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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뉴진스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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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3년 04월 1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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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에 첫 등장한 뉴진스(New Jeans). 英 패션미디어 BOF는 아직 데뷔 첫 돌도 맞이하기 전에 ‘쿠키’ ‘OMG’ ‘어텐션’ ‘하입보이’ ‘디토’ 등 연달아 히트곡을 낸 이 5인조에 대해 “전 세계 패션업계가 꼭 알아야할 이름”이라고 정의했다. 

 

지난달, 아직 10대에 불과한 뉴진스의 멤버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리바이스’와 글로벌 앰버서더 계약을 맺었고, 미국판 보그 화보에 실렸으며, 2023 F/W 서울패션위크의 앰버서더로 위촉됐다.

 

멤버 개별적으로도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활동이 눈부시다. 하니의 경우 ‘구찌’와 ‘아르마니 뷰티’, 혜인은 ‘루이비통’, 다니엘은 ‘버버리’와 ‘YSL 뷰티’, 민지는 ‘샤넬’의 패션, 뷰티, 시계 및 주얼리 등 3개 부문 홍보 대사가 됐다. 

 

뉴진스 멤버들과 홍보활동을 위한 계약을 맺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전 세계 한류 팬, K-POP을 비롯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서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음을 물론이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한류’를 적극적으로 접하고 팬덤을 만든 전 세계 인구가 지난해 1억7,800만 명이 넘었다. 

 

이는 11년 전 조사자료 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2021년 1억5,600만 명에서도 2,200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또 소셜미디어 분석기관인 론치메트릭스(LaunchMetrics) 보고서는 K-POP 스타들이 정기적으로 브랜드에 참여하는 일이 브랜드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원동력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례로 ‘까르띠에’가 블랙핑크의 지수를 홍보대사로 발표했을 때,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미디어 가치로만 300만 달러(한화 기준 약 40억 원)를 창출했고, BTS가 ‘루이비통’을 입고 2022년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했을 때에는 640만 달러(약 84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사실 럭셔리 브랜드들은 뉴진스가 아니더라도 K-POP 스타들 가운데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다. 

 

뉴진스는 아이브나 피프티피프티, 르세라핌 등 2022년에 등장한 10개 이상의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일 뿐이다. 

 

대다수 브랜드들이 멤버의 군복무 등으로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한 BTS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고, 블랙핑크와 트와이스가 글로벌 라이브 투어 중이라 브랜드 홍보에 적극 참여가 어려워진 상황이 뉴진스를 선택하게 만든 이유일 수 있다. 

 

하지만 럭셔리 패션업계는 ‘조용한 럭셔리’로 바뀐 업계 트렌드에 맞춰 뉴진스의 ‘부드럽고 수수한 모습’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NewJeans’라는 그룹명이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아이템인 ‘청바지’를 암시하기도 하고, 새로운 K-POP 세대의 등장을 예고하는 의도를 드러내는 ‘새로운 유전자(new genes)’로 선택된 것이다. 한마디로, 뉴진스는 럭셔리 브랜드에게 ‘신선한 대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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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엠버서더로 발탁된 뉴진스 혜인>

 

자고 일어나니 최고의 패션 아이콘

급격한 성장과정은 언뜻 블랙핑크와 비슷해 보이지만 유사점은 거기서 끝이다. 뉴진스는 미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유니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데뷔 무대 이후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 대신 청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는 ‘옆집 소녀 룩’과 감미로운 팝송을 고수하며 이미지 메이킹을 확실히 했다.

 

멤버들이 14살부터 18살 사이인 뉴진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 게시물을 보면, 어린이용으로 소개해도 무방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또 어찌 보면 예스럽고 촌스러울 법도 한데, 어떤 뮤직 비디오에서는 교복을 입고 또 다른 영상에는 동물 인형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메고 등장한다. 

 

뮤직 비디오의 세트도 상대적으로 단순해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 교정의 벤치가 유일한 소품인 식이다. 

 

화려한 CG 효과로 힘을 주고 각 잡힌 군무로 에너지를 과시하는 여타 걸그룹 콘텐츠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어른들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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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팬덤, 그들은 누구일까 

패션 브랜드들은 뉴진스의 앨범 커버에 나오는 만화 캐릭터(토끼)를 가리키는 ‘버니즈’ 또는 ‘토끼(tokki)’라고 불리는 팬덤과 잠재적 팬들의 구매력을 활용하기 위해 줄을 섰다. 

 

기업과 브랜드만이 아니라 서울시도 올봄 서울패션위크의 홍보대사로 뉴진스를 위촉했다.

 

하지만 브랜드들에게 국내 시장(한국은 세계 7~8위권의 럭셔리 소비시장이다)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시장이다. 

 

브랜드들이 주목한 것도 뉴진스가 국경을 넘어 어필할 수 있는 매력. 국내 최대 패션전문몰인 무신사가 작년 10월 글로벌 앰버서더로 뉴진스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뉴진스는 K-패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리라 기대한다”면서 “한국 패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K-icon으로 완벽하다”고 했다. 

 

마치 그럴 수밖에 없는 운명처럼, 지난달 ‘리바이스’는 글로벌 홍보대사로 뉴진스를 발탁했다. 

 

리바이스는 “청바지가 패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시대를 초월한 문화에 대한 뉴진스의 열망과 더불어 자연스러운 파트너십”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뉴진스는 사진작가 조기석(LVMH Prize 후보에 오른 브랜드 ‘쿠시코크(Kusikohc)’를 만든 디자이너이기도 하다)이 촬영한 보그 미국판 화보에 등장했고, 지난달 말에는 ‘코카콜라’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됐다. 

 

수많은 브랜드의 모델,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지만, 그렇다고 외모를 앞세워 광고시장에서만 소비되지도 않는다. 뉴진스는 올 여름 미국의 주요 뮤직 페스티벌 무대로 출발해 글로벌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블랙핑크가 코첼라(Coachella Vall ey Music and Arts Festival, 매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 사막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의 헤드라이너로 서는데 3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뉴진스의 성장속도는 무섭다. 

 

그들은 시카고를 본거지로 한 롤라팔루자(Lollapalooza, 1991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되고 있는 음악 페스티벌로 연평균 관객 수가 40만 명 이상이다)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 이는 뉴진스가 패션광고시장에서 점점 더 큰 지분을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글로벌 패션위크 지배한 K-POP

사실 뉴진스의 현재 지명도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최고의 아이돌 기획자와 기획사, 작사·작곡·편곡자의 작품이자 글로벌 마케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수년 전부터 프라다부터 디올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시장의 젊은 소비자에게 집중한 럭셔리 브랜드들이 K-POP 스타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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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그룹 엔하이픈은 올 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F/W 프라다 남성복 패션쇼에 참석했다. photo=beliftlab.com​​>

 

올 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F/W 프라다 남성복 패션쇼는 K-POP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참석, 행사장 밖에 몰려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팬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룬 일화는 유명하다. 

 

이 현상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월 초에만 구찌에는 엑소의 카이, 프라다에는 엔하이픈, 루이비통의 BTS의 제이홉 등이 패션위크에 등장해 SNS를 달궜다. 

 

뒤이어 디올은 쇼에 참석한 BTS의 지민과의 파트너십을, 발렌티노는 역시 BTS 멤버인 슈가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남성복에 이어 여성복 컬렉션 기간에는 ‘셀린느’ 앰버서더인 블랙핑크의 리사, 디올의 앰버서더인 지수, ‘샤넬’의 앰버서더인 제니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패션 컨설팅사인 론치메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한류 스타들은 4대 패션위크 기간 미디어 노출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 됐다. 

 

스타들의 패션위크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2021 F/W 밀란패션위크 여성복 시즌 인플루언서 버즈(buzz)의 41%를 차지했다. 

 

이 점유율은 2023 F/W 밀란패션위크 남성복 시즌 50%까지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앨리슨 브링제 론치메트릭스 CMO는 BOF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가 영향력과 시대정신의 진원지가 되는 티핑 포인트에 와 있다”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활성화할 동력을 찾고 있고, 그런 전략을 한국의 인재들이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블랙핑크의 지수는 작년 가을 파리패션위크 기간 열린 패션쇼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디올에게 700만 달러(약 92억 원) 이상의 마케팅 가치를 안겨 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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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와  손잡은 BTS의 슈가​​>

 

미·유럽 침체 메우는 K-POP의 영향력

2022년, 대다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명품시장은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약 40% 성장했다. 

 

특히 한국은 1인당 명품소비액 부문에서 전 세계 1위에 등극했다. 거기에 ‘프라다’ ‘몽클레르’ ‘보테가 베네타’ ‘버버리’의 경우는 한국소비자가 소매 매출의 10%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가 K-POP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류 스타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가 급증하는 이유가 한국 시장의 매출파워 때문은 아니다.

 

최대 명품소비국인 중국을 필두로,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K-POP의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럭셔리 패션산업에 큰 힘을 실어 준 미국과 유럽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어도 올해까진 K-POP 스타들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특히 서구권 연예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사(公私) 모두 소속사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K-POP 스타들은 자신이 홍보하는 브랜드의 평판에 흠집을 낼 위험성이 거의 없다. 

 

때문에 럭셔리 패션업계 마케터들은 K-POP 스타들과의 거래를 좋은 투자로 본다고 한다. 

 

그들 대다수가 팬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일을 주저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 매출 증대에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이유다. 

 

물론 K-POP 스타와의 협력에서 단순히 판매증진과 매출증대만이 목적은 아니다. 

 

표현력이 풍부한 옷차림과 함께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패션 스타일을 기꺼이 실험하는 K-POP 스타가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영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렌티노의 대변인이 “BTS의 멤버 슈가는 패션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올해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CD에게 ‘주요 영감이자 출발점’이 됐다”고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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