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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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통해 누구나 팔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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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인수 기자 (cis@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9월 0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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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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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이브 커머스는 국내 유통가에서 그야말로 핫키워드다. 유통공룡 백화점 3사는 물론 대표적인 오픈마켓 서비스, 네이버, 카카오까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잇따라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개척하고 지금까지 선도하고 있는 서비스는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아닌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그립(Grip)이다. 서비스 정식 론칭을 기점으로 하면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규 서비스다.

 

누적 다운로드 100만, 판매를 진행한 유저는 4천명을 넘어섰고, 하루 라이브 영상 송출은 200여개에 달한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 수치를 보이며 지난 7월에는 80억 원 신규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누적 투자금은 120억 원에 달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고 있는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국내의 최초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그립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 김한나 대표를 만나봤다. 

 

- 1년도 안 돼 추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사실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유통시장과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졌지만, 투자시장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면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리고 우리의 계획과 달리 외부 영향으로 인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커졌고, 커진 시장만큼 우리 또한 성장속도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본격적인 유저확보에 나서고자 한다. 단순히 유입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매회원 수치에 집중하고자 한다. 한 번이라도 구매해본 사용자를 늘려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를 높일 것이다. 늘어난 트래픽만큼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 서버 및 개발인력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로 인해 수혜를 입은 영역이다. 체감하고 있나.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고, 미디어는 물론 여기저기서 연락이 정말 많이 온다. 더구나 네이버 같은 IT 대기업들이 잇따라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론칭 계획을 발표하면서 당시 국내의 유일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었던 그립이 이슈가 많이 됐던 것 같다. 오프라인 상권의 침체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제휴 문의도 이어지면서 직원 한명 한명이 정말 바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마냥 반갑기만 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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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상황인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인가.

물론 코로나 덕에 그립도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라이브 커머스라는 영역도 보편화되면서 수혜를 입은 것도 맞다. 올해 1월에만 해도 신규 입점을 위한 미팅을 하면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정의부터 설명해야 했는데, 이제는 유통업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 된 것 같아 너무 좋다. 하지만 지금의 성장은 정상적인 성장이 아니고, 우리의 페이스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시장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착기가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무신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새로운 콘셉트와 기능을 내세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초반에는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다. 하지만 기반을 갖춘 이후에는 투자유치와 함께 폭풍 성장을 이뤄냈다. 

 

그립 역시 우리의 페이스대로 잘 성장하고 있었다.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는 그립밖에 없었고, 작년만 해도 라이브 커머스의 시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이 시장을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을 꾸준히 간다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시장이 기형적으로 성장했고, 자본력을 갖춘 많은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은 치열해졌다. 결국 우리는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정착시키면서 동시에 자본력을 갖춘 경쟁 서비스와도 싸워 이겨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 결국 그립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수적일 것 같다.

맞다. 그립만의 경쟁력은 필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네이버 같은 경쟁 서비스와는 가는 길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본력을 갖춘 서비스들은 높은 트래픽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판매에 집중된 단발적인 이벤트성 위주의 콘텐츠로 전개된다. 

 

그립은 이런 모델은 아니다. 개인 또는 기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방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코로나 같은 천재지변의 상황에서도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판매채널이 되어주고, 자본을 갖춘 기업들에게는 라이브 쇼핑 기술을 보급해 솔루션 파트너로 역할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우리는 인내가 필요한 플랫폼이다. 정직하고 꾸준하게 성장해야 하며, 많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이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업들의 솔루션 파트너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의 라이브 커머스 도입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하지만 라이브 영상 송출 기술 도입이 쉽지 않다. 특히 국내에 모바일 기반의 방송 송출을 경험한 개발자도 많지 않을뿐더러 IT기반의 기업이 아니라면 이들을 영입하는 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기업을 위해 라이브 쇼핑 기술을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 ace) 연동을 통해 제공하는 솔루션 ‘그립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초기 구축비용과 월정액 요금제로 운영되며, 간단한 연동 절차를 거치게 되면 자체 개발팀 없이 라이브 쇼핑 도입이 가능하다. 라이브 콘텐츠를 운영하는 팀만 있으면 어떤 기업이든 개발인력 없이 라이브쇼핑 기능을 운영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에 최초로 도입하며 시작됐고, 현재 롯데하이마트과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채널이 ‘그립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용 중이다. 현재 마트와 홈쇼핑, 오프라인 행사 및 전시회 업체와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이에 대한 특허출원도 등록했다. 대기업과 상생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공격적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또 소상공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의 미니버전도 준비 중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기능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 그립에서 패션 소호몰 카테고리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유가 있나.

패션 소호몰 사이에 성공사례가 많이 생겼다. 해당 셀러들이 방송도 많이 하고, 친한 소호몰은 물론 자신들의 단골고객에게도 소개를 많이 하면서 유입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상품 회전이 빨라 콘텐츠 소스가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동대문 시장 상품을 기반으로 매일 신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재고를 판매할 수 있는 기반도 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동대문 시장이 힘들어지자 소매 셀러들이 직접 도매시장에 가서 라이브로 판매하기도 했다. 춘하시즌 팔지 못했던 재고를 여름휴가 전에 팔아준 것이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도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소비자에게 도매세일을 진행했고, 하루에 천만 원 이상의 판매액을 올리는 셀러도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도매시장이 관심을 끌었고, 실시간으로 시청자가 상품을 요청하고, 흥정도 하며, 신선한 재미를 제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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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수수료가 10%라고 들었는데,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커머스 플랫폼에서 수익구조의 핵심이 판매 수수료인데, 현재 수수료인 10%는 턱없이 낮은 수준은 맞다. 하지만 그립은 단순히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판매를 넘어 유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 성격을 가진 서비스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립의 서비스 영역을 쉽게 말해 ‘놀이터’라고 표현하고 싶다. 결국 쇼핑하는 것도 노는 것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립의 공간을 노는 곳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유저가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고, 자주 사용하느냐가 핵심이다. 판매 수수료를 올릴 생각은 없다. 대신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말한 ‘그립 클라우드’도 이것의 일환이다. 

 

그 외에 브랜드 라이브절의 줄임말인 ‘브라절’이라는 라이브 예능쇼도 진행하고 있다. ‘브라절’은 광고 콘텐츠로 한 회사의 브랜드를 여러 명(5~8명)의 연예인 그리퍼(그립에 속한 방송 진행자)가 동시에 방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보통 광고주의 본사에서 다 같이 모여 방송을 진행해 그리퍼들이 서로의 채널을 왔다 갔다 하며, 약 3시간동안 경쟁 방식으로 방송을 진행한다. 

 

리얼리티 방식으로 브랜드를 소개하고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오뚜기, 하림, 롯데푸드 등이 ‘브라절’을 진행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커뮤니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립 서비스를 보다보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정모방송이다. 진행자와 시청자, 관심사가 맞는 시청자 모임, 진행자들의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그것을 실시간 방송으로 중계해준다.

 

 아마 이러한 현상은 그립에만 있지 않을까?

그립의 판매자는 단순히 일시적인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채널을 만든다. 그것도 시청자들과 약속한 요일과 시간에 맞춰 방송을 진행해 고정적으로 찾는 단골도 생기고, 이들이 모여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이다. 

 

연예인들처럼 선물 공세하는 팬을 보유한 진행자도 있다. 고정적인 시간에 방송을 진행한다는 점을 이용해 시청자는 방송시간에 맞춰 선물을 보낼 수 있다. 라이브 방송을 하던 도중 선물이 도착하게 되는데, 팬 입장에서는 진행자가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진행자는 방송을 통해 팬에게 감사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진행자들끼리 합동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더 많이 판매해야 하는 경쟁 상대이지만, 서로 홍보를 하고 도와준다. 이처럼 그립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사용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구조를 만들고 있어, 이런 현상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 ‘Everyone can sell’ 어떤 의미인가.

이것은 우리의 비전이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누구나 쉽게 라이브 영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1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꿈꾼다. 이런 세상을 상상하면서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유저를 모으고 있다. 현재는 우리가 판매자를 선별하고 사업자에 제한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이 오픈되고 개인도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요즘 MZ세대를 보면서 커머스 서비스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본다. 젊은 세대는 유튜브 같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얻으며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향후 경제활동을 하게 되고 주요 소비층이 되면, 소비를 어떠한 방식으로 하게 될까. 이미지와 활자로 이루어진 현재의 상품 상세설명 방식이 아닌 영상 콘텐츠가 그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라이브 커머스가 주목받게 됐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영상으로 정보를 얻고 소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립은 이러한 미래모습에 대비하고 준비하며 성실하게 성장하고자 한다. 지금의 기형적인 시장 성장과 과열된 경쟁 서비스와 상관없이 우리의 유저에게만 집중해 그립만의 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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