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두 청년의 스트리트 패션 '우알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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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희선 기자 (heo@fpost.co.kr) 작성일 2023년 05월 19일 프린트본문
<'우알롱' 송정욱 대표>
요즘 젊은 세대의 패션 감성을 대변한다고 할 만큼 인기 스트리트 캐주얼로 손꼽히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2030세대의 패션 스타일을 주도하고 있는 퍼포먼스 패션 브랜드 '우알롱(WOOALONG)'이 주인공. 우알롱은 MZ세대인 송정욱, 강호용 젊은 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브랜드는 '실제 생활을 입다(Wear Actual Lif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트렌디하면서 실용적인 아이템을 선보인다. 우알롱 성수동 사무실에서 송정욱 대표를 만나 브랜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젊음의 패기로 시작한 사업, 목포에서 온라인부터 시작
송정욱, 강호용 두 대표는 전라남도 목포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생으로 둘도 없는 단짝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서로를 말할 정도로 '찐친'인 두 대표. 서울로 상경해 지금까지 함께 동고동락한 끈끈한 사이다.
건축을 전공한 송 대표, 전기를 전공한 강 대표는 패션과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목포에서 각자 다른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패션을 좋아하고 사랑한 두 젊은 청년. 마음 한편엔 패션 사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러다 술자리에서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얘기를 나눴다는 두 청년은 '도전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바로 실천으로 옮겼다. 2018년도에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우알롱'을 시작했다. 전라도 방언으로 '위아래로'를 '우알로'로 표현한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브랜드 명을 지었다.
송정욱 대표는 "명품을 입는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지 않듯,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이 결국 명품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우알롱' 브랜드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편안한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시작부터 수입을 보지 못해 힘든 시기도 있었다. 레드오션인 패션 업계에서 온라인 브랜드가 살아남기란 어려웠을 터. 그럼에도 당시 타 브랜드들의 카테고리에 모자 종류가 많지 않다고 생각돼 모자라는 아이템에 집중하게 된다.
평소 모자를 즐겨 쓰는 편이었기에 모자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없었다. 디자인과 얼굴형을 고려한 예쁜 모자를 만들고 싶었다고.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힘이 되고 즐거웠던 두 대표는 주말마다 목포와 서울을 오가며 동대문에 있는 공장들을 찾아 발품을 팔았다.
첫 발주 금액은 단 75만 원이었는데, 이 또한 각자 절반씩 부담했다. 그렇게 2019년 4월 '우알롱' 볼캡을 출시했고, 그 해 모자 매출만 7억 원,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지금까지도 우알롱 'WAL' 로고 모자는 롱런하는 스테디셀러다.
재미로 찍은 영상인데 'SNS 숏폼 콘텐츠'로 대박
2019년 당시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던 두 대표는 대다수 브랜드가 룩북을 제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외향적인 부분만을 부풀리고 강조해 브랜드를 알리고 싶진 않았어요. 멋이 없다고 느꼈죠. 멋지게만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진짜 ‘멋’이 무엇인지 보여주자 라고 생각했죠. 다른 방식으로 시도했어요."
친구와 놀면서 길을 걷던 중 모자를 길에 툭 던져 놓고 그것을 줍는 영상을 찍어 개인 SNS에 올렸다. 너무나도 캐주얼한 5초짜리 짧은 영상 하나가 조회 수 45만회를 넘을 만큼 히트를 친 것. 그 영상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우알롱'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게 됐다.
요즘 유행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됐을 것이다.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믿음대로, 이듬해인 2020년 두 청년은 서울로 상경했다.
진정성 있는 브랜드가 목표, 그래서 '기본'이 중요하다
송 대표는 더 큰 기업, 오래가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집을 지을 때도 토지와 원자재가 좋아야 하는 것처럼 옷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원단이 좋아야 해요. 그 다음은 핏이죠. 기본에 충실해야 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놓쳐선 안 됩니다.
원단이 좋아야 세탁을 했을 때도 오래 입을 수 있거든요. '우알롱'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라면 소재와 핏이 다르단 걸 아실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상품 생산 과정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고객이 상품을 주문했는데 어떠한 이유로 배송이 지연될 경우 저희는 그저 기다려 달라고 하지 않아요. 환불을 원할 경우 환불은 물론이고 늦어진 상품까지 무상으로 전달하기도 했어요.
‘우알롱’을 찾아준 고객의 시간을 소모시킨데 대한 죄송함과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고 싶지 않았죠. 당장의 이익보단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고객 서비스 마인드는 실제로 블로그 후기에도 올라온다고. '밑지는 장사 아니냐'는 말도 할 수 있겠지만, 이런 대응이 충성고객층을 만들고 있다. 더 큰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있는 ‘우알롱’이기에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고객 역시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저는 목표가 되게 높아요. 우리 회사를 대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사업이 항상 상승 곡선을 그릴 순 없죠. 떨어질 때도 있지만 그 지점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돈만 보고 쫓진 않을 거구요."
송 대표는 회사 내에서 '냉정한 사람', '로봇 같은 사람'으로 통한다. 두 대표가 내향적이고 이성적이며 신중한 전략을 추구하는 MBTI의 'I'인 인물이어서 일까.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진실한 사람이라고 얘기해주세요. 제가 팀원들에게 냉철하고 직설적으로 하는 말이 아플 수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팀원들을 아끼기 때문에 정말 진심을 담아 조언을 합니다.
특히 '우리가 우알롱의 1차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고객을 대해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죠.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업무에 묵묵히 집중해주는 팀원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현재 '우알롱' 내에는 CRM팀, 마케팅팀, 영업팀, 생산팀, 물류팀, 웹팀, VMD팀, 디자인팀, 기획팀으로 부서가 구성되어 있고, 약 30명의 팀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자신도 대표이자 한 회사의 팀원이라고 말하는 송 대표는 '동료의 신뢰를 잃는 말과 행동은 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 만큼 공동체의 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2021년을 기점으로 매년 후원과 기부를 진행하는 이유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본을 다할 때 고객의 응답을 받을 수 있다고 믿어서다.
보호 종료 청소년들을 위한 의류 기부를 비롯해 폭우 피해 이웃들을 위한 기부, 튀르키에 이재민을 위한 성금 기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재능 있는 국내 작가와 댄서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모든 것들이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후원이나 기부를 진행할 때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린 라이벌 아닌 동반자" 죽마고우가 만들어가는 브랜드
친구와 사업을 같이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진 않을 것 같았지만, 송 대표는 친구와 함께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친구와 함께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송 대표는 비즈니스 마케팅을 담당하고, 강 대표는 상품기획 디자인을 담당하며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다.
저희 둘은 성격도, 일하는 스타일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해요. 애초에 돈만 따르면 안 됩니다. 돈 앞에서 동업자와의 관계가 무너지면 안 되죠.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친구가 늘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이뤄냈다'는 송정욱, 강호용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물론 저희 역시 성장하는 단계입니다만, 무슨 일을 하건 돈 보단 함께 하는 사람을 더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저 장사를 한다는 생각보단 한 생명체를 만든다 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소중히 생각하라는 거죠. 이 브랜드는 저 혼자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동업자, 팀원들이라는 가족이 있기에 저 스스로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몸집을 불리기보다 제대로 된 시스템이 먼저
'우알롱'은 2021년 65억 원 매출 달성, 2022년 약 3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잡았다. 올해는 목표 매출 달성 보다는 회사 내부 시스템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춰 팀별 조직 강화와 고객 서비스 및 물류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물론 수익률 성장추이는 확실히 지켜낼 자신이 있다.
올해 '우알롱'은 현대백화점 피어(PEER) 편집숍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에 진출했다. 매장에서는 '우알롱'의 시그니처 라인부터 시즌 컬렉션까지 선보이는데, 입소문을 타고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팝업스토어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반응을 확인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서울 성수동에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도 첫 발을 디뎠다. 올 들어 무신사 글로벌과 함께 일본에 진출, 현지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했고 소비자 선호도나 매출면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얻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퍼포먼스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우알롱’은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성장해 가고 싶을까.
저는 스토리텔링이 깃든, 문화가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또 고객들에게 진중하지만 친구처럼 편한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미스터 션샤인에 나오는 유진초이 같은 캐릭터 있잖아요(웃음). 속이 깊지만 유머러스한 사람. 저희 회사는 팀원들끼리 되게 재미있게 일해요. 친해서 평상시에도 장난을 많이 치죠."
외유내강(外柔內剛)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송 대표. 패션 대기업을 꿈꾸는 '우알롱'의 비전, 흥미롭고 진중한 프로젝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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