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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암흑 속 빛난 ‘어반 아웃피터스’의 생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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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0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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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 예측도 빗나간 성공 스토리 

50년 넘은 장수 기업의 혁신 전략 

세상은 넓고 새로운 것은 많다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1차 대유행 기간 미국 월가에서는 ‘오프라인 소매업’의 종말을 확언했다. 지난 1분기 미국 내 많은 오프라인 소매 유통 브랜드와 기업들은 경영 활동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법원의 도움을 받으며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갭, 빅토리아 스크릿, 브룩스 브라더스, J.C. 페니 등 미국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브랜드와 기업들의 주식과 기업가치는 주저앉았다. 부채 증가에 따른 파산 소식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미국 월가의 예측이 빗나간 기업이 하나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라이프스타일 기업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다. 2분기 실적도 상승했다.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 8억3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000억 원), 순이익은 3,400만 달러(약 403억 원)를 기록했다. 월가 분석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주가는 코로나 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11월 들어 올 한해 최고 주가를 연일 경신 중이다. 

 

디지털 전환과 D2C 판매 그리고 물류망 확보

사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1분기 ‘어반 아웃피터스’ 실적은 엉망이었다. 월가 분석가들은 ‘어반 아웃피터스’의 2분기 매출에 대해 최대 60%까지 하락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정반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월가 출신 애널리스트 에밀리 플리펜은 “어반 아웃피터스의 분기 보고서는 코로나 발병 이후 내가 본 가장 충격적인 보고서”라며 모든 분석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실적에 놀라워했다. 

 

소매 기업에게 암흑 같던 코로나 대유행 기간 전 세계 8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어반 아웃피터스’의 생존 비결은 한두 가지로 압축할 수 없지만 꾸준히 진행해왔던 디지털 전환이 첫 번째로 꼽힌다.

 

‘어반 아웃피터스’는 전자상거래 채널의 성장으로 소매업의 시대는 종식될 거라는 말이 횡행하던 6~7년부터 준비해온 디지털 전환과 D2C 판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망 확보까지 꽤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넓고 얕게 판매하는 재고 전략,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드는 상품 구성과 데이터까지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고객의 소비심리를 철저하게 읽어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여기에 낮은 할인율까지 더해진다. 50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한두 가지의 성공 요인으로 좁힐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인 기업의 모습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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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역사의 철학…경험 중시하는 고객 우선주의

‘어반 아웃피터스’는 1969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시작된 회사다. 창업자인 리처드 헤인, 전 부인인 쥬디 웍스, 스코트 벨에어 3명이 펜실베니아 대학 창업 강좌 프로젝트로 ‘어반 아웃피터스’의 전신 ‘프리 피플(Free People)’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후 1979년 지금의 이름으로 교체됐다.

 

초기 ‘프리 피플’의 취급품은 주로 청바지와 레코드, 빈티지 가구 등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중고였다. 창업자 3명의 취향을 고려한 작은 상점에 불과했다. 이후 리처드 헤인이 쥬드 웍스랑 결별한 이후 ‘어반 아웃피터스’라는 이름으로 교체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때부터 상품화 방식에도 변화를 모색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어반 아웃피터스’는 현재 보유 브랜드만 3개다. 도시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어반 아웃피터스’, 20~40대 여성 소비자 대상의 ‘앤트로폴로지’ 그리고 보헤미안 스타일의 여성복 ‘프리 피플’이다. 빠른 성장세로 전 세계 700여개 점포망을 갖췄다. 

 

패션은 물론 액세서리와 속옷, 화장품, 인테리어 소품과 소형 전자기기까지 안 파는 것이 없다. 사실 각양각색의 상품 공급이야말로 옷이 팔리지 않던 코로나 시대 ‘어반 아웃피터스’가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 브랜드와 달리 이 회사는 처음부터 도시 근교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에 임대 매장을 내고 소매 경험을 중시하는 비즈니스에 중점을 뒀다. 불특정 다수를 공략하기보다 보헤미안과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콘셉트를 유지하며 동질의 취향을 가진 소비자를 찾아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이것은 고객 중심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어반 아웃피터스’ 사업의 철학이자 고객이 갈망하고 있는 것을 정확히 제시하는 리테일 전략으로 5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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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OF>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기간에 인테리어 소품 및 정원 가꾸기 용품과 홈웨어를 획기적으로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 소비 심리를 파악하는데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50년이 넘었지만 옛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진보된 기술을 적극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행동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지리 정보를 활용하고 푸시 알림, 이메일 및 인-앱(In-app) 메시지와 같은 다양한 소통 채널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푸시 알림은 유흥 시설을 자주 방문하는 여성 고객에게 파티 드레스를 홍보하는 데 사용하는 식이다.  

 

민첩한 MD전략과 공급망 관리 

사업 초기 출발점부터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연구해왔다. 짧은 주기의 유행 패션 경향을 분석하고 두 시즌 이상 같은 유행 상품을 팔지 않는다. 상품으로 소비자를 주도하며 이끌기보다 오히려 소비자와 함께 변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매번 새로운 것을 찾는 얼리 어답터와 같은 젊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간파한 것이다. ‘어반 아웃피터스’라는 브랜드 로고가 갖는 유명세보다 온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큐레이션이 놀라울 정도로 신선한 이유다. 

 

이를 위해 이 회사의 상품 기획자는 코로나가 대유행 전까지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며 많은 시간을 상품 발굴에 투자했다. 각 점포마다 유니크한 상품들로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 덕분이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바잉 머천다이저를 대거 고용해 전 세계의 새로운 상품을 찾는 ‘어반 아웃피터스’의 전략은 눈여겨 볼만하다. 

 

결국 쇼핑의 재미를 더해주는 아이템들은 충동구매를 자극해 판매로 이어져왔다. 다른 브랜드숍과 중복되지 않는 독창적인 아이템은 개성 강한 소비자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충분하다는 것. 여기에 젊고 참신한 상품과 브랜드만 입점할 수 있다 보니 독특한 아이템이 많다. 매장의 절반가량이 의류 상품들로 빠르게 로테이션 되면서 세일 코너로 들어온다. 이러한 프로모션은 회전율을 빠르게 하고 재고 부담을 덜어 준다. 이는 곧 고객의 잦은 방문으로 이어진다.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이미 개발해 놓은 디지털 공급망도 빛을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SPA 성장 시절부터 ‘어반 아웃피터스’는 각국의 제조업체로부터 온라인에서 탄력적인 공급 계획을 협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다. 원단 구매 및 발주도 온라인으로 한다.

 

지난해 물류 센터는 제3자 아웃소싱에서 네바다주 리노에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열어 운영비 30%를 절감했다. 1년도 채 안 돼 상품 입고에서 배송까지 시간을 종전보다 40%나 단축했다. 

 

이 덕분에 지난 2분기 전자상거래 채널 매출은 전년대비 70%까지 상승했다. 오프라인 점포 매출이 감소했지만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이외에도 간편한 디지털 결제 프로세스 등 전자상거래 채널 강화를 위한 크고 작은 혁신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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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했던 ‘어반 아웃피터스’

‘어반 아웃피터스’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기업 혁신 전략 덕분이다. 무엇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 이들의 사업 방식은 수십 년 동안 어떤 변수에도 성장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공식임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어반 아웃피터스’는 수백 개의 오프라인 점포로 사업을 확장할 당시 각 점포마다 특색 있는 콘텐츠를 구성해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권에서도 살아남아 인기를 끌어왔다. 전자상거래 채널이 성장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제, 인프라, 물류 그리고 데이터 중심의 마케팅까지 아낌없이 투자했다. 기술이 진보했을 때는 디지털 프로세스 전환에 주저하지 않았다. 코로나 발병 기간에도 유연한 판매 전략을 이어 갔다. 

 

예를 들어 ‘어반 아웃피터스’는 의류 판매가 줄자 화장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MZ세대 사이에 유명세를 탄 손 소독제 스타트업 터치랜드는 ‘어반 아웃피터스’가 팔면서 1분기에만 전년 대비 2,200% 매출이 올랐다. 

 

‘어반 아웃피터스’ 2분기 실적의 상당 부분은 의류 판매가 아닌 홈 데코 분야에서 나왔다. 3개 패션 브랜드에서 인테리어 소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덕분에 코로나 기간 오히려 위험을 분산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최근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체험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장이 있어야 ‘옴니채널’ 경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의류 구독 서비스 눌리(Nuuly)가 1년 만에 매출 800만 달러(약 95억 원)을 올렸음에도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는 대신 상품 구매 전 혹은 유행 아이템을 입어보는 서비스의 기능으로만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어반 아웃피터스’가 50년 넘게 경험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노하우이자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多채널, 多브랜드, 多카테고리 전략과 유연한 기업 혁신이 코로나 시대에 ‘어반 아웃피터스’의 효과적인 생존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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