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NSA 어디까지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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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작성일 2020년 01월 14일 프린트본문
인수와 투자‥사업 확대일로
“무신사가 두렵다”
패션 업계에 이토록 영향력있고 파괴력있는 존재는 없었을 것이다. 무섭게 성장하는 무신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온라인 거대 공룡의 움직임에 모든 패션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사실이다. 온라인 패권을 쥐고 있는 무신사의 행보에 너도 나도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투자와 인수 관련 소식은 가장 빠르게 펴져 나간다.
모든 패션 기업들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싶어 하지만, 언감생심 무신사를 넘어서겠다며 야심차게 온라인에 뛰어드는 기업은 없다.
“무신사에 대항할 플랫폼은 정녕 없나요?”라는 질문을 수백 번은 들은 듯하다. 대답을 하자면 “현재로서는 없다”이다. 지난해 까지 무신사의 행보는 넘사벽이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올 해 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내용인 듯하다.
유니콘 기업에 합류한 무신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최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한다. 지난해 11월, 무신사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 캐피탈에서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무신사 주주총회에 앞서 세쿼이아 캐피탈은 지난 11월 무신사의 투자 검토를 기습 발표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기업 가치는 무려 2조 원.
투자업계에서 무신사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인 것이다. 무신사에 투자하고자하는 업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후문이다.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무신사는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크래프톤(옛 블루홀) 등에 이어 이렇게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다.
패션·의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은 첫 번째다. 유니콘 기업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거머쥔 무신사와 이를 진두지휘한 조만호 대표. 지난 몇 년간 매섭게 성장했던 무신사의 광폭 행보는 올해도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 유치를 통해 패션 마켓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신사의 성공 비결에는 550만 회원 유치와 신생 브랜드 발굴 능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여타 유니콘 기업에 비해 사업 실적도 우수해 업계에선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제 세쿼이아 캐피탈 투자 유치에 앞서 조만호 대표는 복수의 단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저울질해왔다.
즉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지속적으로 준비해 왔다. 지난해 구축한 통합 물류센터 가동, 해외배송 본격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금 동원 측면에서 현재가 투지 유치에 적기라 판단한 것이다.
물론 투자자 관점에서도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전년대비 두 배 가량 성장하면서 거래액 9천억 원을 달성한 점이 높이 평가됐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최적기에 투자를 받다
실제 복수의 투자 관계사들에 따르면 무신사의 최근 성장 추세만 놓고 봐도 투자 시기는 지난해 실적이 반영된 올해가 가장 좋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투자 유치는 무신사가 한 단계 점프 업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자금은 먼저 물류 시설 확충과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 위한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무신사가 직접 개발하는 PB라인 강화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과 오프라인 사업 진출 등 온라인 사업에서 탈피한 각종 신규 사업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수혈된 만큼 기업공개(IPO)는 당연한 수순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신규 사업에 인수 및 투자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조 대표가 사석에서 해외 시장 진출과 오프라인 유통업 등 굵직한 사업과 관련해 추진하는 사항이 많다고 종종 언급해 왔다”며 “거래 규모가 큰 입점사를 상대로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면 동참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1조 5천억 원이 목표
무신사는 투자 유치에 앞서 주요 투자사를 상대로 올해 거래액 1조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새로운 분야의 투자와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먼저 해외 시장 진출이 가장 큰 도전 과제다. 무신사는 현재 국내 마켓에서 1조 원의 거래액을 보유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의 콘텐츠(남성) 중심으로는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를 내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여성복 유통 플랫폼인 우신사를 키우기 위한 작업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더딘 상태다.
물론 올해부터는 우신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하지만 조만호 대표에게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이 첫 번째 과제다. 따라서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인프라 부문을 신설해 물류본부와 운영지원 본부를 각각 편제, 백엔드 분야의 프로세스 개선에 착수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무신사의 해외 역직구 거래 건수는 2만 건에 달한다. 지난해 해외 역직구 건수는 현재 집계되지 않았다. 여성 패션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 더블유컨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더블유컨셉 인수가 관건
실제 무신사는 지난달 더블유컨셉 경영권을 보유한 IMM프라이빗웨쿼티(PE)에 인수 의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내부 고위 관계자는 “인수 의사를 전달 한 상태는 맞다. 그러나 아직 IMM측으로부터 매각 의사와 조건 등에 대해 건네받지 않았다. 따라서 인수와 관련된 협상은 장기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M측이 더블유컨셉 매각 후 다시 무신사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즉 인수 시기와 조건 등에 관한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무신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성복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다. 우신사로만은 쉽지 않다는 것을 조만호 대표도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대표 여성복 플랫폼 더블유컨셉 인수 추진은 지극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무신사는 여성복 중심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 우신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적 성과가 저조하다. 또 남성복 중심의 무신사보다 여성복 유통 플랫폼이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유리한 것도 이유다.
결과적으로 중화권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게 쌓인 더블유컨셉 인수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컨셉에 입점한 수백여 브랜드를 그대로 흡수해 기존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빠르게 성장이 가능하다는 관점이다.
업계 유통 전문가는 “만약 무신사와 더블유컨셉의 통합 플랫폼이 이루어질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러면 무신사는 조조타운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온라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배송 시스템 구축
오프라인 사업도 올해 더블유컨셉 인수 및 해외 시장 진출 여부에 따라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입점사들에게 무신사를 상호명으로 활용한 오프라인 유통 사업 진출 의지를 내비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조 대표가 ‘무신사 타운’(가칭) 개발을 위해 부지 매입과 같은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렸다고 지인들을 통해 종종 말해 왔다”며 “해외 배송과 역직구 서비스 고도화가 완료되면 아마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홍대 애경타워에 오픈한 첫 오프라인 공간인 ‘무신사 테라스’는 새로운 콘텐츠 실험의 결과물이다. 물론 ‘무신사 테라스’는 기존의 오프라인 결재 시스템과는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오프라인 마켓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Z세대와 밀레니얼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오프라인 관련 사업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합 물류도 핵심 사업
오프라인 진출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은 종합 물류 사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물류 시장 진출을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 중에 있고 대형 물류 센터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동안 무신사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해 판매가 몰리는 경우 배송 지연 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먼저 물류 센터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로 인해 최근 유홍 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유 본부장은 CJ GLS와 동부건설 물류부문 유통물류팀장을 거쳐 FSK L&S CL 사업 팀장으로 근무하며 수년 간 유통 물류 분야의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기존 경기 이천에 위치한 물류창고 비엔엠로지스도 무신사로지스틱스(대표 유홍)로 바꿨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대형 물류창고 부지와 함께 신규 부지의 시장 조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 물류 센터를 설립하는데 그치지 않고 통합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형 물류 센터 확보와 해외 배송 및 입점 브랜드 통합 배송 시스템 구축을 통한 물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무신사스토어’ 콘텐츠 강화로 승부수
현재 무신사의 경쟁력은 신흥 소비 주역인 Z세대를 불러 모으는 플랫폼 그 자체에 있다. 2019년 10월 기준 무신사에는 35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전체 회원 수는 550만 명이다.
회원 연령대는 10대 15%, 20대 55% 등 10~20대의 비율이 무려 70%에 이를 정도로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무신사스토어’의 월평균 순 방문자 수는 1200만 명으로 재방문율은 91%, 재구매율은 65%에 이른다. 올해 국내 사업의 무신사는 거래 목표를 1조 5천억 원으로 잡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성장을 잡았다.
이를 위해 신규 사업, 플랫폼 강화전략, 콘텐츠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내수 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위한 자체 카테고리 확대가 중요시된 셈이다.
먼저 물류·IT 기술 분야 혁신, 쇼핑 편의성 향상에 주안점을 둔다.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분석과 AI, 머신러닝 기술 개발로 고객의 쇼핑 편의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미지만으로 원하는, 유사한 상품을 추천하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 ‘모바일 보이스 검색’도 지원한다.
또 상품별 연간 구매 수와 조회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빅데이터 지표 서비스를 도입해 차별화도 꾀한다.
여기에 무신사의 핵심 역량인 ‘콘텐츠’에 집중 투자해 미디어 커머스 기능도 강화한다. 콘텐츠 제작, 운영 팀을 ‘미디어 부문’으로 통합, 이커머스 콘텐츠 전문가를 다수 영입하면서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 소재와 포맷 확장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무신사TV는 8개월 새 구독자 12만 명을 돌파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물론 지금까지 미진했던 ‘우신사’ 사업 확대도 키포인트다. 주 타깃인 2030 여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역량 있는 브랜드 유치와 함께 마케팅, 콘텐츠 개발 제작 확대(유튜브 채널, 인플루언서 등)를 준비중이다.
특히 코스메틱 카테고리 확대를 위해 브랜드 유치 및 전문 인력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의 핵심 키워드 ‘무신사파트너스’
한편 무신사는 자금 수혈 파트를 전담하고 있는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한 투자 및 인수 사업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스토어에 입점된 온라인 브랜드를 포함 10여 곳 이상에 지분 투자가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알파인더스트리’와 ‘쏘로굿’, ‘샤카’ 등을 수입 전개 중인 아이콘서플라이를 인수했다. 또 스트리트캐주얼 ‘크리틱’을 전개하는 굿네이션, 온라인 플랫폼 엑스투소프트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 중인 네이쳐홀딩스에 VC최대 투자 금액인 2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에프앤에프(F&F)와 무신사파트너스가 공동으로 각각 10억원의 금액을 ‘안다르’에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무신사파트너스는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기까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향후 무신사의 신규 사업에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는 곳이다.
이외에도 무신사는 패션 전문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신진 패션 디자이너 및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들의 안정적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 등 여러 사업 간의 시너지를 높이고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 철학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년 내 계열사 통합 사옥 오픈
현재 무신사는 2~3년 후 사옥을 이전하기 위해 성수동에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부지 확보 후 설계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완공되면 기존 무신사 뿐 아니라 계열사들이 총 망라된 무신사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셈이다.
무신사의 시작은 조 대표가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개설한 스니커즈 마니아 커뮤니티인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었다.
이후 불과 10여년 만에 국내를 대표하는 거대 패션 온라인 플랫폼을 육성한 것이다.
그와 무신사가 머지않은 미래에 일본 조조타운과 경쟁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은 일이다.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한 무신사의 멈추지 않는 투자와 확장은 지속될 것이고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패션업계에서의 위상은 날로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앞으로의 무신사와 조만호 대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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