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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는 왜 로블록스에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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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2년 01월 1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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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게임체인저 ‘로블록스’



지난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구찌 퀸 비 디오니소스’ 가방이 35만 로벅스(Robux, 로블록스에만 통용되는 화폐)에 팔렸다. 이는 약 4,115달러(약 465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구찌 퀸 비 디오니소스’ 가방은 로블록스 게임 내 마련된 가상현실 ‘구찌가든’에서 처음 판매됐다. 당시 가격은 475로벅스, 약 5.5달러였다. 하지만 이를 산 구매자들이 로블록스 앱스토어 내에서 재판매하면서 훨씬 비싸게 팔렸다.

 

지난해 전 사업군에서 ‘메타버스(Me taverse)’열풍이 불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말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그동안 메타버스라는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영향아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특히 모바일과 온라인 경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에게 생활 속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새로운 소통창구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같은 가상세계의 중심에는 미국 ‘로블록스’가 있다.

 

‘미국 초딩의 놀이터’로 불리는 로블록스 

현재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일 접속자가 4730만 명에 달할 정도(2021년 3분기 기준)다.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로블록스 안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꾸민 뒤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몬스터를 사냥하는 등 현실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이 가능하다. 

 

레고 모양의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수 있다.

 

개발한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경우도 흔하다. 5,000만 개가 넘는 게임이 올라와 있고 거래는 가상화폐(로벅스)로 이뤄진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선 로블록스 이용시간이 유튜브의 2배 이상일 정도다. 

 

로블록스는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 수혜로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9억2,400만 달러(약 1조 1,075억 원)에 달했다.  

 

기업들이 로블록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10~20세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차세대 고객인 젊은 층의 마케팅 수단으로 로블록스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구찌를 비롯한 명품 브랜드는 물론 나이키, 반스, 폴로랄프로렌, 포에버21에 이르기까지 로블록스의 가상 세계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반스의 ‘하우스 오브 반스’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반스는 지난 9월 스포츠 웨어 브랜드 중 가장 먼저 로블록스에 브랜드 공간을 마련했다. 

 

‘로블록스 반스’는 전 세계 곳곳의 매장과 스케이트 파크를 돌며 이벤트를 개최하듯 반스의 슬로건 ‘하우스 오브 반스, 반스 오프 월 스케이트파크(House of Vans, Vans Off Wall Skatepark)를 반영해 로블록스 플랫폼 내 가상공간에서 실제와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로블록스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로블록스 반스’의 공간을 방문, 스니커즈를 포함한 다양한 컬렉션을 구입하고 몰입형 콘텐츠로 반스 스케이트파크에서 스케이트 기술을 연습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매장을 방문, 각각의 유저들이 개성을 살려 커스터마이징 스니커즈도 만들 수 있다. 로블록스 가상화폐 로벅스를 지불하면 운동화와 보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나이키 랜드>

 

나이키의 ‘나이키 랜드’

나이키가 지난해 11월 로블록스와 몰입형 브랜드 경험 공간인 ‘나이키 랜드’를 선보인 것도 화제가 됐다. 

 

가상 세계의 건물과 필드는 본사의 실제 공간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나이키 제품을 전시하는 디지털 쇼룸도 구성했다. 

 

나이키는 사람들이 연결하고, 만들고, 경험을 공유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모바일 장치의 가속도계를 활용해 오프라인 움직임을 온라인 플레이로 전활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다른 이용자와 함께 플레이도 가능하다. 쇼룸은 가상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실제 나이키 제품과 비슷한 스포츠 의류와 러닝화를 착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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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21 숍 시티>

 

‘포에버 21 숍 시티’

가장 최근에는 포에버21도 로블록스에 발을 들였다.

 

포에버21은 사용자가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포에버21 상품을 구매 및 판매하고 자신의 매장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포에버 21 숍 시티(Forever 21 Shop City)’라는 새로운 가상 세계에서 출발한다. 특히 사용자가 자신의 포에버 21 매장을 구축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액세서리와 의류를 구매하고 판매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는 자신의 상점을 구축하고 게임 플레이의 모든 측면을 관리하여 ‘최고 상점’이 되기 위해 경쟁할 수 있다. 

 

회사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역대 최대 규모의 메타버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포에버 21 숍 시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위치, 작업, 인테리어 디자인, 상품 구색 등 매장의 다양한 요소를 제어할 수 있다. 

 

또 플레이어는 포에버 21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하여 게임 전반에 걸친 4개의 주요 지역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어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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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 힐피​ 피규어>

 

타미 힐피거, 폴로 가상 의류 컬렉션 공개

지난해 닌텐도 동물의 숲과 협업했던 타미 힐피거는 이번에는 로블록스 플랫폼 내 가상 의류 컬렉션을 만들었다. 

 

이는 ‘타미×로블록스 캐릭터’ 컬렉션을 통해 젊은 MZ세대의 몰입형 디지털 경험 제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약 30개의 패션 아이템이 포함된 가상 컬렉션은 8명의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완성했으며 로블록스 플랫폼 이용자가 자신의 스타일을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기표현과 개성을 강조하는 세대 특징을 고려한 것이다. 타미 힐피거는 나아가 이들 로블록스 이용자와 함께 협업 형태의 컬렉션 개발도 검토 중이다. 

 

랄프로렌도 지난해 말 디지털 패션 라인을 선보이며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로블록스 커뮤니티 개발자 펀오메나(Funomena)와 공동으로 랄프로렌의 세계를 탐험하고 사용자가 아이스스케이팅, 보물찾기 등 겨울 테마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플레이어는 1990년대 랄프로렌의 폴로 스포츠(Polo Sport) 라인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아바타를 통해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폴로 숍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구찌는 가상 정원의 형태로 로블록스에 등장했다.

 

구찌는 피렌체 궁전을 기반으로 한 15개의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 캠페인을 탐색하는 일련의 방인 ‘Gucci Garden Archetypes’를 로블록스에서 재현한 것이다.

 

2주간 공개된 구찌 하우스는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탐구하고 기념하는 멀티미디어 경험의 공간이었다. 

 

로블록스에서 로블록스로 끝났다

코로나 19 이전에도 로블록스와 협업을 통해 패션 제품 컬렉션을 선보이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컬렉션 출시에 머물지 않고, 직접 체험하거나 아예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 사용자와의 체험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을 포착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용자가 직접 정의가 가능한 아바타를 사용해 완전한 형태의 가상 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을 찾아 협업을 이어갔다. 

 

로블록스가 메타버스의 대장 역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가 현실 경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로블록스의 구매는 가상화폐 ‘로벅스(Robux)’를 쓴다. 게임 내 모든 활동이 로벅스로 이루어진다. 

 

로블록스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이들 게임이나 플랫폼이 실제 매장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가상세계에서도 손쉽게 브랜드의 공간과 제품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공간에서 브랜드를 접하다보면 해당 브랜드에 대한 경험 욕구가 자리 잡게 되고, 잠재적 고객으로서 실제 구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아이템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이상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로블록스는 10대들이 열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상현실이라는 점에서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군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향후 주요한 소비층이 될 Z세대와 직접 소통하고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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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봐요 동물의 숲>

 

모여봐요 동물의 숲, 포트나이트 등 게임으로 이어져

글로벌 브랜드들의 게임 마켓으로의 진출이 로블록스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여타 게임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젊은 층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H&M은 지난해 4월 글로벌 유명 배우 메이지 윌리암스(Maisie Williams)를 글로벌 지속가능 홍보 대사로 발표한 후 의류 재활용 ‘Looop’ 시스템을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선보였다. 

 

동물의 숲 이용자가 가상 의류 재활용 스테이션에서 지속 가능한 테마를 직접 참여해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 참여자가 업사이클링 패션 경험을 통해 가상공간 ‘Looop 섬’ 게시판과 상호 작용하며 순환 패션에 대한 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남길 수 있다.  

 

또 보석 브랜드 판도라도 10월, 새로운 캠페인과 컬렉션 출시에 맞춰 동물의 숲과 협업했다. 

 

브랜드 엠버서더 가상 홈을 방문할 수 있는 몰입형 디지털 마케팅 진행한 것인데 맞춤 의상과 새로운 컬렉션을 직접 제작해볼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를 제공했다. 

 

특히 판도라 미 컬렉션을 제작하는 실제 공방과 작업대, 재료를 디지털 세계에서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발렌시아가는 지난해 9월 포트나이트와 협업해 럭셔리 패션을 디지털화했다. 

 

게임 속 의상은 실제 발렌시아가 컬렉션을 기반으로 제작 되었으며 이용자는 게임 속 가상공간의 발렌시아가 매장을 방문하거나 브랜드에서 특별히 제작한 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을 제공했다. 

 

실제 상품도 판매됐다. 디지털 패션 협업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판 의류 컬렉션으로 후디와 티셔츠, 모자 등을 내놨다.

 

물론 이같은 메타버스의 활용이 패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는 동물의 숲에 선거캠프를 섬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젊은 유권자 층을 겨냥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유명 가수들은 십대들에게 인기 있는 포트나이트를 통해 자신의 콘서트를 열거나 신곡을 공개하기도 하고 기업들은 메타버스형 게임이나 플랫폼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확대해 가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실에서 자신의 집이나 패션에 신경 쓰는 것과 버금갈 정도로 사람들이 디지털 세계 속에 자신의 아바타와 디지털 공간을 꾸미는 데 시간과 노력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가 앞당긴 새로운 세계 메타버스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에게 ‘SNS나 메타버스 속의 나’는 현실세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물론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 유명 콘텐츠에 국내 브랜드들의 참여는 쉽지 않다. 

 

특히 이들과 협업한다 해도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누리기도 힘들다.

 

특히 게임이나 메타버스로의 확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야 실효성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국내 브랜드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에 메타버스와 관련된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지 않은 기업은 없다. 그러나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곳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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