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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점서 시작한 야나이 회장의 ‘세계화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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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4월 28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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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사회가 있어야 기업 존립 의미도 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보유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 8일 상반기 결산보고를 발표했다. 

 

이날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코로나 방역 상황과 거리두기를 고려해 14분간 비대면 방식으로 모니터 화면을 통해 지난 실적과 사업 계획에 대해 직접 말했다. 

 

유니클로를 포함한 패스트리테일링의 향후 사업 방향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추진 계획을 전했는데 특히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8월 말로 끝난 2021년 상반기 회계연도 매출은 1조 2,028억 원(약 12조 3,600억 원)으로 보합 수준을 유지했지만 해외 판매 실적 증가로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1,678억 엔(약 1조 7,239억 원)을 거뒀다”라며 “해외 진출 즉,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각 국가의 시장 진출을 수단과 방법을 가르지 않고서라도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야나이 회장의 육성 메시지 이후 일본 현지 및 외신 기자들이 미얀마 군부의 탄압과 중국 신장 위구르 면화 사용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언론을 통해 유니클로가 중국 신장 위구르산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국적의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이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역 등 인권탄압을 근거로 신장면화 사용을 중단, 중국 현지서 격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야나이 회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야나이 회장은 신장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적 문제로 연결되는 질문에 대한 것은 노코멘트 하겠다”며 네 번에 걸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패스트리테일링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삼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 지속가능성과 ESG 경영과 같은 주요 과제들에 대한 철학과 기업의 입장을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발언은 사실상 피한 셈이다.

 

신장 면화 문제 ‘노코멘트’ 글로벌 전략만 언급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미래 생존을 위한 해법으로 브랜드의 세계화를 내세웠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2001년 영국 런던에 유니클로 매장을 열고 이듬해 9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열었다. 야나이 회장은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20년 전 일이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해외 매장 출점 도전이 지금의 유니클로를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니클로의 일본 내수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은 해외 사업이 역전한 상태다. 한국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 영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 

 

때문에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가 정치적 문제를 넘어선 글로벌 다국적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꼽고 있는 셈이다. ‘라이프웨어, 메이드 포 올(Life Wear, Made For All)’이라는 글로벌 캠페인 역시 야나이 회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현재 유니클로의 해외 매장은 중국이 791개점으로 전 세계 매장의 60%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지난 2019년 가을부터 자국 매장 수보다 중국 내 점포가 많아졌다. 일본의 작은 상점에서 시작해 기업 고유의 미의식과 품질, 기능성 갖추며 성장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르메르(Christophe Lemaire), 질 샌더(Jil Sander),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등 뛰어난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사실상 확고한 지위를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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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니클로 매장>

 

야나이 회장은 “앞으로 당분간은 아시아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이 더뎌지는 만큼 아시아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의 성장 센터가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야나이 회장은 기자들에게 “2030년까지 세계에서 50억 명이 중산층이 된다. 그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서 생겨날 것이다. 때문에 세계 각국의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아시아에 진출하고 있다. (유니클로) 출점 속도를 높여 아시아에서 압도적인 넘버원이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아시아 넘버원’ 전략은 디지털 판매 

야나이 회장이 선언한 ‘아시아 넘버원’의 열쇠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다. 국가 간 경계를 허문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야나이 회장의 결단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자국 내 점포의 옴니채널 전환 시도와 함께 아시아를 비롯한 각 대륙별 디지털 판매 강화를 위해 자동화 설비를 갖춘 물류 센터 설립에 속도가 붙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영국에서는 유니클로의 매출의 40%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영국과 같은 성공 사례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각 국가별 경영팀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보다 여전히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유럽과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젊은 인재를 파견하는 방법도 계획 중이다. 

 

야나이 회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만 현재 3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젊은 인재들을 국가와 지역 출신에 상관없이 파견할 것이며 점포와 현지 법인 관리에 적극 참여시킬 예정”이라며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세계 어디서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 외 해외 법인 경영자를 키우는 노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야나이 회장은 “스웨덴과 벨기에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 COO(최고 운영 책임자)가 등장했고 유럽도 심각한 코로나 재난이 있지만 우수한 현지 인재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자축했다.

 

지속가능성은 ‘고객 제일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야나이 회장이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은 ‘고객 제일주의’다. 기업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그는 당장 소득 격차에 따른 사람들의 의복 품질 격차를 좁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어떤 고객도 좋은 품질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인데 패션 유통업 본질에 맞게 다양한 품목으로 상품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의류 외 속옷 등 다양한 품목으로의 확장에 성공했고 생필품 성격이 짙은 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야나이 회장은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세상에게 좋은 기업,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업이 크게 성장하는 시대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제 원점에서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소중히 여기고 의복으로 행복할 수 있으며 어떤 국가에서도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겠다. 덧붙여 한 말은 이렇다.

 

“코로나 백신은 전 세계 국가들이 협력 체제가 없으면 쓸모없는 대책이다.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지구 상의 모든 국가, 모든 개인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왔다."

 

"자신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자세로는 개인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 재난의 가장 큰 교훈은 이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사회적인 존재다. 사회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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