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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패브릭 도쿄’가 밝힌 D2C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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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5월 1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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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듯 뻔하지 않은 오더 메이드 

와비파커·에버레인 등 성공 DNA 닮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등장은 재난에 가깝다. 2년 가까이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에 변화를 줬다. 산업 생태계는 무너졌고 전혀 다른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요식업, 여행, 소매업 등 많은 업계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으며 소매업은 크게 양극화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의 D2C 맞춤 서비스 브랜드 ‘패브릭 도쿄’는 성장한 대표적인 곳이다.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맞춤 슈트 전문점으로 탈바꿈한 일본 스타트업으로 현지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유행에 기반을 둔 착장 방식과 스타일은 뜨고 지기 나름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아마도 슈트일 것이다. 여전히 필요한 의복 가운데 하나이기는 하나 포멀한 슈트 착장 문화가 줄어들고 있는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슈트 시장이 힘든 가운데 온라인 맞춤 서비스가 통할까. 

 

국내서도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그만큼 힘든 비즈니스 모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어려웠다.

 

구매 단계서 슈트만큼이나 천차만별인 체형에 따른 맞음새가 결정적인 선택 조건으로 작용하는 의복도 없을 것이다. 론칭 6년차를 맞은 일본 ‘패브릭 도쿄’가 쉽지 않은 영역인 온라인 맞춤 슈트 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패브릭 도쿄’는 맞춤 슈트를 주로 취급하는 온라인 D2C 브랜드다. 일반적으로 맞춤 슈트를 구매하는 고객은 맞음새를 꽤 중시한다. 즉 대중이라기보다는 ‘소수’다. 

 

逆風 슈트 시장에 ‘패브릭 도쿄’의 성장 

‘소수의 소비자’의 반복 구매는 ‘무기’ 

창업 전 ‘패브릭 도쿄’는 맞춤 슈트 서비스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당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문턱이 높다’ ‘대량 생산의 기성 슈트보다 비싸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그런데 막상 서비스를 시작하자 생각과는 달랐다. 흔한 양복점과 달리 소비자들이 매장에서는 사이즈를 재고 슈트는 앱으로 주문하는 방식이 생각보다 간단하고 편했던 것이다. 소수의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한 것이다. 

 

매장에서는 친절한 접객 직원의 안내해 따라 치수 측정을 거친다. 또 수백 가지의 슈트 옷감을 만져볼 수 있다.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은 이곳에서 ‘피터(Fitter)’라고 부르는 직원에 의해 30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신체 구석구석을 정밀하게 측정하게 되면 측정된 신체 사이즈는 ‘패브릭 도쿄’의 전용앱으로 기록된다. 고객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가 ‘패브릭 도쿄’의 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맞춤 슈트를 구매할 수 있다. 

 

또 ‘패브릭 도쿄’는 이곳저곳 매장을 내며 상품을 파는 대신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파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계속 강조했다. 실제 다양한 터치 포인트에서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평생 가치(LTV)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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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브릭 도쿄 매장>​

 

굳이 키워드로 뽑자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Online Merges with Of fline; 이하 OMO)이다. 이커머스와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적재적소에 결합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무기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소매업계의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백화점 등 실제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중심으로 해 온 업태는 코로나 재난에 의한 외출 자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판매로 활로를 찾아내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관련된 전문 인력 도입도 늘고 있다. 문제는 DX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법에 매몰돼 목적에 대한 값은 구하지 않고 실행 중도에 그친다는 데 있다.

 

패브릭도쿄는 이때 필요한 것인 ‘How’가 아닌 ‘Why’를 중심으로 DX를 추진했다. DX가 곧 브랜드가 지닌 비전에서 시작된 셈이다. 

 

성공한 D2C 브랜드의 공통점 ‘사회적 가치’ 

팬덤을 만든 기업의 善行

‘패브릭 도쿄’의 창업자가 꼽은 성공하는 D2C 브랜드의 원칙은 ▲제조 기반의 상품을 취급하는 브랜드 본질 유지 ▲고객에게 직접 상품 판매 ▲IT 기업의 기술 도입에 적극적 ▲고객과 순도 높은 커뮤니케이션 수행이다. 

 

D2C는 여러 채널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가지고 있다. ‘패브릭 도쿄’는 브랜드 비전을 전달하고 직접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웹사이트와 SNS 그리로 실제 오프라인 점포에서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개선한다. 

 

개선 속도도 빠르다. 이를 통해 얻은 타깃 계층이 바로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다. 이들 세대는 고객 가치와 기업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패브릭 도쿄’ 역시 일본산 직물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생산 공정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이점은 D2C 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유니콘 기업 중 하나로 알려진 미국발 아이웨어 브랜드 ‘와비 파커(Warby Parker)’는 안경이 필요하지만 손에 넣을 수없는 세계 인구의 약 15% 가량의 사람들에게 안경을 기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투명성’을 키워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에버레인(Everlane)’의 경우 성소수자와 인종 차별에 맞서 싸울 대상 상품을 구매하면 5달러를 미국 자유인권협회에 기부하고 있다. 이처럼 성공한 D2C 브랜드는 각각의 사회적 가치를 내걸면서 팬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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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 모델도 실제 매장은 ‘필수’ 

온라인은 혼잡한 유료 도로 

‘패브릭 도쿄’를 포함한 대부분의 D2C 브랜드는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상품판매가 아닌 상품과 서비스 모두를 체험할 수 있는 점포 출점이 목적이다.

 

‘와비 파커’ 역시 전 세계의 소매업에서 단위 면적 당 매출이 애플에 이어 두 번째다. 매트리스 제조업체 ‘캐스퍼(Casper)’는 체험 트레일러를 준비하고 시가지나 교외에서 수면 체험회를 열기도 한다. 그들은 실제 고객 경험을 중시하고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패브릭 도쿄’도 실제 매장 출점 후 치수 측정 서비스를 시작하자 온라인 채널만 운영할 때보다 매출이 두 배나 증가했다. 계속해서 OMO 모델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즉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 참여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 실제 매장에서 신규 고객 창출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나왔다. 구매자 수보다 판매자 수가 추월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광고는 더 이상 신규 고객창출을 위한 저비용의 수단이 아니다.  

 

이제 이커머스 시장은 혼잡한 유료 도로와 같다. 막대한 광고 선전비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패브릭 도쿄’가 치수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험형 소형 점포를 연 이유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주로 이루지지만 고객 획득 비용(CAP)은 온라인 광고 대신 오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최적화한 셈이다. 

 

서비스 수단이 될 세 가지 데이터만 확보해라  

‘패브릭 도쿄’를 포함해 주요 D2C 브랜드가 축적하는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것은 ▲액세스 데이터 ▲상품 데이터 ▲서비스 만족도 데이터, 이 3가지다. 

 

액세스 데이터는 각각의 고객과 접점을 자사가 보유함으로써 고객 행동을 시각화 할 수 있다. 또 상품 데이터는 어떤 고객이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 알 수 있다. 구입 후 또는 사용 후 설문 조사를 통한 제품 만족도를 지표 수치로 파악해 제품 개발의 속도로 연결할 수 있다. 

 

서비스 만족도 데이터는 각 채널과 소비자의 터치 포인트마다 서비스 만족도를 파악해 신속하게 고객들의 구매 여정을 설계하고 개선할 수 있다. 결국 D2C 브랜드의 본질은 기술을 활용한 제조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기업이다. 

 

‘패브릭 도쿄’는 D2C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더 진화시킨 것이 RaaS(Retail as a Service)라고 일본 언론에 밝힌 바 있다. D2C도 RaaS도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참여를 높인다는 공통점이 있듯이 RaaS는 리테일이 단순히 제품의 ‘상거래’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의 수단이 되고 있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브릭 도쿄’의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온라인 맞춤 슈트 비즈니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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