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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 등 돌리면 곧 기업 리스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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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0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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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경영을 준비하다 
김병규 교수가 말하는 환경문제에 대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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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현재 인류는 가히 ‘플라스틱 시대(Plastic Age)’를 살아가고 있다. 미래 세대는 지금의 세대를 ‘플라스틱 세대’라고 부를지 모른다. 플라스틱은 현존하는 물질 중 영원히 살 수 있는, 즉 썩어 없어지지 않는 물질 중 하나다.

 

그리고 ‘온실가스’와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환경 문제는 인류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한국은 플라스틱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가별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일본(66.9㎏), 프랑스(73㎏), 미국(97.7㎏)을 제치고 한국이 1위(98.2㎏)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7년 기준 64.12㎏으로 미국(50.44㎏)과 중국(26.73㎏)보다 많다. 올해는 코로나 19 장기화 여파로 배달음식, 택배 등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은 예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기업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디폴트’로 환경이 꼽힐 정도다.패션 산업계도 플라스틱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다.

 

환경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전 산업계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 기업들은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비치고 있지만 당장 가까운 장래에 플라스틱 배출 문제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대응 방식의 변화가 절실한 시기다. 

 

최근 국내 패션업계도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의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으며 시작을 선언하고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시장 반응은 사실 냉랭하다. 소비자가 문제일까, 상품이 문제일까. 그렇다면 지금과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가늠하기 위해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환경 문제를 포함한 지속가능한 경영은 정말 돈이 될까? 그리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사회공헌활동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의 캠페인성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각 비즈니스에 친환경을 입히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본지는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에게 패션기업들이 환경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질문을 던졌다. 김병규 교수는 15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소비자 의사결정과 브랜드 전략에 대해 연구해왔다. 곧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 활동에 대해 연구한 저서도 출간 예정이다.

 

김병규 교수와의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했다.

 

-코로나 19로 모두의 일상이 무너진 지금, 기업의 생존 자체가 관건일 텐데
환경을 포함한 지속가능 소통이라는 주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아닌가. 

“코로나 19가 많은 기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업이 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많은 계획이 필요하고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기업이 환경 문제를 우선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환경 문제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한다. 

 

기업이 환경 문제를 중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환경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플라스틱인데 영국의 앨런 맥아더 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의 양이 800만 톤에 달한다.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서 섭취한 해양 동물들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해 죽게 된다.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이나 소각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시키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패션 산업도 플라스틱 문제에 크게 관여돼 있다.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많은 옷을 쉽게 구입하고 쉽게 버린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되기가 어렵다. 플라스틱을 대체할만한 경제적이고 편리한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라스틱의 생산량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환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문제도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언론에서는 플라스틱 문제를 자주 다루고 있는데 이런 기사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언론이 관심을 가질수록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게 되고, 결국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의 기여도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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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The Verge>

 

기업이 환경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기업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은 단순히 마케팅 측면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기업과 실제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구분하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단발성 이벤트를 통해 자신들에게 ‘그린’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다.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이런 마케팅 활동은 통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그린 워싱’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환경 문제를 마케팅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환경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 문제에 기여하고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앞으로 가장 좋은 경영 전략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환경 문제를 포함한 ‘지속가능성’은 정말 지속가능한 이야기일까?

“환경 문제에 기여하는 것은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일이 될지 모른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려면 제품의 생산 원가가 높아질 것이고, 토양 오염이 적은 유기농 목장에서 공급된 면을 사용하거나, 폐수가 적은 방식의 염색 공법을 도입하는 것도 모두 비용을 높이는 행위다. 그래서 많은 패션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지속해서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높아진 비용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경영 활동) 방법이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기업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제품에 재활용 자원을 사용하면 된다. 물론 처음에는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재활용 자원 공급처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고, 새로운 가공이나 염색 기법을 도입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시스템이 구축되면 재활용 자원을 사용하는 일은 새로 만들어진 합성 섬유를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더 빨리, 더 제대로 구축하는 패션 기업이 앞으로 패션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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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만든 '스페이스 히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글로벌 브랜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여성복 브랜드 아일린 피셔, 나이키 등이 모두 그런 경우다. 최근 노스페이스도 적극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브랜드는 제품을 만들 때 재활용 플라스틱, 재활용된 원단, 재활용 고무, 심지어 재활용된 오리털을 다양한 제품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여주기식으로 일정 수량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주력 제품들에 재활용 자원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환경 문제에 기여하면서도 동시에 충분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지속가능활동)실행은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법률, 연구개발, 품질관리,
인사관리, PR 분야에 이르는 다양한 조직이 동원돼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다.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참여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기업이 마케팅적으로 환경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쉽다. 마케팅팀에서 전담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지만 실제로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조직의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원료를 찾아야 하고, 자신들이 새로운 생산 기술을 직접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

 

사무실과 공장에서 전기와 물 사용을 줄일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기업 운영 과정 전반에서 일회용품 사용도 줄여야 한다.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환경 보호라는 목표를 가지고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기업 내부에 환경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기업의 한 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최고경영자가 앞장서야 기업 전반에 환경 보호와 관련된 활동이 증가하고,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글로벌 브랜드들 가운데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환경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환경 문제에 모범이 되는 브랜드가 많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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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각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진다. 

지속가능, 친환경 역시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이라면 다음은 무엇일까? 

“환경 문제와는 별도로 새롭게 부각될 마케팅 패러다임으로 세 가지 정도를 제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인간적인 마케팅, 즉 휴머니스틱(humanistic) 마케팅이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미 입사 면접이나 은행의 고객 상담도 AI로 대체되는 추세다. AI가 인간이 하는 일들을 대체하는 시대에 소비자들은 정반대의 존재, 즉 인간적인 브랜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고, 사람과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브랜드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두 번째는 독점 플랫폼에 대한 반감으로 로컬 사업자에 대한 인기가 상승할 것이다.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다. 소비자가 판매자를 끌어들이고, 판매자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다.

 

그래서 플랫폼은 일정 규모에 달성하면 빠르게 거대화하게 된다. 그리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독점적 지위의 플랫폼은 경쟁할 필요가 없어서 판매자들과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결국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오히려 지역에 기반을 둔 작은 규모 사업자들의 매력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마케팅 방향성 자체가 세분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소비자의 선호나 취향이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에 하나의 마케팅 메시지로 대부분의 시장을 커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와 취향은 이제 점점 세분되고 디테일해지고 있다.

 

이미 기업은 데이터를 통해 개개인의 세분화된 선호와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결국 마케팅 방향성도 예전과 다르게 개인별로 세분될 가능성이 커졌다. 즉, 하나의 방향성이 없는 것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매력을 느끼는 가치와 철학은 분명 존재할 것이고, 이에 알맞은 브랜드 활동을 하는 패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좋은 제품을 넘어 가치를 담은 제품들이 몰려오고 있다.
최근 패션, 뷰티 업계에서도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사례가 있는가? 

“앞서 언급했지만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국내서도 잘 알려진 파타고니아다. 제품의 생산 과정 모든 영역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기업이다. 사회 참여도 적극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타 주에 있는 베어스 이어스(Bears Ears) 국립공원과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칼란테(Grand Staircase-Escalante) 국립공원을 줄이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서 파타고니아는 트럼프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파타고니아는 행동주의 기업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 시기에는 직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며칠간 유급 휴가를 주기도 했다.

 

미국의 여성복 디자이너 아일린 피셔가 만든 브랜드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디자이너로 여겨지고 있다. 우선 아일린 피셔가 만드는 옷들은 특유의 스타일이 있는데, 대체로 보수적인 디자인에 색상이나 옷감의 종류도 제한적이다. 

 

아일린 피셔가 이런 스타일의 옷을 만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로 옷을 디자인해야 사람들이 자신의 옷을 오래 입을 수 있고, 옷이 쉽게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일린 피셔의 환경 보호 노력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고객으로부터 옷을 매입해서 다시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여러 브랜드가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아일린 피셔는 이미 2009년부터 해왔다. ‘패션의 순환 시스템의 선구자’라고 칭할 만 하다. 

 

국내 브랜드로는 플리츠마마가 있다. 재활용 원사를 구입해서 가방을 만들지만 지난해 제주도와 함께 관내 페트병을 수거해서 재활용한 ‘플리츠마마 제주콜렉션’을 선보였다고 들었다. 플리츠마마의 가방은 디자인이 우수하고 가격도 적당해서 실제로 판매가 많이 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환경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면서도 동시에 이윤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플리츠마마는 기업이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는 환경 보호 활동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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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을 수거해서 재활용한 ‘플리츠마마 제주콜렉션’​>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하더라. 

공통점은 소비자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인데 국내 기업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접근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지는 건 아닐까. “당부하고 싶다.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은 마케팅적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유사한 일들이 일어났다. 결국 대부분 퇴출당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퇴출 시켰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부족해 단순 마케팅과 기업 활동이 일치하지 않아도 인지도를 쌓는 것이 가능했다. 또 일회성 환경 보호 활동을 하고 이를 크게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에 ‘그린’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활동들이 ‘그린 워싱’이라고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린 워싱(Green washing)은 환경 문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자신의 활동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기업의 활동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속이는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자신의 환경 보호 활동의 성과를 과장해서 광고하는 것, 환경 보호 효과가 미미한 원료나 제조 공법에 환경 보호 라벨을 붙이는 것, 정부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하는 활동을 마치 자발적인 환경 보호 노력처럼 포장하는 것 등이 모두 해당한다. 

 

국내 패션 기업이 지금 하고 있는 환경 보호 활동들은 사실 그린 워싱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그린 워싱을 통해 기업에 ‘그린’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게 되면 이런 활동들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 이제 환경 보호 활동은 가장 순수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임해야 된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왜 나올까.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권력 관계가 바뀐 것이 중요한 이유다. 과거 기업은 소비자 위에 위치했다. 기업은 많은 소비자들이 가지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소비자를 상대로 힘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럭셔리 브랜드는 소비자를 상대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지만 많은 상품 영역에서 제품 간의 차별성은 적어지고, 브랜드는 넘쳐나면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권력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소비자들에게 많은 대안이 생겼기 때문에 더 이상 기업이 자신 위에 있는 존재처럼 인식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치와 철학에 기반을 두고 기업에게 당당하게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사회적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고, 공정하고, 투명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쉽게 등을 돌릴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잘 이해하고, 이들이 원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해졌다.”

 

국내 패션기업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 기여’다. 마케팅적 홍보 수단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 문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 보호 활동의 목표를 브랜드 관리에 두지 말고 환경 보호 자체에 두길 바란다. 가까운 미래 소비자들은 실제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는 등을 돌릴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리스크 요인이 추가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변화를 기회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환경 문제에 기여하면서도 이윤을 높일 수 있는 각 기업만의 방법을 반드시 찾길 바란다. 결국 성공하는 브랜드는 많은 팬을 만들고, 오랜 기간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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