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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수 좋은 아웃도어’ 코로나와 젊은 고객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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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7월 3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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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잘 알려진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 주인공 김첨지의 마지막 대사다. 

 

갑자기 행운이 연달아 찾아오면서 설마 하던 불안감을 계속해서 느끼던 소설 속 주인공은 결국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시신을 붙들고 절규한다.

산을 매개로 하는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 또 한 번의 대운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운수대통(運數大通)이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답답함을 느끼던 사람들이 산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요가, 휘트니스, 필라테스 등 실내 스포츠 활동이 어렵게 되자 야외 활동이 주목을 받게 됐고 이중 등산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혼자 또는 둘이서 산행을 하는 혼산족, 둘산족이 등장했고, 평소에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산을 찾는 이른바 ‘산린이(산+어린이의 합성어로 등산 초보자를 일컫는 말)’라는 말도 생길 만큼 인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나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아재들이나 하는 운동이라 여기던 등산은 젊은 층에게 새로운 형태의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는 젊은 층 사이에서 홀로 산을 찾아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어 개인 SNS에 공유하는 것이 대유행이다. ‘산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으며 실제로 ‘#산스타그램’을 검색해 보면 관련 게시물이 40만 개에 달할 정도로 화제다.

 

2030세대의 산행 활동은 등산화 매출로 이어져 

20~30세대가 산행을 시작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용품이 있다. 바로 등산화다. 

 

이른바 ‘산린이’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오른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운동화부터 최근 유행하는 어글리슈즈까지 편하게 신고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시 산을 오르게 된다면 등산화 구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산을 오르는데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만 투박하거나 딱딱한 느낌의 중등산화보다 경등산화 혹은 하이브리드 슈즈를 찾는 경향이 높다. 즉 등산화(경등산화)는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판단, 목적 구매가 이루어지면서 매장으로 유입되는 20~30세대들이 늘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 코로나 기간 동안 아웃도어 업계의 등산화 판매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동기간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0~30% 가량 줄었지만 유독 등산화 매출만큼은 30~50% 가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케이투코리아의 ‘케이투’는 지난 3월1일부터 7월 20일까지 신발 매출이 전년대비 30% 신장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가장 좋은 제품은 TV광고 제품인 하이킹화 ‘플라이하이크 렉스’다. 

 

‘플라이하이크 렉스’는 3차까지 리오더(추가 주문재생산)에 돌입했고 현재 3차 분이 입고 중이다. ‘렉스’ 뿐만 아니다. 플라이하이크 제품군인 ‘코어’ 역시 1차 리오더를 진행했으며, ‘리벤처’ 시리즈도 함께 인기를 얻어 플라이하이크 시리즈만 6만 족이 넘게 판매됐다. 

 

네파의 ‘네파’도 올해 상반기 신발 매출이 전년대비 25% 가량 신장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 중 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7% 가량 증가했다. 슈즈 매출이 20%선까지 올라섰다.

 

특히 올해 주력 상품인 하이브리드 하이킹화 스티오 고어텍스의 판매가 높다. 이례적으로 신발에 대한 TV CF를 통해 입고 기준 판매율이 60% 중반을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트렌드인 오버사이즈 아웃솔을 반영한 워킹화 콘셉트의 알파노 고어텍스도 판매가 좋다.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역시 등산화 라인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요크셔는 판매율이 85%에 이르고 있고 크러쉬 엣지, 뉴드리븐 모델 역시 65%에 이른다. 일부는 75% 이상을 기록하는 제품도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출시한 경등산화 라인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전년대비 20~30% 가량 판매량이 늘며 최근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등산인구는 늘었는데…웃지 못하는 아웃도어

산에 오르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젊은 층의 유입도 늘어났으며 등산화도 잘 팔리고 있지만 정작 브랜드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유입되는 젊은 등산객들이 알록달록한 등산복 대신 가벼운 티셔츠 차림이나 레깅스를 착용하고 산을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을 주축으로 레깅스가 등산복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웃도어에서도 레깅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기존 전문 브랜드들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여성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헬스장 및 실내 운동시설들을 기피하게 되자, 요가 및 필라테스를 할 때 주로 입던 레깅스가 자연스럽게 등산복으로 변모해 버렸다. 

 

바꾸어 말하면 젊은 층이 아웃도어 매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 의류 제품의 판매는 신통치 못한 것이다. 아웃도어 제품 자체가 젊은 고객의 니즈에 부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 고객의 매장 유입이 늘고 있지만 신발 이외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발과 일부 용품을 구매하는데 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에 다시없는 기회

정통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등산인구의 감소도 문제였지만 아웃도어를 일상복으로 착용하는 중장년층의 트렌드가 급격히 쇠퇴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은 다운 구매를 제외하고는 전무했음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물량을 확대하며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아웃도어는 억세게 운이 좋았다.

등산복의 매출은 급감했지만 헤비다운을 필두로 사파리다운, 롱다운에 최근에는 일명 뽀글이라 불리는 플리스까지 2~3년에 한 번씩 히트 상품이 출현하며 숨통이 트였다.

 

극심한 침체가 이어질만하면 추운 날씨나 트렌드의 영향아래 히트 상품이 발생했고 이는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영업에 치중하도록 했다.

지난해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정통 아웃도어 업계는 올해 1분기 코로나 사태로 평균 40~50%의 마이너스 성장률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2분기 이후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등산이 재조명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여기에 생활지원금까지 풀리며 서서히 매출을 만회해 나가고 있다.

 

큰 호재에도 불구, 아웃도어 시장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 속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젊은 층이 산에 가기 시작했지만 정작 아웃도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축구를 하는데 야구복을 입는 모양새 일수도 있다. 물론 등산할 때 등산복만 착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젊은 층들의 착장이 잘못 됐다고는 볼 수 없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캐주얼 라인을 대폭 확대하며 젊은 층을 겨냥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매장으로 유입되지 않는 고객에게 제품을 홍보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아웃도어는 다시 예전의 등산복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젊은 층이 산을 제 발로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시장에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 떨어진 것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운이 또다시 찾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재 브랜드 아웃도어의 영광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비단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지는 물음표다. 다만 젊은 층과 아웃도어가 호흡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젊은 층의 산행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을 활용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산’을 모티브로 한 정통 아웃도어의 길을 나아갈 것인지 결정의 시간이 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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