유니클로’는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더 반감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주 잘 꾸려진 자사몰 운영 시스템, 거기에 호응해주는 소비자들이다. 

사실 인도 시장에 진입하려는 패션기업에게 위협적인 상대는 글로벌 브랜드가 아니라 할인판매와 물량공세를 펴는 로컬 브랜드들이다. ‘유니클로’처럼 베이직한 브랜드에게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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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롱(Pantaloons)​>

대표적으로 아디티야(Aditya Birla Fashion and Retail Ltd.)가 전개하는 ‘판타롱(Pantaloons)’은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매우 저렴한 기본물을 중심으로 인도 전역에 346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60개점의 신규 출점이 잡혀 있다. 

현지 대기업의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PB 또한 강력한 경쟁자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Reliance)가 투자하는 아지오(Ajio)나 니카(Nykaa Fashion), 인도의 1위 이커머스 플랫폼 플립카트(Flipkart)의 민트라(Myntra) 등이 각각 5개 이상의 자체 브랜드를 전개한다. 

우리 패션시장에서도 보았듯, 국내외 입점 브랜드가 풍부해지는 것과 비례해 플랫폼의 영향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PB도 자란다. 게다가 가격경쟁력도 점점 강화된다. 

온라인에서 1,000루피(약 16,000원)도 안 되는 값으로 같은 품목을 파는 로컬 플랫폼을 떨쳐내고 자사몰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야나이 회장이 바란 ‘인도 1등 소매기업’은 꿈이 아니다.  

열악한 인프라 · 엄청난 소비자 집단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인도 시장의 현실은 모든 면이 아쉽다. 국토 면적 대비 도로, 상하수도, 전기 등 기본이 갖춰진 지역이 협소하다. 매장을 낼 곳이 넓고 살 사람도 많지만 상권도, 대형 유통도 만들어지지 않은 셈이다. 

코로나가 온라인 시장을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됐지만 심각한 수준의 물류 환경이 발목을 잡는다.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매장 출점만이 아니라 자사몰 운영을 위해서도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 계획이 없다. 

엄밀하게는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 자체를 밝히지 않는다. ‘H&M’과 ‘망고’는 각각 민트라, 플립카트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H&M’ 같은 경우는 인도의 슈퍼루키 소셜 커머스 앱인 트렐(Trell)에 투자까지 했다. 

‘유니클로’로서는 안정적인 가격정책이 흔들리는 위험을 무릎 쓰고 피 터지는 가격 후려치기 경쟁으로 유명한 인도 이커머스 플랫폼과 손을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마다 언어와 종교, 관습도 천차만별인 인도 전역에서 물류 및 배송 네트워크를 가지고, 더불어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도 보유한 현지 플랫폼을 무시할 순 없다. 

BOF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약 27조 원의 예산을 운송 및 물류 기반 시설에 새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유니클로’가 이커머스 전략을 어떻게 짜고 실행할지는 인도 정부의 일솜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한 인도는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면적이 넓은 나라이고,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며, 사용자 수 100만 명이 넘는 언어만 31개다. 이런 사회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내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좋은 이미지를 확산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아직 초기 단계인 소셜 미디어 마케팅 전략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도 진입 이후 다양한 현지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티스트, 스포츠 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으나 앞으로 캠페인용 이미지에 등장하는 모델을 더 현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니클로’가 앞서 발리우드 배우를 적극 활용했던 ‘자라’ ‘H&M’의 사례를 참고해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에 부합하는 인도形 PPL 전략을 개발해야만 한다는 조언이다.  

HOW _ 강력한 무기는 ‘빠른 실행 · 현지화 · 검증된 장점’  

Ⅰ. 우선순위 = 속도와 유연성 

유니클로가 동 업계 경쟁자들을 압도한 성공의 열쇠는 낯선 시장에도 빠르게 적응하려는 의지와 시도였다. 중국과 인도, 두 시장은 매우 다르지만 시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엔 어디나 낯선 시장이긴 매한가지다. 

중국에서 했던 만큼 빠르게 매력적인 기회를 포착해내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적용해 유통망을 벌린다면 인도에서도 중국처럼 3,000개 매장을 보유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중화권 빅데이터 분석기업 쿵푸데이터의 조시 가드너 CEO는 BOF와의 인터뷰에서 “갭과 올드네이비 등 기타 모든 브랜드가 실패한 중국에서 ‘유니클로’가 이겼다”고 말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유연성입니다. 유니클로는 어색한 건물, 이상한 공간, 지하실, 어디든 간에 매장의 규모나 구성을 현지 상황에 맞춰 기꺼이 적응했고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반면 갭은 9,000㎡의 바닥 면적을 고집하는 등 유연하지 않았죠.”

Ⅱ. 디지털로의 빠른 전환
2017~2019년, ‘유니클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화권과 유럽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두 배로 늘렸다. 야나이 회장은 작년 10월 연간 실적 보고 당시 “그룹 매출의 30%가 전자상거래에서 나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에서의 온라인 비즈니스 플랜은 파트너십 등 모든 것이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중국어 사이트와 함께 알리바바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하는 중국에서의 실용적 접근 방식도 유추해 볼만 하다. 

인도는 중국처럼 새 매장을 낼 수 있는 물리적 소매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일정 시점까지는 이커머스에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물류와 배송문제 해결을 위해 민트라 등 현지 플랫폼과 제휴할 가능성이 있다.     

Ⅲ. 제품 구색 현지화

코로나 시대, 라운지 웨어를 입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하이테크, 가격경쟁력이 있는 잘 만들어진 베이직 아이템은 지지를 얻었다. 인도에서도 마찬가지.

하퍼스 바자 인디아 편집장인 노니타 칼라는 BOF에 “팬데믹 기간 동안 정말 잘 이용한 제품은 유니클로였다”면서 “편안한 착용감 덕분에 봉쇄기간 내내 유니클로 반바지와 후리스를 입고 지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럭셔리 패션을 다루는 미디어의 편집장이 가진 경험과 의견이 인도 소비자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브랜드가 동 업계 종사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앞으로 더 폭 넓은 소비층에서 자산을 구축할 수 있다는 좋은 징조이기도 하다. 

‘유니클로’가 이렇게 수월하게 인도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품질과 기능성과 가격에 더해 디자인 현지화 노력을 들 수 있다. ‘유니클로’는 인도 론칭 첫 시즌, 델리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 리나 싱(Rina Singh)와 협업해 인도 전통의상인 쿠르타 라인을 출시했다. 

남성과 여성 컬렉션이 모두 출시된 이 쿠르타 라인으로 ‘유니클로’는 “인도인에게 옷 입는 법을 가르치려는 브랜드가 아님”을 증명했고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된 ‘한방’을 기대한다. 

특히 젊은 인도 여성들은 디자인이랄 것도 없이 면직물에 염색만 다르게 한 로컬 브랜드와 달리 ‘유니클로’가 쿠르타에도 기술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Ⅳ. 인도 전역을 패스트 리테일링의 공급망으로
패스트 리테일링은 앞서 언급한 진디아 동맹이 사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영리하게 파악했다. 원래는 중국 견제가 목적인 동맹이지만 사업적으로는 중국 세력과 경쟁하면서 남아시아 지역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인도 시장과 밀착할수록 글로벌 공급망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추가 이점도 있다는 것. 

패스트 리테일링은 2016년까지는 그룹사 브랜드의 거의 모든 제품을, 현재는 절반 정도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2019년까지는 패스트 리테일링 브랜드들의 공급망 목록에 있던 242개 공장 중 50% 이상이 중국에 있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 미중 무역전쟁도 그렇고 만약 중국 공급망이 서거나 문제가 생기면 상당한 곤란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인도 진출의 제1과제는 지속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지만 그와 더불어 인도 소싱 비율을 높이는 것이 의제이기도 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인도와 함께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새로운 판매시장이자 생산지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해외 브랜드들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유니클로’도 휩쓸려 손실을 입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세관에 의해 ‘유니클로’가 중국에서 생산한 남성 셔츠 품목의 선적이 중단된 사실도 밝혀졌다. 중국 국영 신장 생산 건설단(Xinjiang Production and Construction Corps)이 생산한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토모히코 세이 유니클로 인디아 CEO는 델리 DLF Mall 매장 오픈식에서 “현지 소싱은 우리의 더 큰 목표 중 하나”라면서 “FDI 규정은 인도에서 30%를 조달해야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것일 뿐, 우리는 인도에서 더 많이 만들고 판매하길 원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도 정부로서도 만약 패스트 리테일링이 신장 면화 조달 금지를 약속한 ‘더 나은 면화 이니셔티브(BCI)’ 회원으로 남아 중국 면화 소싱을 중단한다면 세계 최대 면사 생산국 중 하나로 이득을 챙길 수도 있다.  

그래서, 인도에서의 미래는?
패스트 리테일링이 2021년 전체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는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유니클로’의 전략이 인도에서 먹히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기도 하다. 

분명한 점은 ‘유니클로’가 중국 시장에서처럼 다른 글로벌 SPA브랜드들보다 인도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를 높이 평가하는 외신들은 “더 민첩하고 유연하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이유로 든다.

거기에 더해 다른 국가에서보다 빠르게 디지털화 초기 작업도 완료했다. 결론적으로 ‘유니클로’는 계속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어필하는 디자인, 좋은 품질의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한, 인도 패션시장 성장에 적잖이 기여하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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