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고객 경험을 주는 테슬라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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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작성일 2020년 10월 21일 프린트본문
광고 없이 혁신 이미지 쌓아 올려
자동차 업계도 따라한 비대면 판매
지난 몇 년간 기업의 영업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기업의 대면 판매와 매장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술의 진보이며, 다른 하나는 판매 방식의 변화에 있다.
이 두 가지 변화는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소비자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기업의 영업 방식까지 크게 바꿀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토 마사카즈 일본 창생투자회사 대표는 “앞으로 10년 뒤 영업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변화와 차별화 정책
아마존의 리코멘드, 테슬라의 언택트 세일즈 등 영업직이 없는 새로운 시대의 모델이 등장했다.
이 중 전 세계 자동차 기업 중 시가 총액 1위 테슬라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테슬라의 모든 자동차는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겠다”고 말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면서 영업직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1년간의 성과는 어땠을까.
미국의 양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와 포드를 제치고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테슬라 주가만 계속 뛰었다. 전기차 선두업체인데다 대면 접촉 없이 100%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이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케언에너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기차 시장이 올해보다 36% 성장해 300만 대 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자동차 업계의 혁신 기업 ‘테슬라’는 성공한 회사일까. 지금은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 가치로 따졌을 때 10대 브랜드에 들어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두고 이미 세상을 떠난 스티브잡스와 비슷하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도 많다. 두 사람은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했고. 전체 생태계를 장악하는 전략을 취했다는 것이 평가의 이유다.
실제로 테슬라는 자동차를 접하는 구매 결정 단계도 중요한 경험의 과정이라고 판단해 애플스토어를 벤치마킹했다. 자동차에 대해 알아가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다른 자동차 메이커가 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애플 스토어 책임자를 영입해 테슬라 스토어를 설계하게 하고, 매장의 위치 등 접근 공간도 애플과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기도 했다. 미국 내 남아 있는 오프라인 매장도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고 이 모든 곳을 체험형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테슬라가 쏜 ‘온라인 車 거래’
테슬라는 지난해 9월 기존 오프라인 영업을 대거 감축하고 온라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테슬라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일부 시장에서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서는 100%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만으로 지난 1분기 총 4천여 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1% 성장했다.
테슬라가 선제적으로 온라인 판매에 나선 것은 비용절감 차원에서다. 테슬라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판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어 차량 가격이 평균 6% 가량 내려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코로나로 매장 방문 인원이 줄어들어 다양한 프로모션을 단행한 국내 완성차 업계와는 달리 테슬라는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순항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비대면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 이외의 모든 서류작성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과감한 선택이었지만,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은 지난 3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전기차로서 국내 최초로 월간 신차등록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모험적인 전략, 그리고 혁신
테슬라의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방식을 살펴보면 이들이 어떻게 온라인 판매로 순조로운 전환이 가능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은 현재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1위를 점유하고 있다. 테슬라의 1분기 순수 전기차(BEV) 시장 점유율은 29%이고, 뒤를 잇는 르노닛산은 13%, 폭스바겐그룹은 11%이다. 전통 있는 기존 자동차 회사가 아닌 상대적으로 어린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은 신생 기업이 주도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오랜 역사를 갖는 기업이 변화를 이끌거나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친환경과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초소형에 집중했던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과 달리 미감을 강조한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포드, 벤츠, 아우디, 그리고 국내서는 현대자동차그룹까지 주력 모델인 내연기관 자동차를 앞지른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쉽게 말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뛰어난 차로 포지셔닝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혔다.
사람들이 ‘테슬라’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매우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이후 곧장 보급형 차량을 출시하기도 했다.
광고비용 ‘제로’ CEO 인지도 앞세워 주목
테슬라의 브랜드 마케팅 성공을 두고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어 왔다.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 상품성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SNS 활동이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브랜드토탈(BrandTotal)이 작년 3월 26일~4월 26일 한 달간 현지 완성차 업체별 광고 투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테슬라는 전기차 제품 광고에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토요타, BMW, 포드 등 현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SNS에 각각 투자한 광고비용 비중이 높은 것과 대조된다.
해당 자료에서 업체별 투자금액이나 연간 광고비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는 경쟁사와 달리 1달러도 광고에 쓰지 않은 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는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분석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36만7820대 판매하며 대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비야디(BYD) 22만9506대, 베이징자동차(BAIC) 16만251대 등 두 중국 완성차 업체가 그 뒤를 이었다.
성장의 배경으로 자동차 출시 전략과 일론 머스크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본인과 테슬라를 시장에 알리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널은 SNS다.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슬라를 포함해 우주선 프로젝트, 태양광 에너지 사업 등 기업 성과를 소개해왔다.
머스크 CEO는 최근 코로나의 여파로 정부의 사업장 가동 중단 명령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에 직설적으로 항의하는 등 소신을 SNS로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마케팅 분석업체 마케팅91은 “테슬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소비자를 바탕으로 팬덤이 형성됐고, 판촉활동이나 광고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의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갖춘 회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 테슬라 따라 전통도 바꿔
기존 자동차 업계 역시 테슬라를 닮아가고 있다.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코로나 19 확산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수십 년간 유지하던 유통 채널에 변화를 주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초기부터 온라인 판매 등을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테슬라를 따라 하기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사 전기차 브랜드 ‘ID’의 판매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테슬라의 판매 방식을 본뜬 것이다. 폭스바겐은 ID3 판매 가격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대리점)이든 똑같이 책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한 다임러는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웨덴 등에서 온라인 직판으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내년에는 오스트리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후 호주를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온라인 직판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푸조·시트로엥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은 10만 대 이상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는 다른 회사들이 의지할 만큼 훌륭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임러는 테슬라의 배터리팩 기술을 사용했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구동 장치를, 도요타는 모터를 사용했다. GM은 테슬라의 향후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전담 팀을 만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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