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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를 어떻게 팔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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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0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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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서브컬처를 판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 매각 없이 규모를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닥터 마틴, 슈프림, 반스 같은 브랜드들은 어떻게 서브컬처를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었을까. 1970년대와 1980년대 펑크족들에게 닥터마틴은 유니폼과 같은 것이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야심찬 음악가들은 닥터마틴의 부츠를 신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닥터마틴의 부츠가 서브컬처에서 주류로 바뀌게 된 스토리는 비교적 순탄했다.

 

닥터마틴은 연말 IPO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닥터마틴의 서브컬처에 투자한 후원자들은 이 브랜드의 반문화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왔으며, 드디어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러한 케이스가 닥터마틴 뿐만은 아니다.

 

반문화와 소비지상주의

지난해 11월 슈프림은 VF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VF는 연 매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로 매출 목표를 잡았다. 몽클레르는 11억 5천만 유로(한화 약 1조 5천억 원)에 스톤아일랜드를 인수했다.

 

비록 슈프림은 스케이트 선수들에게만 알려진 브랜드였지만 반기업적 뿌리를 가진 브랜드들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과 만날 때 업계의 파장은 엄청났다.

하지만 슈프림의 가치는 확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그들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희소성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만약 슈프림을 대형마트나 아웃렛 등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다면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어그부츠도 원래는 서퍼들을 위한 브랜드였다.

 

물론 반문화와 소비지상주의는 더 이상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1960년대 애너하임의 스케이트보드 신발에서 시작된 반스는 지난 2004년 VF에 인수됐다. 반스는 현재 미국 Z세대들에게 가장 핫한 신발로 꼽히고 있다.

 

BMO캐피탈의 수석 분석가 시몬시겔은 “가장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어디서나 계속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브랜드이다. 브랜드에게 이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규칙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를 만들어 낸 브랜드는 의미 있는 보상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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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마틴을 신은 킹스로드의 펑크족들>

관심 유지

닥터마틴은 1990년대 후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시계나 벨트 등 여러 가지 아이템으로 확장했다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기도 했다. 당시는 펑크와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팝과 힙합에 밀려나고 있던 시절이었다.

 

2001년까지 매출액은 3억 8,000만 달러(한화 약 3,400억 원)에 달했지만, 잘못된 운영으로 파산할 뻔했다.사모펀드 페르미라 홀딩스는 2014년 약 4억 4,400만 달러(한화 약 4,883억 원)에 이 브랜드를 매입하고 새로운 CEO를 임명했다. 주인이 바뀐 닥터마틴의 비즈니스는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2020년 3월 기준 닥터마틴의 연간 수익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6억 7,22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원)에 달했다. 순이익 역시 2배 이상 증가했다.

 

닥터마틴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충성고객들에게 다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한정판 협업 제품과 업데이트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그 중에는 라프시몬스, 마크제이콥스, 꼼데가르송 등이 있었다.

 

슈프림도 루이비통과 블록버스터급 협업을 진행하면서도 도자기 제조업체 마이센과 협업하는 등 이업종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 합작품 중 17세기 스타일의 큐피드 피규어는 약 4천 달러(한화 약 4,4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반스는 매 시즌마다 스케이트 보드화 스타일을 선보임과 동시에 마크제이콥스나 디즈니와 함께 만든 한정판 운동화를 출시했다. 반스는 무라카미 타카시, 피어오브갓 같은 문화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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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x마이센의 큐피트 피규어.>

 

공급 제한

슈프림은 철저한 드롭 방식을 통해 희소성을 극대화한다.

 

이것이 일회성이든 최근 드롭한 상품을 여러 수량으로 만들어내든 독점이라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구하기 힘든 제품은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게 되며 이는 리세일 시장의 인기와 연결된다. 슈프림의 닐 손더스는 “주변에서 슈프림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모두 같은 디자인은 아니며 서로 다른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슈프림의 매출이 연간 5억 달러(약 5,500억 원)를 넘었음에도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VF가 설정한 목표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슈프림의 독점성과 분배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할 것이다. 포화상태는 브랜드의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즉, 슈프림이나 닥터마틴, 반스 같은 브랜드들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북미에서는 연 매출 약 30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가 직거래 브랜드의 한계이며 홀세일 브랜드의 경우 5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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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만들기

특정 문화를 중심으로 구축된 브랜드는 설득력이 높다. 고객은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활발한 소통은 소비자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여 준다. 닥터마틴은 영국 싱어송 라이터인 알로 팍스와의 콘서트, 로스앤젤레스 영화제작자 앨리슨 로베르토의 음악 다큐멘터리 등 신진 음악가의 무대를 비롯해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무료 이벤트와 기금 마련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반스는 브루클린과 런던 워털루의 실내 스케이트 공원, 갤러리, 음악 공연장, 상영실을 갖춘 ‘하우스 오브 반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US 오픈 오브 서핑’과 같은 이벤트와 함께 BMX 선수들을 후원한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브랜드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DTC에 초점을 맞춘다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유통을 할 때 자신의 문화를 보존하기가 쉽다.

 

슈프림 매장이나 반스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백화점에서 티셔츠나 신발을 꺼내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정확히 경험하고 있다. 닥터마틴의 경우 D2C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45%로 증가했다. 몇몇 홀세일 거래처와 관계를 중단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자사몰을 통한 판매는 코로나와 함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중요한 사업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닥터마틴은 현재 13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판매 채널이다. 이 매장들은 무료 이발과 부츠 문신 같은 행사를 주최한다.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상점의 경험 제공도 무시하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닥터마틴 역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해 유비쿼터스(UBB)를 활용하지 않고도 성장하고 있다.

 

슈프림은 DTC브랜드다. 딱 12개 점포만 운영하고 있다. 슈프림은 이커머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중국, 한국, 유럽 대부분 등 주요 국가의 메인 상권에 슈프림은 매장을 내지 않는다. 

 

인프라 최적화

상장하거나 매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았던 닥터마틴은 아시아를 넘어 생산처를 다양화하면서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반스는 VF에 합류한 이후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반스는 인수된 2004년 이전에는 성장도 없었고 영업이익도 마이너스였다.

 

슈프림은 서플라이체인과 디지털 최적화 같은 운영 지원뿐 아니라 글로벌 매장에서도 전문 지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슈프림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곧 바뀌지 않을 것이다. VF는 제임스 제비아와 손잡고 슈프림의 비즈니스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스티브 렌들 VF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슈프림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 슈프림이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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