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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떠나는 글로벌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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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7월 28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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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본부 철수 붐 

中 본토 상하이, 싱가포르 이동 ​ 

홍콩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현실화하고 있다.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했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바람에 글로벌 기업과 외국 인력들은 떠나가고 홍콩인들도 이민자 대열에 가담하고 있는 모양새다.

 

홍콩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중국 본토의 영향력 확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의 대형 악재가 얽히고설키며 큰 타격을 받은 글로벌 기업이나 외국 인력들이 홍콩을 떠나 경쟁 도시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하고,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엿보던 외국 기업들은 ‘중국 경제 허브’인 상하이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콩은 글로벌 패션 및 뷰티 브랜드의 거점으로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홍콩의 장밋빛 미래가 사라지다

수십 년 동안 다국적 기업은 홍콩에 지역 본부를 설치하고 그곳에 경영진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지만, 최근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 외면은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본토와 가까우면서도 규제가 적고 달러화 거래도 편한 데다 법인세율도 낮은 홍콩을 선호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홍콩에 지역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은 1,541개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이 홍콩 내 반중(反中)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홍콩의 자치권을 사문화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1월 슈프림과 노스페이스를 보유한 VF코퍼레이션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브랜드 운영 센터를 중국 본토 상하이로 옮겼고 공급 허브도 조만간 싱가포르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25년 동안 유지해왔던 홍콩사무소를 폐쇄한 셈이다. 

 

베르사체와 불가리, 지방시 역시 홍콩에서 인력을 줄이고 기업 자산을 중국 본토로 옮기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홍콩 사무소 규모 축소를 검토 중이며 남아시아 태평양,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걸친 큰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본부로 싱가포르를 선정했다.

 

본부 이전은 오는 11월이다. 일본 비디오게임 제조업체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홍콩에 상주하던 지역 경영진을 싱가포르로 옮겼다. 

 

프랑스의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홍콩 주류부문 직원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 배치하기로 했고, 국내 기업인 네이버는 홍콩에서 운영하던 사용자 데이터 백업 서버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홍콩과 미국 간 해저 케이블 연결 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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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베르사체 매장>  

 

지는 홍콩, 떠오르는 상하이와 싱가포르

럭셔리 컨설팅 전문기업 오르텔리(Ortelli)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영국, 일본, 독일, 캐나다 및 호주를 포함한 국가 기업의 홍콩 지역 본부 수가 1년 사이 절반가량이 감소했다.  

 

홍콩에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25명 중 42%가 홍콩보안법과 홍콩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이유로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최대 온라인중개업을 운영하는 SBI 홀딩스의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은 홍콩보안법을 언급하며 “사업 환경이 중국 본토와 별 차이가 없다면 임대료가 비싼 홍콩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본부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계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강력한 럭셔리 시장 생태계가 사라지면 제구실을 못 할 것으로 본 셈이다. 실제 홍콩의 소매 시장 경기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하이는 중국이 팬데믹 이후 내수 지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며 본토 관광객을 위한 소매 허브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패션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상하이 패션 위크(Shanghai Fashion Week)를 비롯한 각종 무역 박람회를 열고 있다.

 

상하이와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본부로 급부상한 싱가포르 역시 지리적으로 전략적 요충지다. 

 

동남아시아에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려는 브랜드에 싱가포르는 안정적인 정치 환경, 고도로 숙련된 인재 풀, 서구화된 법률, 행정 및 세금 모델로 인해 아시아권 대륙 본부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면세 사업을 내세우며 하이난을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시킬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매 시장 이상의 기능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이 떠난 자리를 중국 본토에서 이주해온 회사들이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 전인 2019년 6월에서 2020년 6월까지 1년 동안 중국 본토 기업들은 홍콩에 63개의 새로운 지역 본사와 사무실을 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홍콩 최대 교역국인 미국 기업들은 홍콩에서 45개의 본사와 사무실을 폐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본사의 6%에 해당한다. 

 

홍콩은 금융 서비스 산업적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적인 금융 시장과 통화 유동성, 중국 본토와의 밀접한 연결 등의 요인으로 홍콩은 중국 본토에 자금을 조달하는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영국계 대형은행인 HSBC도 지난 2월 홍콩에 기반을 둔 아시아 사업에 6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며, 그중 홍콩은 단연코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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