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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아닌 고객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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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1월 2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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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퇴색하고 사라지지만 고객은 남는다

소비자 데이터 가진 유통사, 디지털 기업에게 넘어가

신흥 디지털 기업들이 무너져가는 유통 기업들을 주워 담고 있다.

 

지난 25일 디지털 패션 기업 부후그룹은 5,500만 파운드(한화 약 833억원)에 부실 백화점 데벤햄스의 온라인 운영권을 인수했다.

 

패스트패션 플랫폼 아소스는 아카디아 그룹으로부터 탑샵, 탑맨 등 브랜드 인수를 위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

 

부후와 아소스는 코로나 시대와 함께 집에 박혀 있는 고객들을 디지털 세계로 끌어들였다.

 

한때 영국 하이스트리트의 주요 거점이었던 탑샵과 데벤햄스 같은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금씩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유통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니만 마커스와 J크루는 파산 신청을 했고 프랑스의 나프나프는 터키 업체인 SY인터내셔널에 매각되었다.

 

유통사들은 자신들의 이뤄놓은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파산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일부 부실 브랜드들은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기업들에게 팔려 나갔다.

 

탑샵은 여전히 강력한 유통과 높은 수준의 소비자 인식을 가지고 있어 성공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오프라인 유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아소스가 아카디아 채권단과 벌인 협상 내용에 매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패션부후 역시 전자상거래 외에 실물소매에는 관심이 없다.

 

패션부후는 데번햄즈 백화점의 웹사이트, 고객 목록, 디자이너 브랜드만 구입하고 130개 점포는 거래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이 거래는 오늘날 디지털 패션 기업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즉 높은 운영비를 가진 대형 상점 네트워크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로 보기 때문이다.

 

고객과 고객의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높은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퍼블리시티 사피엔스의 소매 분석가 가이 앨리엇은 브랜드는 지치고 퇴색한다. 그래서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를 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벤햄즈 백화점은 이 같은 디지털 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최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데번햄즈 웹사이트는 여전히 연간 약 3억 명의 방문객을 가지고 있다.

 

데번햄즈가 갖고 있는 PB는 부후가 20대 청소년과 소비층인 핵심 고객층으로 영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후는 현재 웹사이트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데벤햄스의 패션 및 홈웨어 도매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다.

 

대신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저렴하지만 부후의 마케팅 역량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유통 확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부후는 홈웨어, 스포츠 등 급증한 패션 인접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그룹은 이미 600만 명의 고객과 규모에 맞게 운영되고 있으며, 디올과 샤넬에서 베네핏, 바비브라운에 이르기까지 고급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뷰티 사업도 성장시킬 계획이다.

 

데벤햄스 웹사이트는 모델을 이용한 뷰티 제품을 계속 판매할 예정이지만, 부후는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스는 도매업 규모가 크지만 자체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탑샵, 탑맨, 미스 셀프리지, HIIT 인수에 대한 관심은 입점 브랜드들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 데이터의 리서치 책임자인 모린 힌튼은 아소스는 이미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를 일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탑샵을 인수할 경우 기존 고객에게 어떻게 판매해야하는지, 경쟁 업체에 판매는 어떻게 조율해야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후그룹이 데벤햄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디지털 전문기업에게 백화점을 넘기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늘날의 소매업계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것이 소매시장의 끝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오프라인 체험 매장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특히 쇼핑객들이 무언가 하기를 원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브룩스 브라더스나 니만 마커스처럼 부도에서 살아남은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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