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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 멀티숍, 딜레마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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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1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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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최근 소비자 직거래 판매 방식인 ‘D2C(Di rect to Consumer·DTC)’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나이키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나이키 신임 CEO 존 도나호는 “앞으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기존 소매업체와 차별화된 시스템을 펼쳐 나갈 계획”을 밝혔다. 

나이키는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유통사와의 거래도 중단하는 방향성을 수립했다. 

 

나이키는 현재 3만 개에 달하는 유통 거래처를 향후 40개 파트너까지 줄일 방침이다. 대신 직영 매장을 점차 늘리고, 자체 모바일 앱 ‘SNKRS’을 키우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같은 ‘D2C’ 정책은 온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게 핵폭탄과 같다. 특히 나이키의 매출액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슈즈멀티숍에게 향후 치명타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나이키는 국내 슈즈 멀티숍 레스모아와 홀세일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히며 이미 멀티숍 시장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

 

나이키, 레스모아와 홀세일 계약 종료


레스모아의 나이키 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에 40% 이상을 차지한다. 당장 내년 6월 이후에는 매출의 40% 가량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레스모아는 자사유통에서 나이키 제품 판매를 할 수 없게 되자 대대적인 사업 재정비에 돌입했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 수를 대폭 줄이고 효율 경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102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줄인다. 이미 레스모아는 타 입점브랜드의 매입 물량도 대거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가 국내에 전개되고 있는 10여개 슈즈 멀티숍 중 유독 레스모아를 타깃으로 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특히 홀세일 계약을 종료한 근본적 이유가 D2C 전략의 일환인지 아니면 레스모아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며 자연스럽게 해지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레스모아가 나이키의 오더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이 계약을 파기한 이유로 보고 있는 시각들이 적지 않다. 물론 대승적 차원에서 D2C전략의 일환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여기고 있다.

 

아직 레스모아를 제외한 타 스포츠 슈즈멀티숍과는 별다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이키와 ‘레스모아’의 홀세일 계약 종료는 타 유통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기에 충분하다.

 

이미 나이키는 레스모아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온라인 스토어 ‘아마존’과도 거래를 중단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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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에서 나이키로 끝나는 슈즈 멀티숍


현재 슈즈 멀티숍 매출은 글로벌 브랜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ABC마트를 포함, 에스마켓, 슈마커, JD스포츠 등 내로라하는 멀티숍들은 글로벌 상위 5개 브랜드 매출 비중이 전체 50~80%에 육박한다. 특히 ‘호킨스’, ‘누오보’ 등 비교적 자사 PB브랜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ABC마트’를 제외하면 나이키 슈즈 판매가 전체 매출에 50%에 달하거나 넘는 경우가 태반이다. 

 

즉 나이키의 어떤 제품을 얼마나 공급 받느냐가 멀티숍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척도인 셈이다. 따라서 국내 슈즈 멀티숍 시장을 구분하는 형태 역시 나이키 본사의 슈즈 발매 형태에 따라 나뉘는 아이러니한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나이키는 AS(애슬레틱 스페셜티), GF(제네럴 풋웨어) 등으로 상품 발매 등급을 나누고 있다. AS, GF는 패션성이 높은 것이 기준점이다. 

 

즉 AS는 프리미엄 제품군이며 GF는 대중적 제품이 주를 이룬다. 또 최상위 프리미엄제품인CS(카테고리 스페셜리티)가 있지만 AS, GF와는개념이 다소 다르다.그런데 국내 슈즈 멀티숍을 구분하는 척도 역시 이를 사용한다.

 

AS는 핫티, JD스포츠 등에 공급된다. 마지막 GF는 ABC마트, 레스모아, 슈마커, 풋마트, 에스마켓, 메가 스테이지 등의 슈즈 멀티숍에 공급된다. CS는 카시나, 아트모스, 폴더 온더스팟 등에 공급된다.

 

CS나 AS 상품은 한정판이나 높은 패션성을 요하는 상품이 많다. 즉 젊은 층들이 열광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유통 역시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ABC마트 역시 프리미엄급인 AS 상품을 공급받기 위해 그랜드스테이지를 별도로 개설 출점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 특히 나이키, 아디다스 등 특정 브랜드에 매출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풀어야할 과제로 남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를 비롯한 특정 글로벌 브랜드들의 매입 마진율은 크게 떨어진다. 많이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 비단 나이키만의 문제가 아니다. 슈즈 멀티숍들이 글로벌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필요하지만 지금에는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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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폴더하이라이트 매장>

 

의류와 슈즈 복합 멀티숍으로 돌파구


따라서 슈즈 멀티숍들은 그동안 자체 브랜드(PB)를 늘리거나 신생 브랜드의 발굴에 적극 나서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를 거듭했다. 이유는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 글로벌 브랜드에 국한됐고 멀티숍들 역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을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기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이나 PB브랜드의 육성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도 꾸준히 증가세다. 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토틀 멀티숍 시장도 꾸준히 노크하고 있다.

 

슈즈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브랜드와 내셔널브랜드만으로는 멀티숍의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즉 슈즈 멀티숍에 의류가 복합 구성된 공간 창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물론 과거 ‘인터스포츠’를 비롯 ‘슈퍼스포츠 제비오’, ‘웍앤톡’ 등 슈즈, 의류, 용품의 복합 멀티숍이 생겨나기는 했으나 대부분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젊은 고객을 유입시키지 못했고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되며 전개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원더플레이스 등의 멀티숍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슈즈 멀티숍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슈즈 멀티숍은 신발을 통해 스포츠 및 캐주얼 브랜드들과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의류 홀세일로의 영역 확장은 어려운 것은 아니다. 특히 유통 자체가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고 있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만 명확하다면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유통이 확실하다면 소규모 브랜드나 신규브랜드들이 멀티숍 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성립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신진 브랜드에 매장 내 분리된 공간을 구성하고 상품을 밀어주는 것만큼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는다면 균형 잡힌 매출 구조를 지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의류와 신발이 복합으로 구성된 멀티숍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로 향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JD스포츠’는 론칭 시점부터 전 매장에서 신발과 의류를 복합으로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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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스포츠 매장>

 

폴더, JD스포츠 등 토틀 멀티숍으로 진화 


JD스포츠의 의류 매출 비중은 현재 25%까지 확대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 본사에서도 의류 매출이 높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전국 ‘핫티’ 매장을 JD스포츠로 전환하고 있으며 향후 의류 매출 비중을 40~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BC마트, 폴더 등 그 동안 슈즈를 전문으로 취급해왔던 멀티숍도 최근 의류가 복합 구성된 매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ABC마트는 전국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그랜드스테이지 매장을 꾸준히 늘려 현재 30여개까지 확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멀티숍과 차별화를 부여하기 위해 그랜드스테이지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도 지난해 신촌에 폴더 하이라이트 첫 매장을 연 후 내부적으로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촌 하이라이트 매장은 기존 신촌에 있던 폴더 1호 매장이 폴더 하이라이트 1호 매장으로 재탄생한 것으로 소비자 연령대가 젊어지면서 새로운 소비층이 유입되고 있다.

 

 의류와 라이프스타일 강화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오는 3월에는 수원AK점이 2호점으로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장 오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류 비중을  30%까지 가져가면서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를 구성하고 모자 액세서리 등도 판매하는 토틀 멀티숍을 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마켓에는 스포츠와 스포츠 캐주얼 등이 포괄된 슈즈 의류 멀티숍이 많지 않다. 즉 블루오션일 수 있다. 단일 브랜드 중심의 매장이 쇠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슈즈 멀티숍의 노하우들이 의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 의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새로운 브랜드 발굴과 함께 콘텐츠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슈즈 멀티숍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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