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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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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0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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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영등포와 현대 중동점의 혁신 전략 ‘어떨까’

온라인 브랜드만의 인지도 없어…모두 플랫폼의 힘

“온라인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가져와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한 백화점 바이어의 질문이었다.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답해야한다면 “쉽지 않다!”가 대답이다.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지 않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또 다시 코로나 위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됐다. 고객이 오지 않는 시대에 고객을 끌어들여야하는 유통의 고민은 갈수록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新소비층인 MZ세대가 패션 소비 채널을 온라인으로 삼은 지는 오래다. 백화점은 장년층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 젊은이들의 소비 이탈 현상을 막아보기 위해 유통은 방법을 열심히 찾았다. 그래서 찾은 답은 바로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명한 브랜드를 오프라인에 유치해 보자’라는 것.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시도했고, 성과도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이 시도의 출발점을 유플렉스 중동점으로, 롯데는 영등포점으로 잡았다. 이 두 백화점은 어떻게 혁신의 방법을 찾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직접 가봤다.

 

현대의 혁신 점포 중동 유플렉스

현대는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23일, 중동점 유플렉스를 오픈한지 10년 만에 처음 리뉴얼했다. 이 리뉴얼을 위해 3년을 준비했고 비용은 약 300억 원 정도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플렉스 리뉴얼의 핵심은 지하1층 스트리트 패션관이다. 

김동린 현대 중동점장은 “MZ세대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플렉스를 꾸몄다. 예술적 요소를 담아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등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본관에서 지하1층으로 들어서면 바로 오른편에 현대가 직접 운영하는 PB편집숍 ‘피어’가 있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마네킹들이 인상적이다. ‘피어’에는 슈프림, 디스이즈네버댓, 키스, 한국 디자이너 김인태 김인규 형제의 브랜드 ‘이세’ 등이 입점해있다.

 

매장 입구에 걸려있는 슈프림 후드티를 보니 가격이 50만원 대였다. 다소 비싼 느낌이 있었지만 중동 근처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한 가격이라고 한다.

‘피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브랜드는 ‘디스이즈네버댓’이다. 커버낫과 함께 무신사의 메인 브랜드인 ‘디네댓’이 피어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었다.

 

현대는 일찌감치 ‘피어’를 론칭해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현대 유플렉스 신촌점에 피어를 선보인 것이 지난해 7월 즈음이다. 신촌의 피어 매장은 지난 8월 리뉴얼해 다시 오픈하기도 했다.

 

지하 1층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브랜드는 다름 아닌 ‘라이프워크’다. 라이프워크는 젊은 층부터 장년까지 다양한 타깃층을 확보하고 있다. 엄마부터 아이까지 함께 입는 브랜드로 심볼인 ‘라독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 초부터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라이프워크는 중동점에서만 월 1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달에는 1억5천만 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온라인 매출 없이 오프라인에서만 올리는 매출이라는 사실이다. 커버낫의 경우에도 오프라인에서만 7~8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중동점 유플렉스의 경우 온라인 매출 비중이 리뉴얼 이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백화점의 상황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점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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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중동점 플랫폼 플러스.>

 

원더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아웃도어프로덕트 단독 1호점 역시 중동에 있다. 리뉴얼과 함께 오픈한 아웃도어프로덕트 역시 오픈 이후 한 달 동안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커버낫, 널디, 원더플레이스 등의 브랜드들도 수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는 매장들도 있다. 무조건 온라인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인다고 해서 매출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오프라인에서 인지도를 쌓고 고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유통은 그동안 평효율을 따지고, 단순 매출만 계산해 매출이 안 나오는 브랜드는 내보내고 조금이라도 더 높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를 입점시켜가며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백화점은 당장의 매출보다 조금 멀리보고, 온라인 브랜드과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전체 점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시도하고 있는 일부 점포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잘나가는 온라인 브랜드를 유치해 놓고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을지, 성공할 때까지 지켜봐줄지가 관건이다. 

 

 

롯데의 혁신, 영등포점의 리뉴얼

롯데 역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점포가 있다. 바로 영등포점이다. 영등포점 리뉴얼의 포인트는 1층과 2층이다. 1층에는 기존 매장들을 싹 밀어내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당초 1, 2층을 동시에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공사 일정과 계획이 다소 변경되면서 2층부터 문을 열었다. 2층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브랜드들이 입점된 편집숍들이 대거 들어섰다.

 

어센틱브랜즈코리아가 론칭한 오프라인 편집숍 아카이브랩, 무신사 브랜드들로 구성된 편집숍, W컨셉 브랜드들로 구성된 부띠끄와이, 강남역에서 유명해진 편집숍 플라넷비 등 이름 있는 브랜드들이 입점된 편집숍을 대거 유치했다.

 

이 밖에도 디자이너 홍혜진의 더스튜디오케이, 소호브랜드 큐컴버스, 서울쇼룸 등 신선한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젊은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특화 MD이다. 

 

더 놀라운 것은 백화점이 목숨처럼 지켜왔던 수수료를 내려줬다는 점이다. 브랜드별로 다르고,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파격적인 수수료라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물량이 많지 않아 배수가 낮은 온라인 브랜드의 특성을 십분 고려했다는 것이다.

 

롯데는 2층을 오픈한 뒤부터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유튜버 깡스터를 불러 매장 탐방 영상을 올리고, 매일 150만 원 상당의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MZ세대의 관심을 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12월 17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영등포점 1층 MD는 사실상 비밀에 부쳐져 있다.

 

아웃오브스탁, 고잉메리, 아우어베이커리 정도만 노출되어 있고, 오픈 전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소문에 의하면 와디즈의 첫 오프라인 매장과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맛집들이 들어선다고 한다. 1층에서 고객을 모으고, 2층에서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항간에는 신세계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 같은 분위기로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만남의 광장’을 만든다는 얘기도 있다. 

롯데가 꽁꽁 숨겨온 영등포점 1층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는 지켜봐야할 문제이다.

 

어떤 MD가 펼쳐지더라도, 단번에 대박을 터트릴 수는 없을 수도 있다. 롯데가 얼마만큼 과감한 시도를 했고, 그 결과가, 그 성과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 때까지 잘 견디고, 그들을 잘 육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롯데와 현대의 시도는 높이 평가

롯데와 현대가 이 같은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대는 기존 브랜드들과의 의리도 지키면서, 새로운 브랜드들도 입점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넓은 스포츠관을 구성했고, 여성층에는 패션이 아닌 고객을 위한 매장도 4개나 넣었다. 지하1층에도 랄라블라, 룩옵티컬 등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프 아카이브, 휠라 뮤제오, 르꼬끄 사이클링 특화매장, 뉴에라 뉴욕스타일 등 기존 브랜드들과도 함께 고민해 새로운 느낌으로 변화를 주었다. 여성캐주얼 부루앤주디는 유니섹스 라인을 넣어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내년에는 1층에 코스가 오픈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롯데 역시 영등포점의 포인트는 1,2층이지만 지난 3월부터 전층을 리뉴얼하고 있다. 8층부터 순차적으로 내려와 내달 1층을 끝으로 리뉴얼이 마무리된다.

이 두 점포가 온라인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아직 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으로 나와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널디와 커버낫 정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조금 특수한 상황도 있어 아직 더 지켜봐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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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랩>

 

답은 ‘어렵다’

처음으로 돌아가 조금 다른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답은 ‘어렵다’이다.

 

어렵다는 것을 유통은 더욱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없다.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콘텐츠를 오프라인으로 가져와 유혹하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꼭 첨가해야 할 것은 재미와 마케팅이다.

 

지금은 마케팅 시대다. 마케팅 없이는 아무것도 팔리지 않는다. 온라인의 바다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미끼를 던져야 하고, 돈을 써야 한다.

온라인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마케팅을 할 수가 없다. 

 

모두 플랫폼에 의존해 플랫폼의 인지도와 마케팅을 이용한다. 마케팅이라고 해봐야 무신사 홈페이지에 광고를 태우는 정도이며, 커버낫과 마크곤잘레스의 광고가 버스정류장에서 간간이 보일 뿐이다.

 

무신사는 물론이고, W컨셉, 29cm, 스타일쉐어, 브랜디, 에이블리 등 무수한 플랫폼들이 있지만 그 안에 있는 하나하나의 브랜드들은 인지도가 없다.

그들 중 누군가라도,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면, 성공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단조로운 디자인과 적을 수밖에 없는 스타일 수는 오프라인 20평 매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브랜드의 본질과 플랫폼의 힘

MZ세대가 온라인에서 쇼핑을 하는 이유는 특정 브랜드가 좋아서가 아닌 플랫폼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유통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플랫폼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는 브랜드들을 보고 젊은이들은 “아, 이런 브랜드가 지금 유행하는 구나, 나도 입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거리에서 그런 브랜드를 입은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 브랜드 아는데, 000에서 봤어, 나도 사야지”라며 핸드폰을 열어 맘에 드는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 온라인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에 관련 상담을 하는데 “000 브랜드 입니다”라고 했더니 고객이 ‘모르겠다’라고 답해 플랫폼 이름을 말했더니 알아들었다는 얘기다.

 

고객들은 자신이 산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닌 플랫폼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온라인 브랜드 이름보다 특정 플랫폼의 이름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 하에 온라인 브랜드를 단독으로 오프라인에 연다 한들, 누가 알아보고 그 브랜드에서 옷을 살까. 온라인 인기 브랜드들을 모아 편집숍을 만들었다 해도, 플랫폼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만들어질 때 까지는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수천 가지의 브랜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팔리는 브랜드는 상위 100개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 브랜드들은 높은 수수료에 매출도 작은데다, MD들은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오늘도 창고에 앉아 재고 파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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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중동점.>

 

온라인 브랜드들로 돈 벌 수 있나

결국 온라인 브랜드나 오프라인 브랜드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했거나 백화점에 입점했거나 상황은 마찬가지이며, 그 안에 들어있는 브랜드들은 모두 플랫폼과 백화점의 인지도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입점돼 있는 플랫폼과 백화점이 끌어 모은 고객들로 인해 브랜드들은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그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적인 매장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것이다.

 

무신사가 온라인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를 유치해 성공했을까? 아니다. 정확히는 반대다. 무신사라는 플랫폼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그 플랫폼 안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잘나갔던 백화점은 신규 브랜드들이 입점해도 성장하고 좋은 브랜드로 커 갈수 있는 역할을 했다. 신규 론칭을 하면 무조건 백화점부터 입점해야 했던 이유는 그만큼 백화점의 인지도와 그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지금 백화점의 인지도가 떨어지고 고객이 없다고 해서 온라인에서 잘되는 브랜드들 데려다 놓으면 고객들이 몰릴까? 내 손안에서 클릭 몇 번이면 옷을 살 수 있는데 경험을 위해, 재미를 위해, 또는 옷을 사기 위해 그 먼 매장을 찾는 고객이 얼마나 될까?

 

쉽지 않은 길이지만 백화점은 이미 발을 들여놨고,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기 일보직전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할지 가늠도 안 된다. 

 

어차피 해야 할 마케팅이었다면, 온라인 브랜드들을 데려다가 그들을 홍보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 이미지와 인지도 개선을 위한 마케팅을 했어야하지 않을까. 

 

백화점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응원하지만, 이를 어떻게 구현하고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할 것이냐는 앞으로 유통사들이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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