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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의 갑질, 실체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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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2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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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의 갑질이 드러났다

최근 업계 관계자로부터 한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고속 성장 중인 ‘스파이더’가 영업부 직원들을 불합리한 이유로 내보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리점주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스파이더의 본사 운영과 대리점 관리는 분명 갑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체 없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취재를 진행하면 할수록 새로운 내용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한 스파이더 관계자는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생겨난 일은 아니다. 상처가 곪고 곪아 이제서야 터지게 된 듯하다”고 말했다.

 

영업부 한직 발령

‘스파이더’를 최근 퇴사한 영업부 직원 A씨에게 관련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스파이더’를 전개하는 GBG코리아가 지난 2월 자신을 포함한 영업부 직원 몇 명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매장 2~3개를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로 발령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연봉 역시 20~30% 가량 삭감했다.

 

본사는 A씨에게 좋은 취지라고 다독였다고 한다. 연봉은 줄겠지만 성과 중심의 정책에 따라 맡은 매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이라 했다. 하지만 A씨는 사실상 “이제 그만 두라고 눈치를 준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A씨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총 3명의 직원이 이에 해당됐다. 최고참 선임자는 연봉 삭감과 슈퍼바이저 발령을 견디지 못해 퇴직했다. 

 

향후 퇴직금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A씨와 나머지 1명의 직원은 갑작스런 본사의 통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통보 직후 코로나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4월 6일, 본사는 이들 2명에 대해 추가적인 인사 발령을 실시했다. 이번엔 매장 매니저도 아닌 일선 판매직 직원으로 발령을 냈다. 그는 판매사원들도 볼 수 있는 본사 게시판에 공지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누가 봐도 공개적인 망신을 준 것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더 이상은 회사를 다닐 수 없었다. 구겨진 체면도 문제였지만 판매 직원으로 남는 최종 이력 때문이었다. 향후 이직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슈퍼바이저로 두 달 남짓 근무했다. 삭감된 연봉으로 퇴직금도 줄어 결과적으로 무보수로 일한 셈이 됐다. 

 

그는 “업계 선후배들에게 많은 문의를 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며 “결과적으로 ‘그냥 나가라는 것’이었다. 실직자가 되기 싫으면 그냥 다니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확인해 봤지만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스파이더’ 론칭과 브랜드의 성장을 같이 했지만 돌아온 것은 부당한 인사 발령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더’ 측의 공식 해명은 듣지 못했다. 회사 관련 인사는 HR부서에서 관장하기 때문에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노무법인 원 김우탁 노무사는 “영업부 직원을 슈퍼바이저로 발령 내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본인 의사는 무시한 채 급여를 삭감한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는지 확인해봐야할 문제지만 다소 짧은 기간에 인사 발령을 낸 것을 보면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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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못 견딘 점주 40여명, 대리점 협의회 출범

몇 년간 고속성장을 이어오던 ‘스파이더’의 갑질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업부 직원에 대한 다소 불합리한 인사 발 령 뿐 아니라 그 동안 점주들에 해 온 본사의 태도, 운영 방침을 놓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 대리점 인테리어 리뉴얼 시기를 놓고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대리점 운영에 관련된 일방적 지침서가 대리점에 전달되면서 점주들의 항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파이더의 다소 일방적인 대리점 관리 체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리점 업계 종사자라면 공공연하게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초 결국 ‘스파이더’ 대리점주 40여명이 뭉쳤다. 가칭 ‘스파이더 대리점 협의회’가 출범됐다.

현재 본사가 운영 중인 대리점은 60여개다. 이번에 구성된 협의회에 소속된 대리점이 50여개에 이른다. 일부 점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참여한 셈이다. 

 

이들은 본사에 부당한 결정과 일방적 통보 철회를 촉구하고자 지난 7일 첫 모임을 갖고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의 요구는 ▲대리점 마일리지제도 원상복구 ▲미스테리 쇼퍼 제도의 보완 ▲반품 페널티 적용에 대한 보완 ▲일부 대리점 강제 폐점 금지 등이다. 이에 대해 ‘스파이더’ 본사는 이들의 요구가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대리점주들과의 협의 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점주들의 증언들이 하나 둘씩 나오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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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대리점서 사용 못하게 해

지난 2일 ‘스파이더’ 본사는 ‘매장 마일리지 정산 및 사용처 변경 건’이라는 문서를 전 매장에 전달했다.

마일리지는 구매 금액의 5%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본사와 대리점이 절반씩 부담해 온라인과 백화점, 대리점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 10일부로 적립 마일리지는 본사가 100% 부담키로 하면서 사용처를 온라인으로 제한했다.

 

사실상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마일리지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가뜩이나 매출도 줄어들고 있는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마일리지 사용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대리점 점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경쟁 구도에 있는 백화점 및 아웃렛, 쇼핑몰 등은 각종 포인트나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 마일리지까지 없앤다면 대리점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만 마일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두 대리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본사의 변경 사유는 이러했다. 일부 대리점이 마일리지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에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편법 사례가 포착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리점 협의회는 “편법을 벌인 대리점에 페널티를 주는 것이 당연한데, 방침을 지켜 온 매장까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첫 모임에서 본사 관계자에게 마일리지 제도의 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렇게 단체로 모여도 본사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라는 기존의 방침이었다.   

 

본사 관계자는 “매장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매장도 마일리지의 2.5%를 부담하는 것이 사라지니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매장에서는 2.5%를 부담하더라도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불량 반품 페널티 정산에 대한 내용도 문제를 삼았다. 

 

매장당 총 불량 반품률은 구간별로 차등을 두어 구간별 페널티를 적용한다. 불량 반품률은 불량 반품수량에 시즌 총 반품수량을 나눈 것이다.

제 1구간은 0.2%로 택 가격의 30%의 페널티 금액이 적용된다. 0.2~0.8%는 50%, 0.8% 이상은 100%다. 특히 미신고 불량 반품은 택 가격의 150%를 적용하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불량 반품 페널티 정산도 문제

쉽게 풀어 말하면, 생산이나 유통 과정에서 불량이 나와도 그 책임을 매장에서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불량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밝혀내지 못한다면 점주가 이를 물어내야하는 구조다. 깜빡하고 불량 신고를 안했다면 손해는 막심해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계에 이 같은 제도는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불량 반품을 최소화하고 시스템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자칫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향제가 월 9만원이다.‘스파이더’만의 향기를 내기 위해서 특정 업체의 것만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통일된 매장과 향기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효율성이 없다. 

 

월 2~3만원이면 가능한 방향제를 일 년에 100만 원가량 내야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냥 일방적인 지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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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 남았는데 강제 폐점 구두 통보? 

인테리어 기간 유예해 주고 백화점 매장 직영전환  

각종 이유를 핑계 삼아 대리점 폐점하겠다는 통보를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퇴점 위기에 몰린 대리점주는 “초반에 고생했는데 매출이 상승하니 말도 안 되는 핑계로 폐점 통보를 해왔다. 통보도 담당직원이 말로 전했다. 매장이 본사의 윤리 경영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 점주는 어떤 점이 윤리경영을 어겼는지 감사를 해달라고 본사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본사는 아직까지 답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주는 현재 ‘스파이더’ 매장을 2개점 운영하고 있는데 한 곳은 오픈한지 3년, 다른 한 곳은 2년이 지난 매장이다. 건물주와 4년을 계약을 체결했는데 2개점 모두 구두 폐점 통보를 받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스파이더 매출이 늘어나 주요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문제제기에 나선 이유는 본사와 일이 원만하게 해결된다 하더라도 1년이 지나면 다시(스파이더의 계약기간은 1년 단위다) 폐점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점주 역시 본사의 더욱 황당한 ‘갑질’에 흥분해 있다고 했다. 본사는 4년 된 매장의 인테리어 리뉴얼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점주는 백화점과 대리점의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경기가 어려운 만큼 인테리어 리뉴얼 기간을 1년간 유예해 달라고 본사에 요구했다고 한다. 본사는 인테리어 리뉴얼을 유예해 주는 대신 백화점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고, 점주는 마지못해 이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매장을 뺏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요구 들어줬어도 폐점 강행

하지만 돌아온 것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본사 담당자가 바뀌었으니 올해 12월까지 대리점 인테리어를 교체하지 않으면 폐점한다’는 구두통보가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는 “매장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이 같은 지시가 어떤 의도와 방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것이며 공식적으로 폐점이 서류화될 경우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이더’는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SCM(공급 사슬 관리)기업인 리앤펑이 처음으로 브랜드를 론칭하며 직접 사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특히 한국을 첫 번째 거점지역으로 삼으며 리앤펑에서 분사한 브랜드매니지먼트 기업 글로벌브랜드그룹(이하 GBG)의 한국 지사를 통해 전개되기 시작했다. 기존 ‘스파이더’는 스키웨어로 시작했지만 고기능 트레이닝 웨어와 럭셔리 스포츠웨어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동시에 지향하며 한국 시장에서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지난해 론칭 5년 만에 15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점 평균 매출이 1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갑질의 좋은 핑계 코로나

하지만 ‘스파이더’ 역시 코로나19라는 암초에 걸린 것은 매한가지다. 올 상반기 여타 스포츠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상승세가 꺾였다.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스포츠 군의 매출이 좋지 못한 가운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침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모 기업인 리앤펑이 어려움을 겪으며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관계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홍콩의 최대 무역상사인 리앤펑은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창업자인 펑(馮)씨 일가와 싱가포르 물류부동산회사 GLP가 리앤펑의 모든 주식을 인수해, 기업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모기업의 해외 사업에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계사들에게 무언의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관계사인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가 큰 폭의 인력 감축과 함께 ‘에이치커넥트’의 사업 중단을 결정했고, 2013년 인수한 서양네트웍스 역시 최근 매각을 위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상황이 어찌됐든 업계는 ‘스파이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기 자체가 좋지 않다는 견해다. 최근 상생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갑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회사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질 논란’ 시기가 좋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여타 브랜드들이 대리점 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임대료 지원이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사 차원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것은 자명할 것이다. 특히 스파이더 대리점주들이 본사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결정적인 이유 역시 상호 협력이나 상생과는 거리가 먼 독선과 독단, 섭섭함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보는 곳이 대리점들인데 지원은 고사하고, 대리점의 불이익으로 다가올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하려 하니 단체 결성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점주는 이런 시기에 대리점과의 마찰을 유도하는 것 자체가 다분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을 정도다. 

 

‘스파이더’ 점주와 본사는 오는 29일 열리는 추동 상품설명회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본사와 대리점간에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질지 아니면 서로 골이 깊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물은 쏟아졌다. ​ 

[이 게시물은 임경량 기자님에 의해 2020-06-23 08:40:47 SPECIAL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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