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붕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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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작성일 2024년 03월 19일 프린트본문
조던과 같은 인기 운동화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리셀 가격이 폭락했고 소규모 플랫폼들은 시장에서 도태됐으며, 대형 플랫폼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지난 가을, 유럽의 가장 큰 운동화 리세일 플랫폼 중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리스탁스(Restocks)와 프랑스의 키킥츠(Kikickz)는 파산을 신청했다.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그들의 실패는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두 회사는 문을 닫고 채권자들에게 밀린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그들의 자산을 처분하기 직전 까지도 틱톡에서 끝없는 콘텐츠를 쏟아내며 조단과 이지를 판매했다.
스니커즈 매니아들에게 이 플랫폼들의 몰락은 전혀 놀라운일이 아니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두 사이트들은 주문을 소화하지 못했고, 환불금의 미지급,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연체했다. 이들 플랫폼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AntiRestocks.Net’이라는 페이지는 약 3,000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리셀 플랫폼의 몰락은 비단 리스탁스와 키킥스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지난 10년간의 호황 이후, 스니커즈 리셀 판매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나이키는 가장 수요가 많은 모델의 생산량을 늘려 중고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들의 가치를 떨어트려 버렸다. 아디다스는 이지 라인을 폐쇄하고, 타 플랫폼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소규모 플랫폼들의 몰락
이 분야의 상위 플랫폼인 스탁엑스(StockX), 스태디움 굿즈(Stadium Goods), 고트(GOAT)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다각화하고 통합을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2년 고트가 고급 스트리트웨어 플랫폼 그릴드(Grailled)를 인수하면서 스니커즈의 의존도를 낮추었고, 스탁엑스는 트레이딩 카드부터 플레이스테이션까지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어려움은 동시에 겪고 있다. 스탁엑스는 지난 1월 4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디나 바리도 내보냈다.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의 전망은 좋지 않다.
스탁엑스, 고트, 스타디움 굿즈, 플라이트 클럽 등 세계 최대 재판매 사이트의 데이터를 집계하는 플랫폼 노이스트릿의 설립자 에릭 위첸에 따르면 2023년 세컨 마켓 전체의 거래량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향후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리셀 제품들의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면 이들을 모아 대량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 스니커즈의 몰락
리셀링은 2010년대부터 큰 사업이 되었는데, 운동화 업계의 거물들이 그들의 브랜드에 대한 광고를 유도하기 위해 한정판 신발을 소량 출시하는 희소성 모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희귀한 조던과 이지스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다가 코라나 기간 급등했다.
하지만 시장은 2022년 말에 정점을 찍었다. 복고풍 운동화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명품 브랜드들과의 협업 제품들이 쉴 새 없이 출시되면서 수집가들은 피로감을 느꼈다.
그러자, 나이키 아디다스 등 대형 브랜드들은 갑자기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2년 동안, 나이키는 전에 없던 조던 에어포스1과 덩크를 출시했고, 뉴발란스도 550 라인을 다시 내놓았다. 아디다스는 시장에 수백만 족의 삼바스와 가젤을 쏟아 부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의 브랜드들은 이들 인기 모델의 판매로 재미를 봤다.
아디다스는 지난 2022년 칸예의 ‘예(Ye)’와의 관계를 갑자기 끊었고, 지난해 남아있던 이지스(Yeezys)의 재고를 대량으로 매각하기 시작했다.
스태디움굿즈의 마케팅 책임자 우밍유는 “이제 나이키 덩크의 재판매 가격은 서너배도 되지 않는다. 이제 덩크나 조던은 픗락커나 ABC마트에서도 살수 있다. 이건 미친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새 브랜드들의 등장
‘그레일스’라고도 알려진 희귀 협업 및 수집 물품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프래그먼트 디자인 X 트래비스 스콧 X 에어조던1 레트로하이 (2014) 운동화는 2023년 고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 여전히 2천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운동화 브랜드들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남긴 공백을 채워 나가고 있다.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운동화는 온(ON), 살로몬과 같은 신예들과 미즈노, 머렐 그리고 노르다와 같은 덜 알려진 브랜드들이 만든 것으로 트레일, 하이킹 그리고 러닝화의 기능에 유행을 더한 브랜드들이다.
온은 뢰브와 지속적인 협업을 하고 있고, 살로몬과 뉴욕 디자이너 샌디량의 협업 상품은 재판매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회사의 연간 무역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복고풍 운동화가 1차 및 2차 시장 운동화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2023년 GOAT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여전히 나이키와 에어 조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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